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두원 "수많은 안티들, 그래도 침묵하는 이유"(직격인터뷰①)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09.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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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원 /사진=이기범 기자


종합격투기선수 서두원(34)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냈다. 소속사와 이별을 했고, 아버지와도 이별을 했다. 이별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속내를 쉽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세상은 '소문'만으로 그를 단죄하려고 했고, 손가락질과 '안티'들이 늘었다. 그래도 그는 세상에 "사실은 이렇다"고 소리칠 수 없었다. 그럴수록 그에 대한 오해만 늘어났다. 하지만 서두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 그가 세상에 나왔다. 격투기 무대는 아니었다.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올랐다. MBC '복면가왕'을 통해 그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비록 1라운드 탈락이었지만, 노래만큼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왜 나왔냐"는 세상의 물음에 그는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아버지의 소원이었다"고.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스타뉴스에서 만난 서두원은 다소 야윈 모습이었다. 하지만 눈빛은 빛났다.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서두원과 기자의 인터뷰는 지난 2010년 이후 두 번째였다. 당시 그는 KBS 2TV '남자의 자격' 남격합창단에 출연해 '눈물의 파이터'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남격 합창단' 이후 5년만"이라는 기자의 말에 서두원은 "계속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요즘에는 '남자의 자격'보다는 '주먹이 운다'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서두원은 '남자의 자격' 이후 계속 승승장구했다. 격투기단체인 로드FC를 이끌며 선수로서도 맹활약했다. 그는 격투기선수들에게는 '워너비'였다.


서두원은 "근황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하자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안 좋은 일'들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서두원의 '안 좋은 일'은 올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갔다.

"1월 말일부로 계약이 다 해지됐어요. 2월 1일에 로드FC 소속으로서 마지막 시합에 나갔는데 졌죠. 그리고 모든 게 끝났습니다. '서두원 짐(gym)이라고 2013년 12월부터 압구정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것 역시 1월 말까지 운영하고 끝났어요."

서두원은 그렇게 로드FC 정문홍 대표와 갈라섰다. 두 사람은 형, 동생 같은 사이였다. "로드FC, 정확히 정문홍 대표와 마찰이 있었지만, 미워하지는 않아요. 저를 키워준 분이니까요. 좋았고, 행복했고, 고맙죠."

'모든 걸' 잃은 사람치고는 담담했다. "선택의 문제였어요. 지킬 것을 지키느냐, 아니냐. 선수들의 권익을 지키고 싶었는데, 그게 특정 선수의 권익을 지키려는 것처럼 보였나 봐요. 할 수 없이 모든 걸 깨끗이 정리하고 나왔죠."

서두원은 훌훌 털고 일어서고 싶었지만, 그 때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았다. 그가 더욱 세상과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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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원 /사진=이기범 기자


"2월 1일에 로드FC 선수로는 마지막 시합을 하고 부모님 집에 자주 다녔어요. 아무래도 힘든 일을 겪고 보니까 부모님 곁을 찾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그 때 아버지가 몸이 많이 안 좋으셨는데 아들이 힘든 걸 아시고는 아픈 사실을 숨기셨어요."

서두원이 운동을 하는 목표 중 하나는 효도였다. 그의 부모는 그를 키우면서 단 하루도 편히 쉼 적이 없었다. 고생하는 부모를 위해 식당 하나 차려드리는 게 그의 목표였다.

"부모님과 함께 살다 5년 전에 독립을 했어요. 나가면서 그랬죠. 5년 안에 꼭 집을 사드리겠다고. 다시 부모님 곁으로 올 때는 제가 산 집에서 두 분을 모시고 싶었어요.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서두원은 아버지 곁에서 병수발을 했다. 아버지는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음에도 아들 앞에서 늘 유쾌했다. 하지만 서두원까지 유쾌할 수는 없었다. 자꾸 눈물이 났다.

"아버지가 겉으로는 웃으셔도 암 말기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 모습에 우니까 '두원아, 네가 무너지면 내가 무너진다. 네가 가장이니까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하셨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넌 이겨낼 수 있다고 하시면서요."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아무런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 혼수상태 중 딱 한번 깨어났을 때 '무슨 일이 있어도 믿음직하게 행동하라'고 했다. "마지막에 신부님이 기도해주시니 성호경을 그으셨어요. 그리고 수녀님이 기도해주시는데 '아멘'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마지막이었죠."

부친은 그를 '뚜뚜'라고 불렀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또 '아버지'보다는 '아빠'라고 불리길 원했다고 한다. '운동선수' 서두원은 차마 '아빠'라고는 부르지 못하다 부친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그제야 '아빠'라고 불렀다고 했다.

서두원은 아버지의 장례가 끝난 다음날 아버지가 머물렀던 병원 그리고 생전 재직하셨던 회사에 떡을 돌렸다. "제가 떡을 들도 찾아뵈니까 다들 아버지 완쾌하신 줄 아시더라고요. 그래서 돌아가셨다고 말씀드렸죠. 떡이요? 생전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른 거예요. 늘 감사하고, 늘 주변에 베풀어라."

(인터뷰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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