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PD가 답한다.."유연석, 정유미와 결혼했냐고?"②

tvN '응답하라 1994' 신원호PD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4.01.01 09:00 / 조회 : 1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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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응답하라 1994' 마지막화 장면. 칠봉이(유연석 분)는 첫사랑 성나정(고아라 분)을 꼭 닮은 여성(정유미 분)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고 호감을 느끼게 된다. /사진=화면캡처


(인터뷰①에 이어서)


-칠봉이(유연석 분)는 마지막에 성나정(고아라 분)을 꼭 닮은(그녀는 슬리퍼를 나정이처럼 '딸딸이'라 불렀고 칠봉이는 그 모습에 또 빠지게 된다) 여성(정유미 분)을 만나는데.

▶어쨌든 불편하게 남기는 것은 싫다. 다들 어쨌든 짝이 이뤄지고 칠봉이만 남았는데 그걸 열린 채로 둔다던가, 혹은 짝이 없는 채로 놔두는 것은 보는 사람들도 불편하고.

실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런 거다. 누가 내 인생을 다 찍어 놓고 그걸 편집해서 한두 시간짜리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우리는 시간을 다루는 드라마니까 사실은 그런 식의 표현이다. 나정이의 신촌하숙에 살았던 사람들의 인생을 매주 한 시간 혹은 두 시간짜리로 편집해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그 느낌을 드라마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이게 솔직히 실제 인생을 편집하면 이상할 거다. 내가 첫 번째 여자 친구랑 헤어지고, 두 번째 여자친구랑 만나서 바로 좋아하고, 두 번째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지금 만난 여자친구랑 바로 결혼한다고 생각하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상하겠지.


그런데 이걸 드라마로 만들면 되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인생이라는 게 길게 살아오면 납득이 되지만 그걸 툭툭 끊어놓으면 되게 버라이어티 할 거다. 스토리 자체가 시간상으로 기니까 지루한 듯 느껴지는 거지, 그렇게 잘라서 붙여놓으면 드라마틱할 거다.

큰 갈등이나 극적인 포인트는 없더라도 그 자체를 보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게 포인트라 생각하고 이 드라마를 시작했다. 결국에 다 결혼하지 않나. 그런 식의 맥락에서 칠봉이도 짝사랑을 오랫동안 겪기는 했지만 나중에 보면 또 잘살지 않나. 구구절절 생각하면 이상하지만 어쨌든 또 누군가를 만난다. 젊은 시절 누구를 만나서 사랑한 게 다가 아니다. 또 그 다음에 또 다른 시간이 오고,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는 거다. 마지막에 그렇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칠봉이는 그럼 마지막화에 나온 정유미와 결혼한 것인가.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대로 끝나는 것이다. 그 뒤에 어떻게 됐을지 상상은 보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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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응답하라 1994' 마지막화 장면. 2013년 성나정과 쓰레기 부부의 집에 모인 하숙집 친구들. 이 집은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전세를 준 집이란 게 마지막에 드러났다. /사진=화면캡처


-마지막화에서 칠봉이가 전세 준 집에 나정이가 들어와 살고, 심지어 5000만원이나 싼 값에 들어와 산다. 특별한 의도가 있는 설정이었나.

▶아니다. 특별한 의미 부여라기보다는 다들 그렇게 살지 않나. 이게 드라마 안에서 보면 '야, 저렇게 미치도록 짝사랑했던 사람 집에서 전세 사는 게 가능해?' 이러는데 현실에서는 다 가능하지 않나. 왜냐면 시간이라는 게 있으니까.

우리는 시간에 관한 드라마다. 1994년부터 2013년까지 오면서 그 시간 동안의 삶을 편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드라마다. 예전의 그 관계가 지금은 이렇게, 저렇게 얽혀 살아간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었다. 물론 칠봉이가 극 초반에 자기 집처럼 다 알고 얘기하는 것에 대한 설명도 있어야 했다. 그 '밑밥'들을 위해 그런 식으로 설정한 것도 있다.

(인터뷰③으로 계속)

문완식 기자 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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