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BIFF 올해의 배우상, 몰카인 줄 알았어요"(인터뷰)

부산=안이슬 기자 / 입력 : 2014.10.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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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사진=이기범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신설된 올해의 배우상, '거인'의 최우식이 영광스런 첫 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9일, 김태용 감독과 함께한 인터뷰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꼭 받았으면 좋겠다는 감독을 "그런 말 좀 하지 말라"며 뜯어말리던 최우식, 이틀 만에 다시 만난 그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자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어제 밤에 수상 소식을 들었어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감독님과 저는 작품은 호응이 좋았으니까 작품상은 받을 수 있겠지 하고 은근히 기대를 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올해의 배우상까지 받는다고 하니까 실감이 안 났어요. 혹시 몰래카메라를 찍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니까요? 유지태 선배님을 정말 존경하는데 선배님이 주시는 상을 받는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아요."

떨리는 것도 당연한 것이, 그동안 살면서 상을 받아 본 것이 처음이란다. 학교 다닐 때도 영 상복은 없었던 최우식은 이번 부산영화제로 간만에 제대로 효도를 했다.

"상을 받은 게 처음이에요. 상을 좀 받아봤으면 그 느낌을 알 텐데 한 번도 경험이 없어서 더 얼떨떨해요. 어제 아버지와 통화를 했어요. 원래 이런 일이 있으면 엄마에게 먼저 얘기하는데 이번에는 어쩐지 아버지에게 먼저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제 생각에는 아버지랑 한 통화 중에 제일 짧으면서도 오글거리는 통화였던 것 같아요(웃음). 저희 아버지가 원래 표현을 많이 안하시는데 어제는 정말 표현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더 뿌듯했고, 자랑스럽고,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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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사진=이기범 기자


수상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최우식이 꼭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던 김태용 감독의 바람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감독이 최우식에게 고마워하는 만큼 최우식도 김태용 감독에 대한 고마움이 남다르다. 수상소감을 준비했는지 묻자 그의 입에서는 김태용 감독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왔다.

"소감 얘기할 때 아무래도 감독님 이름이 먼저 나올 것 같아요. 이 상을 받게 해주신 분이고, 저에게는 연기로나, 인생으로나 모든 면에서 많이 가르쳐주신 분이예요. 제가 연기적인 사춘기를 겪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그 중심을 잡아주신 것 같아요. 아, 수상 소감은 생각은 하고 있는데 막상 올라가면 생각대로 안 나올 것 같아요. 관객으로 봤을 때는 '또 저 말이야'했었는데 그 말들이 지금 생각해보니 다 진심이었다는 것이 느껴져요. 정말 너무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최우식에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품한 작품으로는 처음 영화제에 초청됐고, 처음으로 상까지 받게 됐다. 잔뜩 긴장해 영화제를 즐기지 못했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세월이 지나 생각했을 때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지금 이 시간이 제일 그립고 행복했다고 여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거인' 크랭크인 전 준비 과정부터 오늘 영화제 폐막까지, 아마 이런 날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또 상을 받게 되더라도 '거인'으로 받는 건 아니니까요. 부산에서 일주인 동안 GV도 하고,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이 감정을 계속 생각하고 싶어요. 이 떨리고 걱정되고, 부담되고, 자랑스러운 이 감정을요."

영화의 축제는 이제 막을 내린다. 최우식은 긴장하고, 정신없었던 시간을 마무리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MBC '오만과 편견'을 정신없이 촬영하며 곧 출연작 '빅매치'가 개봉한다.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도 물론 있다. 노력의 결과로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싶다는 기대도 함께.

"지금까지는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보다는 제가 찾아가는 작품이 많았어요. 항상 시나리오가 쌓여있는 배우들이 부러웠죠. 저는 쌓이는 건 바라지도 않아요(웃음). 단지 '이 캐릭터에는 최우식이 딱이다'하고 저를 떠올리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자체로 영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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