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환 "'못난이', '오로라' 못지않게 스토리 셌다"(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3.12.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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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주환 /사진=이동훈 기자


배우 임주환(31)은 군 제대 이후 첫 작품으로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를 선택해 연기자로서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았다. 그간 잡지 못했던 주인공 역할을 꿰차 극을 이끌어갔고 사전제작 시스템이 아닌 생방송이나 다름없는 촬영 일정도 무사히 소화했다. 인연이 없었던 신윤섭PD의 전폭적 지지는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임주환은 "종영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힘든 촬영을 끝내고 이후 작품에서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는 안일함을 가질 것 같아서란다.

지난 6일 오후 임주환을 만나 '못난이 주의보'와 배우로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공준수,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지만 진심 담긴 모습 매력적"


임주환은 당시 '못난이 주의보'에 가장 나중에 캐스팅됐다. 연출을 맡은 신윤섭PD는 주저하지 않고 임주환을 남자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제작진은 임주환의 출연을 대체적으로 반대했다.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임주환 본인 역시 처음에는 자신의 캐스팅에 대해 의아해했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감독님께서 다른 사람과 착각한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저를 보며 왠지 느낌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께서 그동안 제가 출연했던 작품에서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잡지 인터뷰 모습 등 여러 자료 들을 찾아보셨다고 들었죠. 이후 MBC 드라마 '탐나는 도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촬영감독님께서도 저를 좋게 봐주신 것도 힘이 됐죠. 너무 감사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못난이 주의보'에 캐스팅된 임주환이 맡은 인물은 공준수. 가장이 된 이후 동생들을 위해 직접 누명을 쓰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도 긍정의 힘을 절대 잃지 않는 순수한 이미지의 청년이었다.

임주환은 공준수의 매력에 대해 "대가 없이 던지는 진심을 표현하는 모습과 올바른 성격"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공준수는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만의 매력이라고도 생각해요. 공준수는 자신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생각되면 바로 밀어붙이는 성격도 지녔어요. 물론 초반에 공준수가 하는 행동 중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행동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가장으로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무모하게 행동한 것이 꼭 무모하다고만 볼 순 없는 것 같아요."

임주환은 극중 기억에 남는 장면을 떠올리며 공준수를 이해하고 공감했다.

"공준수가 출소하고 나서 동생들에게 면박을 받고 쫓겨날 때 막내 여동생이 만 원을 주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저는 오히려 이 장면에서 울컥했던 것 같아요. 동생들이 자신에 대해 겉으로 애정을 주지 않았어도 원망하지 않았기에 그 모습이 더 공감이 갔던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도 그 감정이 되게 복잡 미묘했어요."

임주환은 여주인공 나도희를 연기한 강소라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말했다.

"공준수를 연기하면서 남달랐던 사업 수완에 관심을 보이다 느끼게 된 모성애도 그렇고 당차고 당돌한 나도희의 모습이 강소라를 통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그는 강소라가 가진 특별한 매력도 언급했다.

"지적 수준이 매우 높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촬영 중간 쉬는 시간엔 항상 책이나 영자 신문을 읽고 있었고, 대본을 빠르게 숙지하는 능력도 대단한 것 같았죠. 인터넷 무협 소설도 직접 썼던 경험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연출에 관심이 많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는 이와 함께 "이번 작품을 통해 또래 배우들과 즐겁게 고생하면서 촬영했다"라며 "조만간 다시 모여서 회포도 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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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주환 /사진=이동훈 기자


◆ "동시간대 '오로라 공주', 예상치 못한 스토리 때문에 더 보는 듯"

'못난이 주의보'는 방송 전부터 힐링 드라마, 착한 드라마 등의 콘셉트로 무장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내고 행복한 미래를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중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다. 이에는 동시간대 방송됐던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의 기상천외한 스토리도 한 몫 했다. 막장을 거듭하고 있는 '오로라 공주'는 대중의 비난 섞인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임주환이 '오로라 공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했을까. 역시나 조심스러웠다.

"'오로라 공주'가 전달하는 예상하지 못한 대사와 스토리 때문에 시청자들이 더 궁금해서 보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못난이 주의보'도 '오로라 공주' 못지않은 센 이야기들은 많았어요. 어린 시절부터 착한 새엄마가 등장하고 첫사랑의 주인공이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새엄마라는 설정 등도 어떻게 보면 논란거리가 될 수 있었다고 봐요. 그럼에도 '못난이 주의보'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화해와 용서 등을 키워드로 잡고 접근했던 것 같아요."

그는 이어 시청률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시청률을 바라볼 때) 가끔 많은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서 숫자에 대해 개의치 않으려 하죠. 다만 요즘은 시청률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그 수치에 대한 기준 선상이 많이 다르다 보니 시청률만이 드라마의 인기를 판단하는 척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관상' 이정재처럼 악역 연기해보고 싶다"

임주환은 지난 2004년 SBS 드라마 '매직'으로 첫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KBS 2TV '이 죽일 놈의 사랑', '눈의 여왕', '꽃보다 남자', MBC '탐나는 도다' 등 나름대로 굵직했던 작품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갔다. 하지만 그 작품들 모두 눈에 띄는 역할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못난이 주의보'는 임주환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 동안 했던 작품들보다 '못난이 주의보' 하나로 인지도가 더 늘었다"고 말하는 그다.

"그래도 이전 작품들에 출연했던 것을 결코 헛된 시간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못난이 주의보'를 통해 배우 활동을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죠. 개인적으로 '배우는 35세부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시점이 제겐 연기자로서 2막의 시작인 것 같아요."

임주환은 향후 목표에 대해서는 "이젠 악역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서 훈남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다.

"또 다른 나의 다른 모습을 만들고 싶어요. 언젠가부터 영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와 같은 모습을 꿈꿨어요. 최근 작품에서는 이정재 선배님이 연기한 '관상'의 수양대군 역을 인상 깊게 봤어요."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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