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별그대'? 김수현·전지현이니까 다르다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1.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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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방송화면


'별에서 온 그대', 그저 식상한 판타지 로맨스가 아니었다. 김수현, 전지현이 만났기에 그 느낌은 역시 달랐다.

요즘 안방극장은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이하 '별그대')가 대세다. '별그대'는 본방 시청률의 지속적인 상승세와 높은 화제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실 '별그대'는 작품 자체로만 봤을 때는 전형적인 판타지 로맨스의 구조를 가졌다. 비현실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로맨스, 현대와 과거 시점을 넘나드는 설정 등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드라마 설정이었다.

조선시대 왕세자가 현대로 넘어와 평범한 여인과 사랑을 이루는 콘셉트의 '옥탑방 왕세자', 초능력을 가진 한 소년이 첫사랑 여인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역시 '별그대'처럼 기존의 판타지 로맨스의 구조와 비슷한 모습을 띄었다.

하지만 '별그대'는 이렇게 평범할 수 있는 설정을 배우들의 완벽한 '케미'(chemistry에서 유래. 사람 사이의 감정·궁합이란 뜻)와 존재감으로 완성시켰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미스터리 사건과 다양한 패러디 열전 등은 두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 천송이(전지현 분) 각자의 에피소드 말고도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김수현이 연기하고 있는 '별그대'의 외계인 도민준은 말 그대로 이 세상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인물이다. 도민준은 미래의 상황을 읽을 수 있고 멀리서도 타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시간을 멈추는 능력도 가졌다. 심지어 순간 이동도 가능하다. 모든 것들이 비현실적인, '별에서 온 그대'였다. 도민준은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지고 톱스타 천송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김수현이였기에 가능했다. 그가 가진 특유의 차분한 마스크에서 전달되는 시크한 매력으로 시청자도, 천송이도 사로잡았다.

전지현 역시 미모에 어울리지 않는 털털하고 코믹한 모습으로 남자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별그대'에서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여러 차례 망가지는 모습으로, 밖에서는 톱 여배우로서의 모습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전지현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도둑들' 등에서도 발휘됐던 천송이와 비슷한 매력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이미지의 전지현의 모습을 보고 싶다", "똑같은 모습만 보인다면 질리게 될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천송이는 전지현이기에 소화 가능하며, 그녀의 아우라(Aura)가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배우를 부각시키는 데는 '별그대' 속 여러 설정도 한 몫하고 있다. 도민준은 천송이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천송이를 지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천송이를 제거하기 위해 도민준을 먼저 제거하려는 악역 이재경(신성록 분)의 등장은 이에 맞서야 하는 도민준의 능력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 22일 11회 방송은 긴장감을 더욱 높이는 장면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애타게 했다. 이재경은 급기야 천송이의 어머니에게 1인 기획사 설립을 도우겠다며 접근하며 도민준을 긴장시켰고 결국 마지막 순간 그를 차로 치며 향후 도민준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또한 천송이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휘경(박해진 분)의 짝사랑과 천송이의 동료 배우 안세미(유인나 분)의 남다른 질투는 천송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다.

'별그대'가 선사하고 있는 판타지 로맨스. 사실 큰 틀에서는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김수현, 전지현이기에 다르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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