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18禁 영화 출연, 놀랐다면 성공"(인터뷰)

영화 '청춘학당: 풍기문란 보쌈야사' 목원 역의 이민호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4.04.0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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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사진=임성균 기자


10대 시절은 정배로 보냈다. 갓 스무 살이 되기 직전, '해를 품의 달'의 양명이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았다. 이제는 다음 수식어를 기다리고 있는 이민호(21)의 다음 행보는 색달랐다. 그는 조선판 '색즉시공', 혹은 '몽정기'를 표방하는 '청춘학당: 풍기문란 보쌈 야사'로 18금 코미디에 도전했다.

이민호에게 가장 먼저 건넨 말은 "놀랐다"는 것이었다. 이민호의 18금 영화 도전은 여러모로 놀라웠다. 지난 27일 개봉한 '청춘학당'에서 이민호는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영화 속에서 정사신도 선보이고, 성적 호기심이 가득한 목원을 연기하며 민망스런 상황도 능청맞게 소화했다. 놀랐다는 말에 이민호는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성공적인 것"이라며 웃었다.


"놀라셨다면 성공한 것 같아요. 마냥 어리게만 보시다가 이미지 변신을 제대로 한 것이니까요. 많이 컸구나, 잘 커서 성인 영화에도 출연하는구나 하고 지켜보는 재미도 있으실 거예요."

첫 시나리오에서는 마냥 바르고 정직한 사내였던 목원은 시나리오 수정을 거치며 시원하게 망가지는 캐릭터로 달라졌다. 퓨전사극답게 극 중 목원 3인방은 현대어에 가까운 말을 주고받는다. 수학자를 꿈꾸는 목원은 서역의 수학 공식까지 꿰고 있다. 사극 톤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배우들 간에 애드리브를 주고받는 데에는 오히려 좋았다.

"이번 작품은 부담 없이, 가볍게 할 수 있었어요.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가벼웠다는 게 아니라 대사도 툭툭 던지고 애드리브도 절로 나왔죠. 진중한 영화가 아니니 현장도 즐거웠어요. 친구들끼리는 양반 말투를 쓸 필요도 없었고요. 촬영 기간이 짧으니 그 전에 최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공유하자는 마음으로 각자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많이 냈어요. 시나리오에도 많이 반영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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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사진=임성균 기자


아역 배우 생활을 오래해온 이민호는 현장에서 항상 막내였다. 오랜만에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청춘학당' 현장이 유독 즐거울 수밖에. 백봉기의 주도 하에 음담패설이 오갈 정도로 배우들 간에는 스스럼이 없었다.

"오랜 만에 또래들과 작품을 하니까 정말 재미있었어요. 백봉기 형의 주도하에 음담패설이 오고 갔죠(웃음).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어서 대화에 참여를 못하겠더라고요. 나중에는 봉기 형이 던지면 제가 맞받아치는 수준이 됐어요. 이런 것에서도 제가 성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내가 이제 현장에서 이런 얘기도 할 수 있구나 싶죠."

현장이 마냥 웃고 즐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역으로 출연한 배슬기를 보며 배우로서 배울 점도 많았다.

"슬기누나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전 원래 감독님이 쓰신 작품이니까 감독님 말씀이 맞겠거니 생각해서 감독님의 생각이 최대한 맞추는 편이었는데 슬기누나는 자신의 해석이 있으면 감독님과 끊임없이 얘기를 하고 합의점을 찾아요. 열정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꼈죠."

영화 초반에는 과감한 정사신을 선보이는 이민호지만 후반부에 있는 배슬기와 키스신은 풋풋하다. 영화에서 첫 키스신에 도전한 이민호는 남자다운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키스신이라기보다는 조금 진한 뽀뽀신이었죠. 첫 도전이라 떨렸어요. 슬기누나가 잘 리드해줘서 무사히 마쳤어요. 보시는 분들이 '얘가 언제 커서 멜로신을!'하고 놀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키스신이 조금 더 길었으면 했어요. 전 그 부분에서 뭔가 남자다운 면을 어필하고 싶었거든요. 별빛 아래 설레는 키스를 나누는 임팩트 있는 장면이라 그 부분이 조금 더 부각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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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사진=임성균 기자


이민호는 인터뷰 내내 어린 아역배우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는 마음을 여러 번 내비쳤다. 처음으로 얼굴을 알렸던 SBS '순풍 산부인과'의 정배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일까. 이민호의 이름 앞에는 여전히 정배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내친김에 물었다. 이민호에게 정배란?

"그 이미지를 꼭 벗어내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귀여움을 받았던 고마운 작품이었어요. 다만 이민호에게 색다른 매력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아마 정배는 끝까지 품고 가야할 아이인 것 같아요. 정배 이후에는 '해품달'의 양명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던 것처럼 작품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떨쳐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아직은 전작의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는 이민호에게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물었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요즘 영화의 매력에 점점 더 푹 빠지고 있다는 이민호. 잘 자란 아역배우를 넘어서 좋은 배우라는 목표까지, 이민호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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