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사건의 재구성..타임슬립 횟수는 총 14회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3.05.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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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화면 캡처


tvN 월화드라마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을 '개콘-현대레알사전' 식으로 풀이하면 이렇게 될 듯하다. '나인=총 10개의 향으로 14번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

지난 3월11일 첫방송 이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지난 7일 제18화를 방송한 '나인'의 최대 재미는 역시 향을 통한 타임슬립이다. 향을 태운 자에게 20년 전으로 30분간 과거여행을 떠나게 해주는 '타임머신' 향. 그러면 '나인' 주인공들은 이 향을 통해 지금까지 총 몇 번이나 시간여행을 떠났을까.


우선 향의 정체부터. 박정우(전노민)가 우연히 손에 넣게 된 향은 원래 최소한 11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이'가 시간여행을 통해 가족을 구한 향이 최소 1개, 박정우에게 건네진 향이 또 1개, 그리고 '어떤 이'가 나머지가 필요 없어서 네팔의 숙소(마루나 롯지 201호 창가 벽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20년 전(1992년 1월) 숨겨둔 9개다.

박정우는 향 1개를 통해 나머지 9개 향을 되찾으려 했지만 써보거나 찾지도 못한 채 히말라야 설산에서 숨을 거뒀고, 그 비운의 향은 동생 박선우(이진욱)에게 넘어갔다. 선우는 이 프로토타입 향을 잠깐 잠깐 쓰는 방식으로 총 4번의 시간여행을 떠났다.

첫번째 시간여행은 아주 잠깐 눈밭에 쓰러진 경험을 안겼고, 두번째는 1992년 12월 자신의 성북동 자택에서 어머니와 형을 만나는 체험을 선사했다. 이어 1992년 12월21일자 신문이 책상위에 있던 방송사 대기실행이 세번째 여행. 이 향의 최후는 선우가 단 10분 동안의 시간여행을 통해 나머지 9개 향을 되찾아오는 신공을 발휘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지금까지는 본격적인 타임슬립을 앞둔 몸풀기에 불과했다. 박선우와 최진철(정동환)의 눈부신 타임슬립은 다음 순서대로 이뤄졌다.

5. 선우(첫번째 향) = 1992년 12월. 병원에서 퇴근하는 최진철과 우연히 만남. 혼자서 술 먹는 형 정우(서우진)가 만취해서 쓰러진 것을 발견, 택시로 집으로 데려가다 아버지(전국환)를 만남.

6. 선우(두번째 향) = 1992년 12월24일. 친구 영훈(이이영)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냄(2013년 영훈에게 타임머신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7. 선우(세번째 향) = 1992년 12월24일. 형이 여자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여친 김유진(가득희)이 운영하던(이전 전 남편이 운영하던 곳) 종로의 레코드숍으로 감. 음독자살을 기도한 김유진과 그녀의 딸 윤시아(조민아)를 발견. 윤시아에게 형 정우의 연락처를 알려줌.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2013년 박선우의 여자친구 주민영(조윤희)이 조카 박민영으로 둔갑해버림. 윤시아와 박정우의 통화로 결국 박정우와 김유진이 결혼을 했던 것. 또한 히말라야에서 죽은 박정우는 버젓이 한서병원 과장으로 재직중임.

8. 선우(네번째 향) = 1992년 12월24일. 20년 전 어머니와 영화를 보기로 한 약속을 깨뜨린 것에 대한 사과 차원에서 떠난 시간여행. 극장에서 일부러 어머니 안경을 깨고 안경을 수리하면서 시간을 보냄. 이로 인해 안경점에 있던 선우의 모습이 CCTV 사진으로 찍힘.

9. 선우(다섯번째 향) = 1992년 12월30일. 아버지를 살리고 사망현장 증거도 채집하기 위해 떠난 시간여행. 어린 선우를 만나 병원에 있는 아버지를 집으로 오게 하라고 하고, 그 사이 선우는 병원에 소형 캠과 노트북을 설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아버지는 살아나지 않음. 다만 사망시간이 1992년 12월30일 밤11시에서 3시간 뒤인 12월31일 새벽 2시로 변경.

10. 선우(여섯번째 향) = 1992년 12월30일. 아버지 2차 구조작전에 나섰지만 아버지는 이미 피를 흘린 채 병원 바닥에 쓰러진 상태. 이 현장에서 어머니, 최진철, 박정우를 목격.

11. 선우(일곱번째 향) = 1992년 12월31일. 사건현장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확보. 동시에 "향은 신의 저주"라며 2개 남은 향을 통째로 병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현재로 와버림. 이번 시간여행 후 선우는 현재의 최진철에게 "당신이 범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살인범이나 다름없다"며 CCTV화면이 담긴 USB를 건넴. 2개 향은 어린 선우가 잘 간직한 덕에 20년 후 극적으로 성인 선우에게 전달됨.

12. 선우(여덟번째 향) = 1993년 4월. 정우에게 자수를 권유하기 위해 레코드숍으로 시간여행을 떠남. 하지만 이미 최진철은 박선우 얼굴(8번째 시간여행 당시 안경점 CCTV에 찍힌 사진)을 알고 있었고, 박선우는 최진철의 사주를 받은 창민에 의해 피습당함. 어쨌든 현재로 컴백하는 데는 성공. 이 사건의 범인 창민은 결국 20년 후인 2013년 경찰의 과학수사에 의해 검거됨.

13. 최진철(아홉번째 향) = 1993년 4월24일. 우여곡절 끝에 향을 손에 넣게 된 최진철이 마지막 남은 향을 태워 시간여행을 떠남. 목적은 '고등학생 선우를 죽이기 위한 것'. 창민에게 전화로 어린 선우에 대한 살인교사를 지시. 창민의 칼에 찔리는 어린 선우. 하지만 이 최진철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시간여행은 2013년 선우가 기습적으로 향을 끔으로써 단 5분으로 그침.

14. 선우(아홉번째 향) = 1993년 4월24일. 어린 선우를 지켜내기 위한 시간여행. 결국 어린 자신을 살리고 정우가 자수토록 하는데 성공. 결정적 증거물을 어린 선우 편에 당시 사회부 기자였던 오철민(엄효섭. 지금의 방송사 국장)에 전달하는데도 성공. 최진철 일당 다 체포됨. 하지만 마지막 향이 다 탔는데도 2013년 현재로 되돌아오는 데는 실패. 이 사이 2013년 4월24일엔 '조카' 박민영이 다시 '예비신부' 주민영으로 변하고, 자살한 박정우가 외국에서 의료봉사 중인 상태로 변모함.

결국 이 총 14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현재의 선우는 1993년 4월24일이라는 과거에 갇혀버린 상태다. 이 14번 타임슬립 중 맨 처음 행해진 시간여행의 정체가 아직은 불명확하다. 선우가 20년 전 의식을 잃고 쓰러진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18화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나인' 작가의 주특기인 반전과 기습이 이 첫번째 시간여행에서 또 어떤 단서를 끄집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어쨌든 과거에 갇힌 선우가 펼칠 '나인' 19, 20화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나 전개방식이 다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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