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은 어떻게 2030세대의 공감을 얻었나

이다겸 기자 / 입력 : 2015.11.07 15:06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tvN '응답하라 1988' 영상 캡처


'응답하라 1988'이 시작부터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하반기 최고 기대작 면모를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케이블채널 tvN에서는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인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이 첫 방송 됐다.


이날 방송된 1회 '손에 손잡고' 편은 평균 시청률 6.7%, 최고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단숨에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전국 기준)

tvN이라는 채널 특성상 주 타킷 시청층이 2030세대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2030세대의 상당수는 88년도에 태어나지 않았거나, 그 시절에 대한 자세한 기억이 없다. 그렇다면 '응답하라 1988'은 당시를 경험하지 못한 시청층을 어떻게 극으로 끌어들였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족'이다. 세월이 흘러 연탄 대신 보일러를 사용해도, 비디오테이프 녹화 대신 VOD로 방송을 다시 시청해도 가족에 대한 애틋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또 가족이라는 소재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1988년과 2015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실제로 '응답하라 1988'에서 다룬 가족들의 모습은 2015년과도 맞닿아있다.

극 중 무뚝뚝한 둘째 아들 정환(류준열 분)에게 서운함을 느낀 엄마 라미란(라미란 분)이 "엄마는 (네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 싶은데. 이야기 좀 해줘"라며 "엄마는 선우 엄마가 얼마나 부러운 줄 알아? 선우는 다 이야기한데"라고 속마음을 드러내는 모습. 이에 정환이 피식 웃으며 "알겠어요. 엄마, 저 운동화 좀 사주세요"라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장면은 묘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성동일(성동일 분)이 "내가 언니랑 생일 따로 하고 싶다고 했잖아"라며 투정을 부린 딸 덕선(혜리 분)을 위해 따로 케이크를 준비한 뒤 "아빠가 잘 몰라서 그래. 아빠도 아빠로 사는 게 처음이잖아"라고 진심을 드러내는 장면은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 외에도 퇴근길에 통닭을 사온다는 아빠 김성균(김성균 분)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두 아들 김정봉(안재홍 분), 김정환(류준열 분)이나 언니 성보라(류혜영 분)의 화장품을 몰래 썼다가 들켜 안절부절 하는 덕선의 모습은 굳이 1988년이 아니라도 우리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앞서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가 1988년도라는 것이 알려졌을 때 네티즌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다. 나이가 어린 시청자층은 1988년도에 대한 기억이 없어 공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응답하라 1998'은 그 누구보다 2030 시청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1988년 쌍문동에 살았던 다섯 가족에게도, 2015년 현재 쌍문동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도 중요한 것은 같은 시간을 공유한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었던 것이지 그 시대가 언제인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