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웰메이드 에로사극 계보 이을까③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05.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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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음란서생'(2006), '미인도'(2008), '방자전'(2010), '간신'(2015), '후궁:제왕의 첩'(2012) / 사진=영화 포스터


'간신'(감독 민규동)은 웰메이드 살색사극의 흥행 계보를 이을 것인가.

지난 1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영화 '간신'에 대한 관심이 후끈하다. 왕에게 1만의 미녀를 바친 희대의 간신과 여자에 빠져 놀아난 왕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야기답게 제작단계부터 강도 높은 노출, 묘사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방자전', '후궁:제왕의 첩'을 비롯해 올해 초 개봉했던 '순수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색깔은 다르지만 저마다 파격적인 노출과 베드신을 무기 삼아 관객에게 앞서 어필했던 19금 사극들의 자연스레 떠오른다.


비록 지난 '순수의 시대'가 신통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2010년 '방자전'과 2012년 '후궁:제왕의 첩'은 흥행에도 성공하며 웰메이드 살색 사극의 힘을 과시한 바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3년 전도연 이미숙 배용준 등 화려한 배우군단을 앞세웠던 이재용 감독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고전소설을 원작으로 시대를 앞서 간 콘셉트와 대담한 묘사, 아름다운 미술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당시 관객 수가 무려 352만 명에 이르렀다.

'스캔들'의 각본을 썼던 김대우 감독은 2006년 직접 '음란서생'을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한석규 김민정 이범수 오달수 등과 함께한 김대우 감독은 능청스런 '섹드립'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이야기꾼답게 자극적인 묘사와 재기발랄한 말발이 어우러진 에로틱 사극을 선보이며 다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역시 230만의 관객을 모아 짭짤한 흥행 성적을 이어갔다. 화가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가정 아래 미인도를 둘러싼 사랑과 질투, 파국을 담았던 전윤수 감독의 2008년 영화 '미인도' 또한 이 계보에 속한 작품이다. 누적관객은 234만 명이었다.

이후 김대우 감독이 연출한 '방자전'과 김대승 감독이 연출한 '후궁:제왕의 첩'은 더욱 대담하고 자극적인 묘사를 선보이며 웰메이드 에로틱 사극의 강세를 이어갔다. 두 작품 모두에서 히로인으로 등장, 섹시스타에 이어 믿음직한 배우로 성장하며 단단히 이미지를 변신한 조여정이 먼저 떠오르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고전 '춘향전'을 새롭게 해석한 '방자전'이 허허실실 유머 코드와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워 관객을 들었다놨다 했다면, '후궁:제왕의 첩'은 무겁게 가라앉은 궁중을 배경으로 잔혹한 암투를 그렸다.'방자전'은 303만, '후궁'은 263만 관객을 모으며 에로티시즘을 앞세운 19금 사극의 흥행 계보를 이었다.


역사적 시기, 배경이 불분명했던 '방자전'이나 '후궁'과 달리 '간신'은 실존 인물이 바탕이다. 주인공은 조선시대 최악의 폭군을 꼽히는 연산군(김강우 분)과 그를 꼭두각시로 만들려 했던 희대의 간신 임숭재(주지훈 분). 민규동 감독은 조선 팔도를 뒤져 미녀 무려 1만 명을 강제로 데려왔다는 어마어마한 채홍을 스크린에 되살려 냈다. 색(色)에 빠진 왕과 색으로 왕을 주무르는 간신의 이야기답게 영화는 130분 진득한 러닝타임 동안 강도 높은 베드신, 노출을 선보이며 뒤로 갈수록 자극의 강도를 높여 간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간신'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휩쓸고 지나간 5월 극장가에서 전혀 다른 콘셉트, 이야기로 관객을 맞이하게 된다. '간신'이 틈새 흥행에 번번이 성공하곤 했던 웰메이드 에로 사극의 새로운 주자로 자리매김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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