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월드컵 중계, 해설 대결인가 존재감 대결인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6.17 08:53 / 조회 :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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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MBC,스타뉴스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온통 브라질 월드컵으로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13일 개막 이후 현지 생중계를 통해 매일 3~4경기를 소화하면서 축구 팬들의 관심은 모두 브라질에 시선을 놓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특히 해설위원 등 중계진의 라인업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 등 2002년 한일월드컵 스타들이 메인 해설위원으로 포진하며 축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게도 시선을 모으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월드컵 스타들의 해설은 여러모로 의미를 갖는다. 이들 모두 실제 월드컵 무대를 직접 밟아봤고, 현장에서 느꼈을 다양한 경험들이 고스란히 중계에 묻어날 수가 있다.

안정환은 주로 공격수들의 움직임과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상황들에 더욱 집중해 해설을 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 공격수들을 향해서도 골 결정력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미드필더이자 주장 역할을 도맡았던 박지성은 (방송위원이긴 하지만) 직접 관전평을 통해 선수들이 가져야 할 자세를 강조했다.

또한 세계적인 선수들이 밀집해있는 유럽 무대에서의 경험 역시 해설에 반영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수년 간 활약한 차두리 SBS 해설위원은 직접 독일 유력 언론지 기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월드컵과 관련된 실시간 정보도 주고받는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해설로 자신만의 중계 색깔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오전 열린 G조 독일 대 포르투갈 전을 통해 처음으로 단독 해설을 맡은 차두리는 유창한 독일어 실력은 물론 독일 축구대표팀과 관련된 많은 뒷이야기도 선사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중계를 선사하기 위한 스타 해설진의 노력은 월드컵을 보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들의 존재감을 더 부각시키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존재한다.

이날 차두리와 함께 중계를 맡았던 정우영 캐스터는 독일 팀이 골을 넣자 '고오오올'을 20초가량 외치며 눈길을 끌었다. 차두리 조차 "처음에는 순간 당황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정우영 캐스터의 이 샤우팅은 다소 듣기 불편했다.

MBC 안정환 해설위원 역시 눈길을 끄는 어록으로 주목을 받았다. 안정환은 역시 독일 대 포르투갈 전을 중계하던 도중 "외질이 솜사탕과 같은 패스를 넣어줬다", "쫑 나서 자기에게 떨어지면 완전 땡큐다" 등 다소 독특한 화법을 통해 재미를 선사했다. 물론 이에 대해 "중계가 예능이냐"며 곱지만은 않은 시선도 있다.

이영표의 작두 해설, 안정환의 돌직구 해설, 배성재-차범근 콤비 등 방송3사에서 강조하는 해설위원 홍보가 진정한 중계 대결이 아닌, 존재감 대결로 빠지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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