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 이연희와 연애·결혼을 논하다

영화 '결혼전야' 소미 역의 이연희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3.11.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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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연희/사진=임성균 기자


2004년 연기자로 데뷔해 햇수로만 10년. 배우 이연희(25)는 이제 제법 결혼 이야기도 어울리는 나이가 됐다. 2008년 '순정만화' 이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없었던 이연희,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메리지 블루를 그린 '결혼전야'를 택했다.

'결혼전야'에서 7년 연애 끝에 결혼을 앞뒀지만 운명같이 다가온 또 다른 남자에 흔들리는 소미 역을 맡은 이연희. 한창 사랑이 꽃필 시기의 그와 연애, 결혼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 "첫사랑? 아직은 모르겠어요"

연애얘기를 하며 첫사랑이 빠질 수가 있나. 이연희의 첫사랑이 궁금했다. 이연희는 "어떤 게 첫사랑일까요?"하고 오히려 되물었다.

"어떤 게 첫사랑일까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뭔가 첫사랑 이라고 하면 '그때 좋았지' 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어쨌든 과거의 사랑은 다 헤어지고, 가슴이 아팠던 거잖아요. 좀 더 나중에 생각해봤을 때 잔향이 많이 남는 사람이 첫사랑일 것 같아요."


첫사랑을 모르겠다고 하니 가장 최근의 사랑을 물었다. 어쩌면 현재진행형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대했지만 그는 "노코멘트"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인터뷰를 보고 누군가는 '나인가?' 생각하겠다고 농을 던지자 이연희는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하고 되받아쳤다.

이연희의 연애관은 쿨했다.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집착하고 싶지 않다는 것. 오랫동안 바쁘게 살다보니 생긴 연애관이기도 했다. 항상 주변에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연인이 챙겨주지 못하는 것에는 서운함도 없단다.

"연인이라도 사생활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대가 저를 챙겨주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서운해 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저 때문에 상대가 저를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이 많으니까요. 제 주위에는 매니저가 있고, 항상 저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잘해주면 오히려 더 고맙고, 무심하면 무심한대로 이해를 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소미처럼 7년이나 연애를 하다보면 권태기가 올 법도 하다. 이연희에게 권태기를 겪은 경험이 있는지 묻자 '지지고 볶는 지긋지긋한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실 권태기를 느껴본 경험은 없었어요. 만날 때는 마냥 좋아요. 그런 데 오래 있는 걸 잘 못했어요. 하루 종일 데이트를 한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제일 길게 연애한 게 한 2년 정도? 지지고 볶는 연애를 한 적이 없어요. 제가 화를 잘 내는 편도 아니고 싸운 적도 거의 없었고요. 제가 너무 오랫동안 일을 해 와서 일적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서 헤어진 적은 있지만 싸워서 헤어진 적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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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연희/사진=임성균 기자


◆ "결혼? 서른 살 쯤!"

자신의 일에 소신이 있고, 남들 앞에서 당당하지만 그것이 '척'이 아니라 실력에서 비롯된 당당함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연희가 바라는 남성상. 연애를 할 때는 간섭하지 않지만 결혼을 할 상대는 자신의 시간을 일정부분 포기할 수 있는 남자가 좋단다.

"연애를 할 때는 사생활을 지켜야 하지만 결혼 생활에서는 그런 걸 버릴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너무 노는 문화를 좋아하는 건 별로예요. 12시 전에는 집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웃음). 어느 정도 적당하게, 친한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정도는 좋지만 그걸 조절 못하는 사람은 싫어요."

아직 결혼을 생각하기에는 이른 나이. '결혼전야'를 통해 결혼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됐다. 서른 즈음에 결혼을 하고 싶다는 이연희. 결혼하면 일보다는 가정에 충실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다기보다는 평범하게 결혼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접는 건 아니지만 결혼 초반에는 가정에 충실하고 싶고, 아이를 낳고 난 직후에는 좀 더 가정에 충실하고 싶죠. 그 후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연기를 하고 싶고요. 연기와 가정생활을 병행하고 싶지는 않아요."

'결혼전야' 속 김강우와 김효진 커플처럼 배우자가 될 사람의 숨겨진 과거를 알게 된다면? "과거는 중요치 않다"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싫단다.

"과거는 중요치 않은데 저에게 '나는 놀지도 않았고 여자도 잘 몰라'하면서 거짓말을 했다면 그건 화가 날 것 같아요. 평소에도 과거를 묻는 편은 아니지만 솔직하지 못한 건 별로예요.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그렇게 연연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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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연희/사진=임성균 기자


◆ '결혼전야'와 두 남자

7년간 사랑을 쌓아온 남자와 한순간 운명처럼 끌리는 남자, 영화 속 소미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이연희는 과연 어떤 남자를 택할까?

"사실 저는 첫눈에 끌리기 보다는 오래 두고 보는 편이예요. 순수하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벽이 많고 모든 걸 터놓을 수는 없는 직업이잖아요. 제가 소미 같은 상황이라면? 결혼이 정말 절실한 상황인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빨리 안정감을 찾고 싶다면 오래 만난 사람을, 아직은 설레는 연애가 더 하고 싶다면 새로운 사람을 택하겠죠."

무려 네 커플을 담은 영화인만큼 배우들도 워낙 많다. 이연희는 주로 오랜 연인 원철을 연기한 택연과 갑자기 다가온 남자 경수 역을 맡은 주지훈과 붙는 신이 많았다.

"확실히 지훈오빠는 노련한 면이 있었어요. 홍지영 감독님과 전작 '키친'을 같이해서인지 감독님이 뭔가 주문하면 딱 알아듣고 바로 적용할 줄 알더라고요. 그렇게 감독님과 소통하는 부분이 부러웠어요. 택연은 제가 신경을 써주려고 노력 했어요. 첫 영화인데 혹시나 불편할까봐 편하게 해주려고 했죠. 제가 엄청나게 살가운 성격은 아닌데 괜히 더 말을 붙이고 질문도 하고 반갑게 인사하기도 했어요."

아이돌출신 배우와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선입견이나 걱정을 없었을까? 이연희가 걱정을 했던 것은 연기력 보다는 바쁜 택연의 스케줄이었다.

"택연이 워낙 스케줄이 바쁘다보니까 과연 영화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있었어요. 원래 영화는 촬영 전에 배우들끼리 같이 얘기하는 자리가 많은데 이번에는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문자로나마 계속 얘기를 했죠. '원철은 여기서 어떤 것 같아?' 이런 식으로요."

'구가의 서'로 연기력 논란을 떨쳐냈고, '결혼전야'로 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그만큼 '결혼전야'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커졌다.

"오랜만에 영화를 해서 그런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전작이 팩션사극이다보니 처음에는 적응을 못했어요. 저도 모르게 톤이 과해지더라고요. 프러포즈 받으며 감동받는 부분에서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표현하고(웃음). '구가의 서' 후에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아요."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에 캐스팅 된 이연희. 이달 중순께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동안은 드라마에 집중해야 하는 그에게 다음 영화 계획을 물었다. 이번에는 5년까지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정확하게 확정된 건 없지만 작품을 계속 보고는 있어요. 이번처럼 오래 걸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음 같아서는 내년이라도 당장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해요."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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