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 "'따말' 불륜연기..제가 죄인입니다"(인터뷰)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호정 역의 한혜진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4.01.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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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혜진/사진=임성균 기자


여배우에게 결혼이 손해라는 말은 완전히 옛 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한혜진(33)은 결혼 직후 SBS '따뜻한 말 한마디'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고, 지난 22일 개봉한 '남자가 사랑할 때'로 스크린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다.

쉼 없이 달려온 2013년을 지나 갑오년 새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혜진을 만났다. '따뜻한 말 한 마디'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서 한혜진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 "'남사'의 홍일점, 극진한 대우 받았어요"

'남자가 사랑할 때' 촬영 현장에서 한혜진은 말 그대로 '꽃'이었다. 첫 날 한혜진의 의자에는 분홍색 커버와 함께 풍선이 매달려있었을 정도. 심지어 "여배우 오십니다"라며 박수까지 쳤단다.

"너무 극진히 잘해주셨어요. 황정민 선배도 예뻐해주시고, 감독님도 로즈데이에 꽃을 사주실 정도였어요. 정말 놀랐어요. 촬영 전에 감독님을 만나러 갔을 때도 제가 들어가니까 스태프 분들이 양 쪽으로 쫙 갈라지시더니 마치 여자를 처음 본 것 같은 눈빛으로 바라보시더라고요. 다들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남자 영화만 하시다가 여배우를 보니 잘 챙겨주신 것 같아요."


한혜진의 역할은 '현장의 꽃' 만이 아니었다. 영화 속 호정 캐릭터를 만들며 한동욱 감독은 자신이 모르는 여자의 마음을 한혜진에게 물었다.

"감독님이 만나자마자 시나리오에 대해 물어보시면서 '저는 몰라서 그러는데 호정이 이러는 게 이해가 되세요?'라고 물어보셨어요. 정말로 여자 마음을 모르셔서 물어보신 거였어요. 저는 호정이 이해가 되는데 다만 이 여자의 자존심은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러면 호정이 마음을 여는데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고요. 감독님이 그게 정말 좋은 팁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극중 황정민과 나누는 키스신이 꽤 진했다.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촬영을 키스신 촬영을 했다는 한혜진에게 남편 기성용의 반응을 묻자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단다. 그에게 키스신 에피소드를 묻자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능청스럽게 답했다.

"그 장면이 진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그렇게 진하게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하고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인데(웃음). 계단에서 호정이 적극적으로 나오니까 다소 놀라셨던 분들도 계셨을 거예요. 호정에게는 이런 모습도 있었나 싶은 의외의 장면이니까요. 특히 남자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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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혜진/사진=임성균 기자


◆ 한혜진에게 '힐링캠프'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안방마님 자리에서 물러난 지 반년. 여전히 한혜진에게는 '힐링녀'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한혜진에게 '힐링캠프'는 좋은 커리어이자 넘어야할 산이기도 하다.

"황정민 선배가 제 첫인상으로 '인도부자' 같다는 비유를 하셨었어요. 관찰력이 굉장히 좋으세요. '인도 부자'라고 재미있게 비유를 하셨지만 어쩌면 대중들이 생각하는 제 이미지가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호정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구나 싶었죠. 아마 '힐링캠프'에서의 모습이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힐링캠프'는 저에게 수없이 많은 기회를 줬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넘어야할 산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

'힐링캠프'에서 수많은 선배 배우들을 만나며 연기에 대한 갈증도 더욱 커졌다. '힐링캠프'로 받은 사랑을 이제는 연기를 통해 받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힐링캠프'를 하면서 굉장히 많은 배우들을 만났어요. 그들의 삶을 들으면서 연기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커졌어요. '힐링캠프'를 통해 받았던 호평들을 이제는 연기에서 받아보고 싶다는 갈증이 생기더라고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갈증도 있었고요. 나름대로 연기를 해왔는데 결혼과 '힐링캠프'로 이슈가 되다보니 배우보다는 이슈 메이커가 된 것 같아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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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혜진/사진=임성균 기자


◆ "'따말'서 불륜연기..제가 죄인입니다"

한혜진이 결혼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작품은 SBS '따뜻한 말 한마디'다. 갓 결혼한 한혜진이 맡은 역할은 불륜을 저지르고 그 죄책감으로 힘겨워하는 주부 은진 역. 캐릭터 탓에 욕도 참 많이 먹고 있지만 한혜진에게는 좋은 공부가 되는 작품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 덕에 죄인 됐어요(웃음). 현장에서도 '제가 죄인입니다~'하고 다녀요. 욕을 많이 먹는 역할은 처음이에요. 전에는 항상 짠하다, 불쌍하다는 말을 듣다가 가해자가 됐네요. 참 어렵더라고요. 항상 피해자의 입장에 있다가 가해자가 되고, 그 혼란과 죄책감, 성장해 가는 모습들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공부가 많이 되요. 심리를 깊게 다루는 드라마라서 항상 같이 고민하면서 찍고 있어요."

신혼에 불륜녀 연기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남편 기성용은 멀리 타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사실 신혼이라 부담이 되는 것도 물론 있었어요. 신랑이 영국에 있어서 드라마를 다 챙겨보지는 못해요. 인터넷이 워낙 느려서(웃음). 그래도 주변에서 드라마에 대한 반응을 듣고 '지인이 봤는데 정말 재미있대!'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해요."

'남자가 사랑할 때'와 '따뜻한 말 한마디' 두 작품 연이어 무거운 사랑을 그리려니 심적으로 힘들겠다 싶었다. 가벼운 작품을 해보는 건 어떤지 묻자 코믹연기 욕심도 있단다.

"코믹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액션도 해보라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제 몸이 힘들어서(웃음). 아직 정말 끝까지 몰아가는 악녀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요.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해본 것보다 못해본 것이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무궁무진해요."

한혜진은 지난 해 '힐링캠프'와 '남자가 사랑할 때', 결혼까지 쉴 틈이 없이 보냈다. 2월 중순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종영하면 기성용이 있는 영국으로 날아갈 예정이다. 시즌이 끝날 때 까지는 영국에 머물 것이라는 한혜진, 이제야 제대로 된 신혼을 즐기게 됐다.

"영국 갈 날이 며칠 안 남았어요. 드라마 마치고 바로 출국 할 예정이에요. 가면 아마 시즌이 끝나는 5월 까지는 영국에 있을 것 같아요. 2세요? 자연스럽게 생길 거라고 생각하려고요. 계획을 가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일도, 아이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생각할거예요."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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