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 기억상실? 진부한 소재의 진보한 사용법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3.07.04 10:08 / 조회 : 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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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방송화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제작진이 제대로 시청자의 마음을 읽었다.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연출 조수원)가 9회 만에 1년 후로의 시간 변화를 보여주며 본격적인 2막을 열었다. 빠른 전개와 과감한 줄거리 변화 등이 지루해질 틈을 주지 않고 흥미를 높였다.

지난 3일 방송된 9회에서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 분)와 무죄 판결을 받은 살인범 민준국(정웅인 분)의 피할 수없는 대결이 그려졌다. 수하가 준국을 죽이려는 찰나, 수하를 살인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장혜성(이보영 분)이 대신 칼에 찔리며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준국과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인 뒤 수하는 자취를 감췄다. 혜성은 칼에 찔려 정신을 잃는 순간에도 "절대 민준국을 죽이지 마라. 그럼 너도 똑같이 살인자가 된다"고 당부했고 수하는 병원에 누워있는 혜성에게 "걱정할만한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속삭인 뒤 홀로 떠났다.

가장 큰 반전은 수하의 기억상실이었다. 1년 후 한 낚시터에서 토막 난 왼손이 발견되고 이는 민준국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준국과 원한관계에 있는 수하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를 쫓았다. 마침내 발견된 수하는 순욱이란 다른 이름으로 시골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혜성조차도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예고편에서는 민준국의 살인자로 지목된 수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애쓰는 혜성과 기억이 없어 괴로워하는 수하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 법조계를 떠나 있던 차관우(윤상현 분)가 복귀, 혜성에게 국민 참여재판을 통해 둘이 함께 수하를 변호하자고 제안해 궁금증을 높였다.

이날 방송은 칼에 찔려 입원한 혜성이 애타게 수하를 찾는 장면부터 역순으로 사건을 되짚어 긴장감을 더했다. 무죄판결 이후 차근히 복수를 준비하는 수하, 이 같은 낌새를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혜성의 후회어린 독백이 궁금증을 자아내며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결국 혜성의 부상이 수하의 살인을 막기 위한 희생이었으며, 도망친 민준국이 지명수배자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전을 선사했다. 여기에 1년 후 발견된 민준국의 왼손과 기억을 잃은 수하의 재등장 등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이어지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과거 혜성의 증언으로 감옥에 간 민준국의 출소, 그의 복수와 무죄 판결까지가 8회까지의 주된 스토리라인이었다. 그러나 9회부터는 1년잉라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새로운 갈등 요소들을 과감히 투입하며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억상실이라는 흔한 소재가 살인자 누명을 쓰게 된 상황과 맞물려 효과적인 반전 요소로 사용돼 눈길을 끈다. 이는 진부한 소재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진부한 소재의 진보한 사용인 셈이다.

이 같은 전개에 힘입어 이날 '너의 목소리가 들려' 9회는 17.9%(닐슨코리아 전국일일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수목극 부동의 1위로 위상을 과시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 소년 수하의 기억상실. 그의 초능력은 유효한지, 민준국은 정말 죽었는지, 수하의 사라진 1년은 어디로 갔는지, 정말 그가 민준국을 죽인 것인지.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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