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인터뷰' 해킹에 테러 위협으로 결국 美개봉 취소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12.18 09:23 / 조회 : 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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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다룬 미국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가 해킹에 이은 테러 위협으로 결국 개봉을 취소했다. 테러 위협으로 영화 개봉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


소니 픽쳐스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더 인터뷰'는 오는 25일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개봉하며, 내년 초 영국과 프랑스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소니 픽쳐스는 "극장 업체 상당수가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존중하고 이해한다"며 "직원과 관객의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을 함께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테러 위협에 대해 "영화 배급을 막으려는 뻔뻔한 노력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앞서 미국 대형 극장 체인인 리걸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시네마테크 홀딩스 등은 '더 인터뷰' 상영계획을 포기하거나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테러 위협 때문.

소니 픽쳐스를 해킹한 'GOP'(Guardians of Peace, 평화의 수호자)는 최근 파일 공유 사이트에 테러 예고 메시지를 올렸다. GOP는 "소니픽처스가 만든 그 끔찍한 영화를 곧 전 세계가 보게 된다"며 "세계가 공포로 가득찰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고 위협했다. 또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테러 위협으로 소니 픽쳐스는 세스 로건과 제임스 프랭코 언론 인터뷰를 긴급히 취소했으며, 뉴욕 프리미어 시사회도 취소했다. 소니 픽쳐스는 테러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더 인터뷰' 개봉은 끝까지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극장들이 상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끝내 무릎을 꿇었다.

소니 픽쳐스는 '더 인터뷰'로 많은 것을 잃었다. 소니 픽쳐스는 지난달 24일 의문의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 이 해킹으로 소니 픽쳐스는 미개봉 영화 뿐 아니라 경영진의 이메일까지 공개돼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안젤리나 졸리,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뒷담화부터 경영 전략까지 유출돼 사면초가에 빠진 것.

소니 픽쳐스로선 '더 인터뷰'가 흥행에 성공해야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마저 불가능해졌다.

문제의 '더 인터뷰'는 김정은 위원장과 인터뷰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TV토크쇼 진행자와 연출자가 CIA로부터 암살 지시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 에반 골드버그와 세스 로건이 공동 연출을 맡았으며,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해리 오스본 역을 맡았던 제임스 프랭코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더 인터뷰'는 지난 6월 첫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북한 외무성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내 "북한에 대한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미국이 상영금지 조치를 하지 않으면 단호하고 무자비한 보복을 하겠다"고 강하게 항의했었다.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FBI는 해킹 수법이 지난해 한국 방송사를 공격한 수법과 비슷하다고 밝혀 북한이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에 북한은 "우리와 상관없다"면서도 "우리를 지지하는 의로운 세력의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니 픽쳐스 해킹 사태는 범인과 배후 세력이 잡히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이 배후라고 밝혀질 경우 외교적인 파장과 남북 관계에도 적잖은 긴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과연 '더 인터뷰'로 촉발된 해킹 여파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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