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강동원과 작품? 잔치 열어야죠"(인터뷰)

영화 '수상한 그녀' 오두리 역의 심은경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4.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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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사진=임성균 기자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기대 됩니다!"

올해 만 20살, 심은경은 생기가 넘쳤다. 때 묻지 않은 엉뚱한 말들로 주위 사람들을 웃게 하고, 그때 그 때의 기분에 따라 생동감 있는 표정을 짓는 그는 딱 그 나이 또래의 여자아이다웠다.


통통한 볼과 뽀얀 피부의 앳된 외모를 가진 심은경, 오는 22일 개봉하는 '수상한 그녀'에서는 70세 할머니의 마음을 표현했다. 우연히 들어간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은 뒤 스무 살 시절의 외모를 되찾게 된 오두리를 연기한 심은경을 만났다. 능청스러운 극 중 모습이 연기만은 아니라는 걸 제대로 느꼈다.

"평소에도 개그 욕심 있어요. 별 것 아닌 이야기를 해도 주위 분들이 다들 웃으셔서 당황할 때도 있어요. 막상 제가 개그를 시도하면 썰렁한 반응이시던데. 제 친구들은 제가 연기를 안했으면 아마 개그우먼이 됐을 것이라고 해요."

어린 나이에 70대의 말투와 몸짓을 구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심은경은 오두리의 원래 모습을 연기한 나문희를 최대한 따라하려 노력했다.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가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매일 촬영 전에 선생님 촬영 분량을 메일로 받아서 자세히 봤죠. 어떤 행동을 많이 하시는지, 걸음걸이는 어떠신지, 말투나 억양은 어떠신지. 그 중 포인트만 따와서 20대의 색깔을 입힌 오두리를 만들었어요."

'써니'에서도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했던 심은경. '수상한 그녀'에서는 오히려 심한 사투리를 빼는 것이 관건이었다. 거기에 할머니 특유의 말투까지 더해야 했으니 쉽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습관이 됐단다.

"이번에도 전라도 사투리를 쓰긴 했는데 초반에는 제가 가진 전라도 사투리의 톤을 빼야 해서 힘들었어요. 동화되어 가다보니 오히려 습관이 되어서 나중에 저도 모르게 등을 굽고 팔자로 걷게 되고, 할머니처럼 말도 많아져서 스태프들이 당황하시기도 했어요(웃음). 지금도 스태프 분들을 만나면 서울말을 쓰는 게 어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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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사진=임성균 기자


말투와 몸짓은 따라 할 수 있어도 그 마음까지 닮을 수 있었을까. 아들 역의 성동일과 주고받는 대화가 감명 깊어 영화를 선택했다는 심은경은 오히려 너무나 눈물이 나서 NG를 냈다.

"시나리오 제의가 왔을 때 병원신이 제일 좋았어요. 이 장면 때문에 영화가 참여하게 된 거죠. 촬영 할 때도 감정이 절제가 되지 않았어요. 너무 펑펑 울어서 오히려 NG가 났어요. 어머니, 혹은 할머니의 강인함과 그 마음이 너무나 슬펐어요. 많은 의미가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주제를 잘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요. 그만큼 저에게 특별한 장면이에요."

70대 할머니의 내면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 탓에 심은경은 성동일은 물론이고 대 선배 박인환에게까지 반말과 막말을 일삼는다. 특히 박인환 선생님께 정말 죄송했다는 심은경, 연기 호흡은 최고였단다.

"박인환 선생님께 정말 죄송했어요. 아무리 연기지만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눈을 부라리고 찰싹찰싹 때리기도 하고. 너무 죄송해서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많이 위로 해드렸는데 그럴 때 마다 오히려 웃으시면서 더 때려도 된다고 배려해주셔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모두 가족처럼 연기를 했기 때문일까. 함께 한 배우들에게도 가족 같은 정이 들었다. 심은경은 손자 반지하 역으로 영화에 도전한 B1A4의 진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남다른 정을 내비쳤다.

"제 손자 캐릭터라는 설정 때문인지 아직도 진영오빠에게 가족적인 애정이 있어요. 굉장히 성실하고 예의도 바르세요. 촬영할 때 대사 연습도 계속 하고 준비도 많이 해오고 열심히 해주니까 오히려 제가 고마웠어요.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데 자연스럽게 잘 하셔서 놀랐어요. 작사, 작곡도 직접 하시고. 만능돌이라는 말에는 진영오빠가 딱 인 것 같아요."

진영에게 연기가 도전이었다면 심은경에게는 노래가 도전이었다. 과거 이루지 못한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오두리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심은경은 '나성에 가면' '하얀 나비' 등 추억의 노래들을 직접 불렀다.

"평소에도 노래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감독님이 제 톤과 노래가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대역을 쓸까 고민하셨는데 제가 극구 반대했어요. 오두리는 전문적인 가수가 아니라 노래를 감칠 나게 하고 감성이 남다른 느낌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가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음원이요? 욕심내고 있어요. 1위부터 4위까지 심은경으로 차트 줄 세우기?(웃음)."

영화에서는 박인환, 진영, 이진욱의 사랑을 받는 심은경. 실제 이상형을 물었다. 그는 "저는 언제나 일편단심 박인환 선생님"이라고 고민 없이 답했다. 그런 배려심을 가진 남자라면 또래에서 만나기 힘들겠다고 농을 던지자 그는 "그래서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연애에 대한 마음은 반반이에요. 두려운 것도 있고, 그러면서 뭔가 허전한 것 같기도 하고. 아직까지 한 번도 제대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어요. 좀 더 나이를 먹고 20대 중반이 되면 저의 인연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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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사진=임성균 기자


박인환 같은 배려남이 이상형이라고 했지만 진짜 이상형은 따로 있었다. 강동원이다. 강동원의 작품을 모두 찾아봤다는 심은경. 외면 뿐 아니라 내면까지 완벽한 이상형이란다.

"강동원 선배님의 팬이라서 인터뷰를 많이 찾아봤어요. 배울 점이 정말 많더라고요. 자세가 갖춰진 분이구나 싶어서 또 한 번 반했어요. '아, 내 님이다! 바로 이분이다! 이분이라면 내 모든 걸 바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같이 연기를 하면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함께 호흡 맞출 수 있다면 정말 좋긴 하죠. 잔치 열어야 해요(웃음)."

앞서 열린 '수상한 그녀' 제작보고회에서 미모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던 심은경. 지난해부터 외모를 가꾸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력 많이 해요. 영화 홍보에 앞서서 작년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아주 강력한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일주일에 세 번은 운동을 하고 두 번은 경락마사지를 받고, 피부과도 다니고요. 바로바로 효과가 나타난다고 마사지 해주시는 선생님들도 놀라셨어요(웃음). '나도 가꾸면 예뻐질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도 얻었어요. 예전에는 연기 하나만 생각했어요. 외모가 뭐가 중요 한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가꾸고 정돈된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4년은 심은경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새 소속사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고, '수상한 그녀'로 처음 성인연기를 선보이게 됐다. 변화의 기로에 있는 심은경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두려움 보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제 자신이 어떤 작품을 하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 기대가 많이 되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천천히 제 길을 가려고 해요. 20대에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면서 제 나이에 맞는 작품들을 하나씩 선택하려고 해요."

심은경에게 올해 계획을 물었다. 연초에는 '수상한 그녀'의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500만 관객을 돌파하면 명동에서 할머니 복장을 하고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는 심은경이 공약은 이행될 수 있을까. 심은경은 꼭 명동에 가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자신은 실물 미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물미인 심은경, 인정이다.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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