'데뷔 11년만의 선발승' 김기태의 진심.. "죄송했다"

광주=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06.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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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김기태.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김기태(29)가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데뷔 11년 만에 첫 선발승을 따냈다. 그리고 김기태는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남겼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더했다. 11년차 김기태의 진심이 우러나왔다.


김기태는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KIA와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삼성은 선발 김기태의 호투에 더해 2회부터 5회까지 꼬박꼬박 점수를 뽑아낸 타선의 힘을 더해 5-4의 신승을 거뒀다.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지켜냈고, 승리를 가져왔다.

이에 삼성은 최근 3연패를 탈출하며 분위기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다. 임시선발 김기태의 호투가 발판이 됐음은 불문가지다. 그리고 김기태는 경기 후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남겼다.


사실 첫 선발승이면 기쁨이 먼저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기태는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김기태는 "팀 연패를 끊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 더 기쁘다"라고 말했다. 개인의 승리도 좋지만, 팀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어 김기태는 '죄송함'을 표현했다. 김기태는 "데뷔 첫 선발승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죄송하다. 양일환 코치님, 김태한 코치님, 조진호 코치님 등 코치님들께 죄송하다.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내가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늦었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즉, '누구 덕분이다. 감사하다'라는 것보다 '내가 못했다. 그래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것이다. 내가 잘한 것보다, 타인의 도움을 소화하지 못해 미안했다는 생각이 드러난 것이다.

사실 김기태는 2006년 삼성에 입단했을 때 적지 않은 기대를 모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는 우완 정통파는 어느 팀이나 필요한 자원이다. 김기태가 기대를 모은 이유다.

하지만 김기태는 예상외로 잘 크지 못했다. 빠르고 묵직한 공을 뿌렸지만, 성장은 더딘 편이었다. 이에 불펜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간간이 임시 선발로 출전했다. 좋은 공을 가졌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썩 좋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1일 마침내 첫 선발승을 따냈다. 승리로 보더라도 286일 만이었다.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것이다. 위기도 있었지만 침착하게 넘겼다. 이는 생애 첫 선발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물로 돌아왔다.

냉정히 말해 이제 첫 번째 선발승을 올렸을 뿐이다. 다음 등판에서 어떻게 될지, 이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김기태가 보여준 진심은 진짜였다. 이후 김기태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KBO 리그를 보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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