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원 "'동네의 영웅' 출연..아내가 질투해"(인터뷰①)

/사진=임성균 기자

짧은 반삭발 머리에 거무튀튀한 수염, 험상궂은 인상까지. 배우 이순원(33)을 처음 마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칠다' 혹은 '무섭다'라는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질문에 대답하는 그의 언변 역시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거침없었다. 그러나 거친 외모와는 달리 코미디를 좋아한다는 이순원의 성격은 유쾌했으며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농담을 섞어가며 밝은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순원은 케이블채널 OCN 주말드라마 '동네의 영웅'에서 생계형 형사 임태호(조성하 분) 옆을 껌딱지처럼 따라다니는, 정의 실현과 약자 보호를 위해 달리는 한준희 형사 역을 맡았다. 연극 바닥에서는 이미 정평이 난 이순원이지만 '동네의 영웅'이 첫 드라마다. 인터뷰도 이번이 처음이다.


"'동네의 영웅'은 저의 첫 드라마예요. 사실 오디션을 봤을 때 감자와 고구마 역할 오디션을 봤는데 저를 좋게 보신 감독님이 한형사를 제안하셨어요. 감독님이 조성하 선배 옆에 따라다니는 한형사 역에 누굴 써야 할지 고민하셨다고 해요. 저를 보시고는 '케미가 볼만 하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큰 역할이 주어져서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지난 2006년 말에 연극을 통해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약 10년 동안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을 했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과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그 역시 첫 드라마 촬영이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연극은 무대 위에서 내 몸을 마음대로 이용하며 표현하는데 드라마나 영화는 카메라가 있어요. 프레임 안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데 너무 답답했어요. 그리고 연극은 현장성이 있어서 호흡이 빠르고 극 흐름도 빠른 편이에요. 그런데 드라마는 호흡이 느려요. 처음에는 대사를 말하는 것부터 움직이는 것까지 모든 것이 낯설었고 힘들었죠. 지금은 많이 극복했어요."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 떨어진 이순원을 챙겨준 것 역시 경찰 1팀이다. 이순원은 "촬영장 분위기만 보면 시청률이 10% 넘는 것 같다. 그 정도로 배우들 간 호흡이 좋다"고 자랑했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이한위 선배와 조성하 선배가 말하는 걸 보면 콩트를 보는 것 같아요. 선배들이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이끌어주시니까 촬영장 분위기가 밝아요. 그리고 모든 것이 낯선 저를 가장 많이 챙겨주시는 것도 두분이세요. 두 선배님이 인생이야기부터 연기까지 다방면으로 저를 보살펴 주세요. 물론 경찰 1팀에서 제가 막내니까 애교도 많이 부리죠. 저 생각보다 애교 많아요.(웃음)"

극 중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조성하의 단짝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순원은 첫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등장한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분량이 부담스러우면서도 크나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사실 첫 작품에 이만큼 등장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비록 스토리 라인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저의 수준에서는 이 캐릭터도 과분하죠. 극단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도 제대로 된 배역을 맡았다고 응원해줘요. '동네의 영웅'에서는 작은 역할일지는 몰라도 저의 인생에서는 너무 큰 역할입니다."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조작된 도시'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이순원이기에 누구보다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의 기쁨이 컸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예상 밖이었다.

"사실 부모님이 연기하는 것을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이제 TV에 제가 나오니까 부모님도 '열심히 해봐'라고 인정해 주셨어요. 그리고 사실 제가 드라마와 영화를 시작하자 아내가 응원은 못할망정 질투를 해요. 아내도 연극배우인데 육아 때문에 연기를 못하고 집에만 있어서 스트레스가 많거든요. 제가 캐스팅 되니까 혼자 술을 마시며 샘내다 다음날 축하한다고 말해줬어요. 아내를 봐서라도 제가 더욱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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