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김탄처럼 첫눈에 반한 여성 있었다"(인터뷰①)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3.12.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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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 사진제공=스타우스엔터테인먼트


"'나, 너 좋아하냐' 대사요? 전 그래도 말장난 좋아해서 금방 이해되던데요."

배우 이민호(27)는 아직 김탄을 떠나보내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 끝나고 이런 저런 생각 많이 하면서 이제 현실로 돌아왔음을 느꼈단다.


이민호는 지난 12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에서 한 여자만을 위해 올인하는 순수함과 용기를 가진 남자 김탄을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차은상(박신혜 분)과의 애틋한 로맨스와 경쟁자 최영도(김우빈 분)와의 다툼은 '상속자들'의 가장 굵직한 스토리였다. 이민호는 사랑에 답답해하고, 한 여자 때문에 가족과 갈등하며, 배 다른 형 김원(최진혁 분)과도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등 복잡한 감정을 가진 고교생 김탄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지난 26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이민호를 만나 '상속자들'과 배우의 삶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용기 있는 남자 김탄처럼 첫눈에 반했던 이성 있었다"

김탄은 미국에서 처음 만난 차은상을 보고 첫 눈에 반한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후 그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고, 용기 있게 고백까지 연결했다.

이민호가 생각한 김탄은 용기가 많은 남자였다. 그만큼 순수함을 가지고 한 여자를 향해 열정적으로 바라보는 적극적인 태도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성에게 내비치기 위해선 많은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김탄을 연기하면서 그러한 용기를 많이 배울 수 있었죠."

20대 후반의 나이에 사랑에 빠진 사춘기 고교생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이민호는 김탄을 연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감정을 표현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김탄의 차은상에 대한 마음은 애절함도 묻어났다.

"중간에 차은상이 아버지와의 문제 때문에 결국 학교를 떠나는 장면에서 김탄이 느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죠. 당시 촬영을 4회분 정도를 쉬지 않고 진행해서 그 감정 선을 그대로 이어갔어야 했거든요. 여태껏 눈물 연기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였어요."

이민호는 실제 학창 시절 때도 첫 눈에 반했던 이성이 있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김탄만큼 자신감은 가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스무 살 때였어요. 대학교 수업을 받기 위해 강의실에 앉아 있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온 한 여학생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 이후 6개월 정도 쫓아다녔고 결국 사귀게 됐죠. 그 땐 그 여학생이 저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 생각해서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결여돼 보였을 것 같았죠. 그래도 용기 내서 나름대로 잘 만나긴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김탄처럼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죠. 더 세련되고 매력적이게 사랑을 표현했을 것 같아요."

'상속자들'은 이민호에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는 나중에 연애를 하게 된다면 김탄과 같은 사랑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꽂히게 되면 다시 김탄처럼 사랑을 하고 싶어요. 제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연애를 하고 싶어서요. 상대방이 연예인인 건 상관없을 것 같아요. 특정 상황에 구애받고 싶진 않거든요. 다만 공개 연애만은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민호는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여성성이 강하고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는 사람"이라며 "배려도 할 줄 알면서 주관이 뚜렷하면 더 좋고, 나이 차 역시 상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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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 사진제공=스타우스엔터테인먼트


◆ "'꽃보다 남자' 이후 구준표 이미지 지워졌다고 생각했었다"

'상속자들'의 김탄은 여러모로 KBS 2TV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와 많이 닮아 있었다. 평범한 가정의 여고생에게 매력을 느끼고, 부족할 것 없는 재력과 훈훈한 외모, 간간히 표출되는 까칠한 면모까지 비슷했다. 이 두 인물을 연기한 사람이 이민호라는 점에서 일부 대중은 '상속자들' 방송을 앞두고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였다.

물론 이민호는 김탄과 구준표는 엄연히 다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상속자들' 제작발표회에서도 그랬고,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이민호는 먼저 '꽃보다 남자' 이후 작품 선택을 하면서 가졌던 생각을 먼저 이야기했다.

"작품 선택, 결코 쉽지 않았어요. 선택 이후에도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물론 흥행에 대한 부담도 가지고 있었고요, '상속자들'에 출연하면서 주변으로부터 왜 '꽃보다 남자'와 비슷한 패턴의 이야기를 또 연기하려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죠. 이에 대한 제 결론은 20대 나이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트렌디하고 빛이 나는 젊은 남성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는 것이었어요."

그가 생각하는 김탄과 구준표의 차이는 이랬다.

"분명 같은 고교생이지만 사랑에 대한 표현 방식은 미묘하게 달랐어요. 김탄은 분명 배울 점이 있는 캐릭터라면 구준표는 그저 철부지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구준표를 연기했을 때는 구준표만의 콘셉트가 많이 들어갔어요. 재벌가의 아들이라는 설정을 표현하기 위해 했어야 할 행동이 많았던 것 같고요. 김탄은 상대적으로 그런 설정이 적었고 대본에서의 감정 그대로 따라가며 연기했었던 것 같아요."

이어 말한 이민호의 솔직한 대답은 구준표라는 인물에 대한 스스로의 고충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는 말이었다.

"'꽃보다 남자' 이후 MBC '개인의 취향', SBS '시티헌터', '신의'를 출연하면서 저는 구준표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상속자들'을 통해 이민호에게서 구준표를 지울 수 있었다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인터뷰②로 이어짐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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