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시건방 발언' 논란? 억측이 만든 흠집내기

[기자수첩]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3.03.19 13:08
  • 글자크기조절
image


스타강사 김미경이 방송 중 한 발언이 왜곡되면서 그릇된 논란을 만들어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19일 오전 다수의 매체는 김미경이 지난 1월 18일 tvN '김미경쇼'에서 인문학 서적을 읽고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시건방을 떤다"고 발언,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막말 논란', '인문학 비하'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것은 과연 '논란'일까. '논란'이 된 발언이 담긴 이날 김미경의 강연 부분을 보자.

"나는요, 되게 잘 울어요. 나는 어떤 거에 잘 우냐면 지혜의 말 고통을 뚫고 나온 한 방울 엑기스 같은 말, 이런 말을 들으면 눈물이 나요. 어떤 사람이 가끔씩 이런 얘기를 해요. '저는요 자기계발서 같은 거 안 읽어요', 그럼 너 뭐 읽는데? '저는요, 인문학 서적 읽어요', 어디 갖다 쓰려고? 인문학 서적은 왜 읽는데? 그랬더니 뭔가 잘 살고 싶대. 야, 인문학 서적 실컷 읽어서 인문학 서적이 내 머리에 들어오고 내 몸으로 들어와서 내 몸과 그 지식이 치열하게 소통하는 거야. 치열하게 소통하고 나면 한 방울 지혜로 남아. 인문학은 지혜 만들기 위해 읽는 것이라고. 근데 그 사람의 지혜가 300페이지 책으로 쓰이면 그가 자기계발을 해온 것이고 그게 자기계발서적이야. 근데 안 읽는다고? 웃기고 있어. 시건방 떨고. 여러분 우리가 얼마나요, 시건방 떠느라고 남의 이야기를 안 듣는지 알아요? 나는요. 책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사람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읽는 사람이 문제에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깨달으려면 깨닫거늘 무슨 소리야. 저는 지혜를 보고 깨닫는 것이 좋아요."

그가 인문학을 읽는 사람을 비하했다고 볼 수 있을까. 발언 상으로 인문학'만' 읽는다는 사람에게 지혜는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있다며 어떤 책을 읽던 지혜를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막말논란'을 부른 '시건방'이라는 단어 역시 듣기에 따라 거북할 수 있다. 그러나 발언의 전후맥락을 살펴보면 남의 이야기를 들으라는 내용을 강조하다 다소 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강사'라는 그의 직업을 고려하면 그 같은 강조는 '막말'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의 발언 전체를 놓고 보면 그 어디에서도 '인문학 서적을 읽는 사람에게 시건방을 떤다'고 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김미경 시건방 발언 논란'은 앞뒤를 다 자르고 특정 단어에만 몰입, 일부러 흠집을 내려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억측과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단지 '그렇다더라'에 의존한 매체들 역시 그 '흠집내기'의 가해자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