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음악보다 소중한건 빅뱅..날 만든 존재"(인터뷰)

이지현 기자 / 입력 : 201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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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나만 바라봐' '아이 니드 어 걸(I need a girl)'을 부르던 섹시가이 태양은 잊어라. 또 다른 태양이 떴다. 3년여 만에 솔로가수로 돌아온 태양, 한국 고유의 색이 섞인 소울 가득한 '링가링가'로 다시 한 번 가요계를 타진한다.

지난 8일 0시 공개된 '링가링가(RINGA LINGA)'는 태양이 소속된 그룹 빅뱅(지드래곤 태양 승리 대성 탑)의 리더 지드래곤이 작사와 공동 작곡에 참여한 곡. 파워풀한 랩이 돋보이는 '완전한' 힙합 장르다.


태양은 이번 선 공개 곡으로 본격적인 솔로 컴백에 시동을 건 셈이다. 두 번째 정규앨범을 정식으로 발매하는 것은 내년 1월. '링가링가'를 포함한 10곡 정도가 팬들을 찾는다. 앨범 세부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올 하반기 빅뱅은 올 8월 승리, 9월 지드래곤이 국내 솔로 활동을 이어왔다. 세 번째 타자로 태양이 출격한 것이다. 앞서 멤버들의 흥행이 과연 태양에게 부담감을 줬을까.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태양을 만나 소감과 더불어 앨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규 2집에 앞서 하나의 신곡을 먼저 냈다. 기분이 어떤가.


▶좋다. 속 시원하다. 선 공개 곡으로 인해 그동안 준비한 작업물을 낼 수 있는 고지가 보이는 것 같다. 결승선에 다다른 느낌이다.

-앨범이 약간 미뤄졌는데.

▶예정대로라면 다른 멤버들보다 제가 먼저 내는 거였다.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약간 미뤄졌다. 좋은 결과물을 들고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양현석)사장님이 원하는 그림과 제가 가진 아티스트로서 욕심이 충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싸움이 결과적으로 좋은 작업물을 만들어 낸다. 사실 컴백 시기는 운명인 것 같다. 앨범이 늦춰지더라도 끌리는 음악들로 채우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빅뱅 활동과 조금 겹치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것들이 모여서 활개를 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공백기가 다소 길었는데, 어떤 점이 변화됐나.

▶음악 색깔이 확실해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담았다. 제 자신이 진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음악들에 의심이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 모습과 달라지고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

-지드래곤이 참여했는데.

▶사실 이 곡이 제일 마지막에 작업한 노래다. 원래 선 공개 곡이 다른 곡이었는데, 결정이 된 이후에 얼마 안 돼서 '링가링가'가 나왔다. 사장님과 앨범에 대해 논의하던 중 지용이가 왔다. 지용이가 이 곡의 비트를 듣더니 동요 '둥글게'에 나오는 '링가링가' 부분을 차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장님이 의견에 동의를 해서 작업이 시작됐다. 하루 만에 녹음했고, 이틀 만에 작업을 모두 마쳤다. 빠른 시간 내에 순조롭게 진행됐다.

-승리, 지드래곤이 솔로로 활동하고 특히 지드래곤이 많이 흥했다. 어떤가. 앨범 준비하는데 부담감이 생겼나.

▶그런 건 없다. 오히려 누가 안 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지드래곤이 잘 됐기 때문에 그 다음에 나오는 제 앨범이 누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룹에도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빅뱅이 솔로 활동하는 큰 의미는 빅뱅이 컴백했을 때 관심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다. 빅뱅 멤버지만 솔로로서 새 느낌, 또 빅뱅으로 다시 나왔을 때도 새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멤버들의 다양한 모습들은 결국 빅뱅에 이목을 집중케 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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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왼)과 태양 /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지드래곤과 서로 의지하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그렇다. 지용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서로 특별한 관계다. 결혼을 하려면 그런 사람과 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로 천생연분이다(웃음).

-성향이 정반대인 것 같은데 잘 맞는 이유가 있나.

▶그래서 동경하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지용이와 저는 닮은 게 없었다. 서로 갖고 있는 성향이 확실히 다르다. 서로 갖고 있는 것들을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서로 동경한다.

-티저 사진이나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아이디어는 본인이 냈나.

▶사진 콘셉트나 뮤직비디오 아이디어 모두 직접 의견을 냈다. 티저의 전체적 콘셉트는 다른 나라에서 얻었다. 빅뱅으로 월드 투어를 돌면서 상당히 많은 나라를 갔다.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있는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번에 몸에 새긴 문자 같은 경우에는 페루 유적지에서 느꼈고, 잉카 문명을 통해서 아이디어도 얻었다.

뮤직비디오는 '링가링가' 추임새를 고려해서 제작했다. 추임새가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나니까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하고자 했다. 다 같이 놀자는 의미도 담겼다. 우리나라 고유 문화가 영상에 나오면 멋질 것 같았다.

-베일에 싸인 솔로 2집을 살짝 귀띔한다면.

▶선 공개 곡 '링가링가'는 지난 앨범과 달리 보이기 위해 음악적인 느낌을 대두로 많이 다르게 진행했다. 정규 앨범이 나오면 느끼시겠지만, 전체적 구성이나 색들도 예전 느낌과는 다르다. 아무래도 전에는 감성적인 멜로디 같은 음악이 많았다. 사실 그런 느낌도 다시 할 수는 있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더 많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할 시기라 생각했다. 그래서 한 곡 한 곡 다양한 장르로 구성했다. 참여한 곡들은 고스란히 제 색이 있으면서도 더 강해진 느낌이 들 거다.

-'링가링가'는 앞서 발표한 끈적한 사랑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다르다고 느끼시거나, 심지어는 약간 실망한 분들도 계시더라. 물론 사랑 노래도 좋다. 그런데 그런 장르는 제가 갖고 있는 것들이라 언제든 다시 보여드릴 수 있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많이 시도해보고 싶었다. 예전 느낌을 너무 원하시면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규앨범은 다양한 장르라 그 분들의 입맛도 채워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춤을 잘 추기로 유명한데 이번 안무에 포인트가 있나.

▶예전에는 가사에 충실하고 섬세한 안무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그런 것이 유행이었다. 요즘 제가 느끼는 멋진 안무는 자유분방한 거다. '링가링가' 안무는 힙합스럽고 전반적으로 멋진 느낌이다.

-퍼포먼스 뮤직비디오도 화제다. 댄서들의 실력이 출중하던데 어떻게 협업이 진행됐다.

▶춤을 좋아하기 때문에 요즘 댄서들이 가장 좋아하는 춤, 콘셉트를 주의 깊게 많이 찾는다. 유행을 이끄는 댄서들이 제작한 영상들을 접해보니 안무만 찍는 게 아니라 콘셉트를 잡아서 촬영하더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그 중에 가장 잘하는 친구를 꼽았다. 그리고 사장님께 자료를 보여드렸다. 좋아하시더라. 같이 안무 짜고 비디오를 만들어 오라고 하셔서 갑작스레 미국에 건너갔다. 가자마자 춤을 배웠고, 다음날 밤 현지에서 활동 중인 댄서들과 영상을 찍었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컴백을 앞두고 운동을 열심히 했나.

▶데뷔 후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바쁘게, 불규칙하게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더 건강을 챙긴다. 관심을 더 갖게 된다. 저한테 더욱 잘 맞는 음식들을 찾고, 불필요한 것들을 자제하니까 자연스레 체중이 줄었다. 예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지만, 요즘에는 요가와 필라테스를 많이 한다.

-컴백 활동에 예능 프로그램도 고려하고 있나.

▶아직 계획은 없다. 그런데 앨범을 위해서는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에서 빅뱅 돔 투어 일정도 있어서 과연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든다. 이런 것들이 운명인 것 같다. 하고 싶어도 못 하는...(웃음)

-하게 된다면 특별히 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TV를 잘 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방송을 많이 안 봐서 잘 모르겠다. 가끔 재미있게 보는 건 '아빠! 어디가?'다. 그런데 제가 나갈 수가 없다. 아빠가 되지 않는 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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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본인도 그렇고 빅뱅은 모두 패셔니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가.

▶그렇다. 멤버 중 대성은 전혀 쇼핑을 안 했다. 그런데 최근 저희들한테 물 든 것 같다(웃음). 승리는 좋아하는데 혼자 따로 쇼핑한다. 탑도 좋아한다. 지용이랑 저는 밖에 가면 매일 쇼핑한다. 옷을 정말 좋아한다. 비록 안 어울릴지라도 예쁘면 다 사 놓는다. 사실 걱정이다. 지출이 쇼핑밖에 없는데, 줄여야할 것 같다.

-빅뱅은 멤버들끼리 유독 사이가 돈독해 보인다. 태양은 특히 그룹 전반에 걸쳐서 빛나는 역할보다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느낌도 드는데 어떤가.

▶음악보다 소중한 건 멤버들이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저를 만든 거라 생각한다. 1년 반 정도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빅뱅을 생각하는 마음이 중심에 있다. 멤버들을 비춰 주려고 많은 노력도 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빅뱅에서 태양과 홀로 선 태양은 달라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빅뱅의 태양이나 태양 솔로나 다 똑같다. 저만을 바라보는 팬들에게는 서운하겠지만, 지금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역할은 이것이다. 길게 볼 때 빅뱅과 저한테 모두 득이 되는 건 확실하다. 당장 화려히 빛나지는 않더라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걸 즐기는 성향이 아닌 것 같다.

▶맞다. 그런 성향이 아닐 뿐더러 그렇게 잘 안 된다. 음악을 좋아서 가수를 한다. 누군가 저를 주목하거나, 제가 유행을 선도하는 느낌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태양의 성격은 조용한 것 같다. 모범생 이미지도 있다. 실제로는 어떤가.

▶그렇다. 개인적 성향은 얌전하고 차분한 편이다. 흥을 느끼는 데 있어 말로 잘 표현하지 않는다. 기분 좋으면 길거리에서 춤을 추곤 한다. 모범생 느낌도 약간 있다. 어떻게 보면 빅뱅의 지난 몇 년 간은 사건 사고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제 이미지가 그렇게 된 것 같다. 모범적으로 사는 걸로 많이 비춰지는데, 가수로서 모범생 이미지가 그렇게 많이 득이 되는 것 같진 않다.

-음악관은 무엇인가.

▶끌리는 대로 하는 거다. 그때 그때 다르다. 제 진정성은 항상 내제돼 있어서 끌리는 음악을 한다. 많은 사람들 얘기는 안 들으려 한다. 반응도 잘 안 본다. 봐도 저만 흔들릴 뿐이지, 제 음악관을 크게 바꾸진 못 한다. 저는 제가 지금 뭘 원하는지 잘 안다. 제 마음을 잘 듣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음악을 추구한다.

-대중에게 앨범에 대해 당부하고픈 말이 있는가.

▶내년 초 발표를 앞두고 다 들어봤을 때 다른 건 몰라도 정성만큼은 엄청난 것 같다. 까나리 액젓보다도 많이 들어간 것 같다. 하하. 그만큼 진하다는 뜻이다. 호불호는 듣는 분들이 판단하겠지만, 제가 느낀 건 정성이 들어갔다는 거다.

-기다려온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앨범 발표가 미뤄지니 억측이 생기고, 팬들은 걱정도 많이 하더라. 그런 것들을 보면, 저도 고민이 된다. 팬 여러분이 저를 아끼셔서 그런 것 같은데, 그런 상황들은 내려두고 음악만 바라봐 달라. 결과물에 대해, 즐기실 분들은 즐기고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다음을 기대하셔도 좋다. 욕을 해도 좋다. 음악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지현 기자 starjij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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