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부산행', 칸 온 韓영화..현지 반응은?①

[2016 칸영화제 중간결산]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5.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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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반가운 것은 뜨거운 첫 주말 두 편의 한국영화가 칸을 통해 세계 관객과 만났다는 점이다. 올해의 칸은 더 이상 남의 집 잔치가 아니다.

칸영화제 초반을 장식한 두 편의 한국영화는 바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과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부산행'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13일의 금요일 밤을 후끈하게 달궜고, 3번째 경쟁부문에 입성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지난 14일 오후 공식 상영을 갖고 뤼미에르 대극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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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공식 포토콜에 나선 연상호 감독, 김수안, 공유, 정유미 /AFPBBNews=뉴스1


온도 차가 있지만 반응은 호의적이다. 일단 먼저 공개된 '부산행'은 뜨거운 현지 반응에 영화와 연상호 감독이 칸의 '핫스타'에 떠올랐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 '사이비'(2013)로 주목받은 연상호 감독은 첫 실사영화로 성공적인 안착을 예고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안일하게 혹은 왜곡되게 대처하는 사이, 좀비의 습격 속에 서울역을 떠난 부산행 KTX가 영화의 무대다. 아수라장 속에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동안 어떤 사람은 변화하고, 어떤 사람은 밑바닥을 드러낸다. 공유가 일에 골몰하다 딸과 소원해진 증권사 펀드매니저 석우로 분했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김의성, 안소희, 최우식, 최귀화 등이 출연했다.


염세적이고 허무주의로 가득찼던 감독의 전작과는 다소 다르지만, 70억 예산이 들어간 재난영화로서 대중에게 어필할 매력이 충분하다는 게 내외신의 평가. 버라이어티는 "아시아에 친숙한 장르 영화로서 바이어들은 기꺼이 기차에 올라탈 것"이라고 평했고, 트위치필름은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지겨움을 떨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충분히 담긴 잘 만든 재난영화"라고 밝혔다.

공식 상영에선 열띤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며 "다음에는 경쟁부문에서 만나자"는 극찬을 남겼다. 마켓에서의 반응도 후끈 달아올랐다는 후문. 특히 연출자 연상호 감독과 인상적인 캐릭터를 선보인 마동석에 대한 관심이 특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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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칸 레드카펫에 참석한 하정우, 김민희, 박찬욱 감독, 김태리, 조진웅 /AFPBBNews=뉴스1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감독의 인장이 짙게 찍힌 아름다운 시대물이다. 영화제 데일리를 발행하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점은 4점 만점에 2.2점으로 중하위권이지만 "황금종려상을 누릴 기회"라는 극찬이 나오는 등 반응이 제각각이다. 보는 이의 취향과 해석에 따라 다양하게 보여질 수 있는 작품이라는 방증이다.

영화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가 배경이지만 정치적 상황을 말끔히 걷어내고 내밀한 감정, 금지된 욕망에 초점을 맞췄다. 부유한 상속녀지만 사실은 후견인 이모부의 집에 갇혀 살다시피 하는 아가씨, 그녀를 등쳐 먹으려는 가짜 백작과 짜고 하녀로 들어온 소녀 숙희가 주인공. 이들이 뜻하지 않게 사랑에 빠져 거듭되는 반전이 흥미진진하다. 이야기만큼 눈길을 잡는 건 감독 특유의 세공술이 빛난 아름답고 정교한 미술. 그리고 놀라운 열연을 펼친 '아가씨' 김민희와 신예 김태리다. 하정우와 조진웅도 든든히 제 몫을 해낸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기대를 완전히 만족시키는 섬세한 작품"이라며 "멋진 놀라움으로 2시간30분이 훌쩍 지나는 놀랍게도 독특한 에로틱 스릴러이자 러브스토리", "성인 관객을 위한 누드, 변태적 대사로 양념을 쳤지만 결코 저속한 싸구려나 폭력으로 빠지지 않는다"고 호평했다. 스크린인터내셔널은 "장난기 어린 유머, 몹시 보기좋은 섹스, 가히 모범이 될만한 의상과 미술, 바로크적인 잔인함이 저변에 흐르는 대단히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영화"라며 다소 차분한 평을 내놨다. 남성적 시선의 동성 베드신이라는 불만이나, 충만한 여성들들의 이야기라는 긍정적 평가도 혼재한다.

과연 '아가씨'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박찬욱 감독은 수상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켜볼 일이다. 상복 많은 박찬욱 감독은 이전에도 야박한 별점과 평점을 받았다. 수상 결과는 22일 폐막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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