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시급해결과제 '멤버추가건' 아닌 '韓활동 확정+多'

[기자수첩]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4.05.14 10:06 / 조회 : 28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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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한승연 구하라 박규리(왼쪽부터) / 사진=스타뉴스


올 상반기 강지영 정니콜의 연이은 탈퇴로 또 한 번의 변화를 겪고 있는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의 걸그룹 카라. 위기라면 위기고 기회라면 기회다. 그럼 3기 체제 선상에 놓은 카라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일까.

그 답을 얻기 위해선 일단 카라의 탄생과 스타 걸그룹 도약 과정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카라는 지난 2007년 3월 박규리 한승연 정니콜 김성희 등 4인 체제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카라의 소속사는 DSP미디어(이하 DSP)로 과거 대성기획이었다. 대성기획의 수장은 80년대 소방차를 대스타로 만들었으며, 90년대 잼 젝스키스 핑클, 2000년대 SS501 등 수많은 스타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킨 이호연 대표였다. 물론 이호연 대표는 DSP의 사장도 맡았다.

추진력과 스태프 관리에 있어 가요계 최고 수준이었던 이호연 대표가 일선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 대성기획 및 DSP는 이수만 사장의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사실상 국내 양대 가요 기획사로 군림했다. 이런 DSP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중반까지 걸그룹계를 주름 잡았던 핑클 이후 처음 선보인 걸그룹이 카라였기에 데뷔 때부터 이 팀에 대한 가요계와 팬들의 기대는 무척 컸다.

하지만 카라는 데뷔 앨범에서 사실상 실패를 맛봤다. 같은 해 데뷔한 JYP엔터테인먼트의 원더걸스와 SM의 소녀시대가 너무도 승승장구 했기에, 카라는 상대적으로 약세 걸그룹으로 자리했다.

이호연 사장 및 지금은 이효리가 소속된 B2M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으며 당시 DSP 내 카라 담당이었던 길종화 이사 등 DSP 스태프들의 저력은 오히려 이때부터 제대로 발휘됐다.

김성희의 탈퇴와 함께 구하라 강지영을 새 멤버로 카라에 합류시키며 팀을 5인 체제로 변신시켰고, 이듬해인 2008년 7월 말에는 '록 유(Rock U)'를 타이틀곡으로 한 새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비장의 무기를 깜찍함 귀여움 친근함 등으로 확 바꾼 카라의 변신의 대성공이었다. 카라는 자신들만의 강점을 확실히 찾았고 이 콘셉트를 이어가 그해 12월 '프리티걸(Pretty Girl)'과 2009년 2월 '허니(Honey)'도 연속 히트시키며 소녀시대 원더걸스와 함께 걸그룹 3강 체제를 확실히 구축했다.

카라는 2009년 7월 정규 2집 타이틀곡 '워나(Wanna)'와 수록곡 '미스터'까지 연이어 성공시켰다. 특히 엉덩이춤을 유행시킨 '미스터'의 히트는 소녀시대 원더걸스와 3파전에서 한때 우위까지 점했다고 느끼게 할 정도였다.

카라의 스타 걸그룹으로 도약에는 깜찍함과 귀여움으로 대변되는 DSP 스태프들에 의한 틈새 매력 파악과 함께 신곡을 자주 내며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카라는 국내 무대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팀이 됐다.

그 시점은 지난 2010년 7월 일본 대중음악시장에 정식 데뷔해면서부터다. 카라는 일본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귀여움에 섹시함까지 더해 현지에서 가히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오리콘 싱글 및 앨범 차트 1위도 다반사였고, 2012년에는 일본 톱 가수(팀)만이 가질 수 있는 회당 1만 관객 이상 규모의 아레나 투어도 성황리에 마쳤다. 2013년 1월에는 회당 4~5만 관객 수용이 가능한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까지 가졌다.

카라는 일본 오리콘이 발표한 2011년 CD 및 DVD 등의 총 판매액을 더한 연간 아티스트별 총매출 순위에서 무려 49억2600만엔(당시 한화 약 731억6600만원)을 기록, 한국 가수 1위 및 일본 가수까지 포함해도 AKB48(162억엔) 아라시(153억엔) 에그자일(56억엔)이 이어 전체 4위에 올랐다.

카라의 현지에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게 하는 대목들이다.

하지만 카라가 일본에서 승승장구 할 수록 국내 팬들은 목마름이 커져갔다.

카라가 일본 정식 데뷔 직후 국내에서 활동까지 한 곡들은 2010년 11월 '점핑', 2011년 9월 '스텝(STEP)', 2012년 8월 '판도라(PANDORA)', 2013년 9월 '숙녀가 못돼' 정도였다. 1년에 한 번 꼴로, 그것도 길어야 한 달 정도만 국내에서 신곡 활동을 했다.

카라는 일본 데뷔 이후 높은 인기 속에 현지 활동에 주력하며 해외 인지도는 더욱 높였지만 국내 팬들과는 오히려 멀어져 갔다.

카라가 일본 활동에 몰두하는 사이 2NE1 티아라 씨스타 시크릿 걸스데이 에이핑크 등 여러 후배 걸그룹들은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인지도와 인기를 더욱 높였다. 카라가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일 때의 인기를 현재는 다른 팀들이 누리고 있는 셈이다.

자, 그럼 어느 정도 결론은 나온다.

또 한 번의 변화의 시기를 맞은 카라는 정니콜 강지영 탈퇴 이후, 향후 활동과 관련된 구체적 사안으로 새 멤버 영입 프로젝트를 방송사와 함께 진행한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발표했다.

선후가 바뀌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일단 위기와 기회의 시기를 함께 맞은 카라가 가장 먼저 선언해야 했을 것은 멤버 추가 프로젝트 실시 건이 아닌, 국내 활동 재기 시기를 먼저 팬들에 구체적으로 알리고 앞으로 한국에서 예전처럼 활발히 활동하겠다고 선언해야 했다. 카라의 인기는 일본에서야 어떨지 모르지만 국내에서는 예전 같지 않아서다.

이런 이유에서 카라 측이 먼저 발표해야 했을 것은 국내 활동 시기 확정과 한국에서의 왕성한 그룹 활동이다.

활동 베이스가 돼야 할 한국에서 잊혀지면 해외로 떠돌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인기 없는데 해외에서는 인기 높은 팀이 되면, 멤버들도 팬들도 괴리감에 휩싸이게 된다. 카라가 한국에서도 이전처럼 활발히 활동하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그런데 아직 카라 측은 일본 활동을 한국보다 더 염두해 둔 듯하다. 카라의 새 멤버 프로젝트 추진 소식이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전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을 12일 새벽 이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카라 측이 국내에서는 위기의 시기라 할 수 있는 이 시점에도 일본 활동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 건강상 이유로 DSP 일을 보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호연 대표가 야심차게 탄생시킨 카라는 여전히 한국에서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끼와 재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전제는 국내에서의 활발한 활동이다. 카라와 DSP의 결정적 선택이 필요할 때다.

길혜성 기자 com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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