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2015년 '쨍하고 해 뜰 날' 오겠죠?"(신년 인터뷰)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5.01.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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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의상협찬:이인영한복디자인연구소)/사진=임성균 기자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지난해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데뷔 3년차 '중고 신인'이 연말연시 가요계를 후끈 달구고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신곡 '위 아래'가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4개월 만에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각종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연이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역주행의 신화' 5인조 걸그룹 EXID(LE 정화 하니 솔지 혜린)가 을미년 새해를 맞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스타뉴스를 찾았다. 그간 타이트한 무대 의상을 입고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매력을 풍겼다. 멤버들도 모처럼 한복을 입고 있으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듯 해맑게 웃었다.


"저고리 매는법을 잘 몰라서 가정 수업 시간에 혼났던 기억이 나요."(혜린)

"어렸을 때 제가 좀 남자애 같아서 동생이랑 똑같이 남자 한복을 입었어요. 데뷔하고 나서 이렇게 여자 한복을 입어보는 것 같아요. 하하."(하니)

EXID에게 2014년은 특별했다. 지난 6월 새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1년10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끝에 신곡 '위 아래'로 컴백했다. 발표 당시 만해도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멤버 하니의 '직캠'(팬이 직접 촬영한 영상) 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덩달아 노래까지 인기를 끌었다.


하니는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조차 몰랐는데, 덕분에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LE는 "오랜만에 컴백이라 걱정도 됐는데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던 한해"라며 "좋은 기운을 얻고 새해를 시작하는 것 같아 감사하다. 2015년에도 새 앨범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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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의상협찬:이인영한복디자인연구소)/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2012년 싱글 '홀라(Holla)'로 데뷔한 이들은 당시 실력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멤버 교체, 소속사 이적, 긴 공백기 등 갖은 혼란 속에서도 묵묵히 버티며 팀을 유지했고, 결국 '위아래'로 대히트를 치며 '고진감래'의 예를 몸소 보여줬다.

"예전엔 팬들도 우리를 '청년 실업자'라 불렀어요."(혜린)

"그땐 부모님 보기가 너무 죄송하고 민망해서 스케줄이 있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숙소에 계속 있었어요. 눈 뜨면 오늘은 뭐하지를 고민했어요. 점점 의욕도 없어지고 무미건조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정화)

"부모님한테 손 벌리기 죄송해서 몇 달 동안 라면만 먹기도 했죠. 나중엔 뭐라도 배워야겠다고 버스를 타고 직장인 반 중국어 학원 수업을 들었어요."(하니)

그런 의미에서 지난 8월 열린 컴백 쇼케이스는 멤버들이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다.

"해체설도 돌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었어요. 우리를 기다려주는 대중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팬들이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셔서 정말 감동이 컸어요."(정화)

"팬들이 준비해준 카드 섹션에 '보고 싶었어'라고 적혀있는데 정말 보고 엄청 울었어요. 그때 밀려오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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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의상협찬:이인영한복디자인연구소)/사진=임성균 기자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인지라 잊혀져가는 것 자체가 이들에겐 큰 고통이었다. 공백기 동안의 삶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감의 연속이었지만, 꿈 하나만을 믿고 계속 달려온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곁에 있어준 멤버들과 신사동호랭이가 큰 힘 됐어요. 시작을 하면 끝을 봐야한다는 성격 때문에 그래도 잘 버텼던 것 같아요."(정화)

힘든 시절을 함께 보냈기에 팬들과 무대에 대한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절치부심하며 길러온 단단한 마인드는 '벼락' 인기에도 자만하지 않는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예전에 송대관 선배님의 '쨍~하고 해 뜰 날~'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어요. 아직 해 뜰 날이 찾아온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가까워진 것 같아요."(솔지)

"요즘 힘드신 분들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저희가 좋은 귀감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수만, 수백 번도 더 들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 그래도 일이 잘 풀리더라고요."(하니)

데뷔 후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멤버들은 연말연시에도 빽빽한 스케줄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2014년 마지막 날인 31일 밤에는 그룹 DJ DOC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초대돼 공연장에서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작년엔 스케줄이 없어서 가족들과 새해를 보냈는데, 올해는 멤버들과 다 같이 할 것 같네요. 아직 음원차트 1위에 대한 축하 파티를 못했는데, 스케줄이 끝나면 조촐하게라도 해야겠어요."(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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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의상협찬:이인영한복디자인연구소)/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한해 '위아래'로 넘치는 사랑을 받은 멤버들이 새해에 이루고 싶은 소망은 뭘까.

"돈을 벌고 싶어요. 예전엔 일은 하고 있어도 백수냐는 소리를 종종 들었는데, 경제적으로 힘을 키워서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어요. 어머니한테 집을 꼭 선물하고 싶어요."(솔지)

"저희 곡이 많이 만들어져서 작게라도 단독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 선배님들 공연 게스트를 나가보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이게 온전히 저희 무대면 어떨까 생각했어요."(혜린)

"음악방송 1위도 해보고 싶어요. 예전엔 너넨 꿈이 뭐냐고 물으시면 1위라고 얘기할 수가 없었는데, 정말 많은 분들 덕분에 꿈이 더 커진 것 같아요."(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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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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