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투수 골든글러브… 외국인 배척은 '여전'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3.12.10 19:38 / 조회 : 2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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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든-찰리-리즈(왼쪽부터). /사진=OSEN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외국인 수상자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무관(無官) 설움'은 4년 연속 계속되고 잇다.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이날 10개 수상 부문은 모두 국내 선수들이 차지한 가운데, 성대한 잔치기 마무리됐다.

특히, 올해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격전지는 투수 부문이었다. 투수 부문에서 넥센 손승락은 유효표 323표 중 97표를 얻으며(득표율 30.0%) 1993년 이순철(32%)에 이어 역대 최소 득표율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 뒤를 이어 80표(24.8%)를 획득한 배영수가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SK의 세든(79표·24.5%)이 배영수와 1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

NC의 찰리는 41표(12.7%), LG 리즈 15표(4.6%), LG 류제국 11표(3.4%)를 각각 얻었으며 넥센 한현희는 아쉽게도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 투수들의 득표 수다. 토종 투수들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투수들이 즐비했다. 그럼에도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득표 차이가 상당했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을 안은 손승락은 올해 57경기에 출전해 3승2패 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다. 넥센은 손승락의 활약을 바탕으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치렀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손승락은 4이닝 동안 64개의 공을 뿌리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배영수는 27경기 출전해 14승 4패(승률 0.778) 101개의 탈삼진을 뽑으며 SK 세든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그러나 다소 높은 4.71의 평균자책점이 수상에 있어 걸림돌이었다. 류제국과 한현희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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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 /사진=OSEN



그런데 국내 선수들 못지 않게 외국인 투수들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SK 세든은 30경기 출전해 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187⅓이닝 동안 160개의 탈삼진을 뽑으며 다승 공동 1위, 탈삼진 2위, 평균자책점 3위, 승률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팀은 6위로 부진했지만 팀의 62승 중 무려 23%에 해당하는 승리를 혼자 책임졌다.

NC의 찰리 쉬렉 신생팀의 약점을 극복하며 맹활약했다. 팀이 52승 72패로 부진한 와중에서도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29경기 출전해 11승 7패(팀 승리 중 21%)로 다소 평범한 성적을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2.48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도 유먼(24개)에 이어 23개로 2위를 차지했다. NC가 신생팀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눈부신 성적이었다.

역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국인 선수는 늘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역대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황금장갑을 낀 외국인 선수는 1999년 펠릭스 호세, 댄 로마이어, 2000년 타이론 우즈, 2002년 틸슨 브리또, 2004년 클리프 브룸바, 2005년 래리 서튼, 제이 데이비스, 2007년 다니엘 리오스, 2008년 카림 가르시아,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 등 총 10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후 2010년부터 4년 내리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수상자 배척 논란은 지난해에도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최고 투수로 평가받았던 나이트는 30경기에 출전해 무려 20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16승4패(승률 0.800)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부문 전체 1위, 다승과 승률 부문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은 우승팀 삼성의 에이스였던 장원삼(17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5)의 차지였다.

이제 내년 시즌에 야구팬들은 더욱 다양한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들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3명 보유에 2명 출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각 팀들은 투수 뿐만 아니라 타자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내년시즌에는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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