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8회·시청률 70.5%·심판 폭행'.. 올림픽 축구사 도전 & 뒷이야기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1.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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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올림픽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가 세계 최초의 역사에 도전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14일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대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예멘과 함께 C조(총 4조 16팀)에 속해 있다. 각 조 상위 2팀이 8강 토너먼트를 치른 뒤 3위팀까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앞서 한국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무를 올렸다. 4일 아랍에미리트전에서는 2-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제 한국 축구는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경우, 이는 세계 최초가 된다.

대한축구협회가 세계적인 도전을 앞두고 한국의 올림픽 축구 예선 관련 기록 및 뒷이야기를 특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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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 세계 최초

우리나라가 이번 올림픽 예선을 통과해 리우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면 세계 최초로 8회 연속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 7회 연속으로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한국과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7회 연속 출전 기록을 2회(1912 - 1948, 1984 - 2008) 갖고 있으나,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참가를 못다. 이에 한국이 진출하면 최초가 된다.

2. 29경기 연속 무패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최종 예선 일본전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카타르전까지 최종예선 경기에서만 29경기 연속 무패(21승 8무) 를 달리고 있다.

3. 57경기에서 2패

최종 예선만이 아닌 예선 전체를 놓고 보면 23세 이하로 연령이 제한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선 이후 총 57전 44승 1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패한 경기는 1992년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에 0 -1, 2008년 1차 예선에서 예멘에 0-1로 패한 단 두 경기다.

4. 전무후무한 전승 무실점 진출

김호곤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이끌었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대표팀은 예선을 통틀어 8전 8승 12득점에 무실점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특히 이란, 중국, 말레이시아와 맞붙은 최종예선 6경기를 무실점 전승으로 통과한 것은 한국의 월드컵, 올림픽 등 세계대회 도전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5. 최다 골차 승리는 10골

예선전에서 한국팀이 기록한 최다 스코어 승리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선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거둔 10-0이다.

6. 최다 득점자는 최용수

1996 아틀란타 올림픽 예선에 참가한 최용수(현 FC서울 감독)는 1차 예선에서 8골, 최종예선에서 3골을 터뜨려 총 11골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올림픽 아시아

예선 최다골 기록 보유자다.

7. 시청률 최고 기록

1996년 3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틀란타 올림픽 최종예선 결승 한일전은 공중파 TV 3사가 공동 중계했는데 시청률이 무려 70.5%였다. 이 기록은 1991년부터 시작된 시청률 공식 집계 이후 당시까지 국내 모든 TV 프로그램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었다. 국가대표 A매치가 아닌 연령별 대표팀 경기로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깨지지 않는 시청률 기록이다.

8. 대통령과 영상 통화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최종예선 결승 한일전(2-1승)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최용수는 경기 직후 TV 중계 부스로 올라와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생중계로 영상 통화를 했다. 주요 국제대회에서 승리한 후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는 경우는 많았으나, 직접 선수와 TV 영상으로 대화한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 대화 도중 최용수가 성공시킨 페널티킥 결승골에 대해 김영삼 대통령이 "코너킥을 멋지게 차 넣었다"고 실언을 한 해프닝은 한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9. '일본은 야구나 해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일본과 맞붙어 후반 종료 1분을 남기고 김병수(현 영남대 감독)의 발리슛으로 극적인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날 일본 감독으로부터 ‘한국은 종이호랑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당시 올림픽 대표팀의 김삼락 감독은 경기 후 TV로 생중계된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일본은 앞으로 다시는 축구할 생각 말고 그냥 야구나 해라!"고 일갈해 축구팬들을 속시원하게 했다.

10. 빗속 수중전의 악몽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1972년 뮌헨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은 일방적 공격을 펼치고도 말레이시아에 역습을 허용, 0 -1로 패하면서

올림픽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이날 골을 성공시킨 말레이시아 선수 이름이 ‘아마드’였는데, 관중들은 경기 후 운동장을 빠져나가면서 당시 유행가였던 ‘아마도 빗물이겠지’의 가사를 바꿔 ‘아마드 빗물이겠지’로 불렀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예선에서도 빗속 진흙탕 그라운드에서 또다시 말레이시아에 져 본선 진출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11. 빛바랜 명승부

1984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LA 올림픽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사우디와 맞붙은 한국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2 -0으로 앞서가다 난타전 끝에 4-5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 경기는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AFC 창립 이래 최고의 명승부'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12. 돈 없어 참가 포기

1952년 헬싱키 올림픽은 별도 예선이 없어 참가 신청만 하면 본선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6.25 전쟁 중이었던 당시 이승만 정부에서 "축구는 선수 숫자가 많은 단체 종목이라 경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아, 결국 참가를 포기했다.

13. 추첨 운 없어 진출 실패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은 일본과 대결하여 이기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원래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었으나 당시까지는 일본팀의 한국 방문을 우리 정부에서 허용하지 않아 일본 도쿄에서 두차례 경기가 열렸다.1차전에서는 0-2로 패하고, 2차전에서는 2-0으로 승리해 무승부가 됐다. 그때는 승부차기 제도가 없었던 때라 규정에 따라 추첨을 했다. 하지만 주장이 제비를 잘못 뽑는 바람에 결국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14. 심판 폭행으로 진출 좌절

1960년 로마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은 대만과의 홈 앤드 어웨이 경기에서 이기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당초 4월 말에 한국에서 열리기로 한 홈 경기가 4.19 의거로 인해 열리지 못하는 바람에 두 경기 모두 대만에서 열렸다.

1차전을 이긴 한국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올림픽에 나가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내 편파 판정에 흥분했던 한국 선수들이 페널티킥까지 선언 당하자 심판을 때렸고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FIFA로부터 실격패를 당하면서 올림픽 본선 진출은 물거품이 되었다.

15. 골득실차로 탈락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은 일본과 4승1무로 동률을 이루었으나 골득실차에서 밀려(일본 +22, 한국 +12)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일본과 3-3으로 비긴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김기복(현 실업축구연맹 부회장)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지 않고 성공했더라면 한국은 본선에 나갈 수 있었다. - 한국을 제치고 멕시코 올림픽 본선에 참가한 일본이 동메달을 따내면서 축구계를 더욱 속쓰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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