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메디컬 드라마도 도전하고파"(인터뷰②)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6.04 09:00 / 조회 : 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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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수목극 대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영예의 1위로 막을 내린 SBS '옥탑방 왕세자'를 이끈 박유천(26). 이번 작품에서 그는 코믹과 로맨스, 조선시대와 현대와 시대를 오가는 연기 등으로 드라마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한 많은 연예인들 중에서도 박유천은 성공적인 편에 속한다. 연기 수업이라고는 3주 정도 받아본 것이 전부라는 그가 어떻게 연기자로서 자리매김하게 됐을까.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수업이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테두리가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옥탑방 왕세자'를 하면서 전작 '리플리'와 다르게 생각했던 점은, '연기를 잘해야지. 열심히 해야지' 하는 압박감에서 벗어난 거예요. '옥탑방'은 거의 애드리브였고 즉흥적으로 나온 게 대부분이죠. 예를 들어 지문이 없고 대사만 있는데 행동을 추가 한다던지. 그런 게 억지로 만든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구잘의 춤을 따라하는 장면도 제 애드리브였죠. 경험들이 중요한 것 같아요. 경험들이 있어야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 다는 것이 너무 와 닿았어요. 그래서 살면서 겪는 경험들을 많이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죠."

박유천은 이번 작품에서 유쾌하고 코믹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촬영 중 부친상을 당하는 힘든 일들을 겪기도 했지만 예상보다 일찍 촬영장에 복귀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옥탑방 왕세자'가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위안이 돼서 몰입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주연이라는 책임감도 있었고, 이각으로 왕세자 연기를 하면서 드라마 안의 인물에 내가 빠져 있으면서 그 캐릭터에게 도움을 받았구나, 위안을 받았구나 하는 게 느껴졌어요. 누군가 나를 위로해서 라기보다는 시간적인 여유도 없는 바쁜 스케줄 속에 요소들이 있다는 것도 위안이 됐죠. 저만 겪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위안이 됐어요."

드라마를 마친 뒤 아쉬움은 없느냐는 질문에 박유천은 "아쉬움이라는 것은 시간이 더 지나야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좀 더 올라가야 확연히 보이는 것 같아요. 몇 개월 동안 아무 생각하지 않고 연기만 했고, 끝나고 다른 일정이 있어서 아직 모니터하고 생각할 시간도 없었어요. 물론 부족한 점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지금보다 시간이 지나야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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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이번 작품에서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호흡이 좋았다는 박유천. 또래 연기자들과 호흡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는 처음이었다고. 특히 상대역 박하를 맡은 한지민이 볼을 쓰다듬는 다정한 사진이 공개돼 인터넷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민 누나는 정말 동네 누나 같아요. 처음 만났는데도 10년지기 같았죠. 스태프들과도 다 친해요. 너무 털털하고, 안지 오래된 사람처럼 편했어요. 인터넷에 화제가 된 사진은 저도 그 순간엔 깜짝 놀랐어요. 촬영 내내 누나가 챙겨줘서 기분 좋았고 고마웠죠."

박유천은 한 때 '여심을 잘 읽을 것 같은 남자'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드라마 속에서도 여자 주인공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는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흔들고 있는 그. 실제는 어떨까.

"여심이요? 잘 읽는 편인 것 같아요. 아, 꼭 여자가 아니라 사람을 잘 보는 것 같다는 말이예요. 하하. 그냥 그 사람을 보면 어떤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워낙 사람을 많이 보고 인사를 많이 나누고, 미국에서도 중학교 때부터 일을 했고 하다 보니. 그래서인지 느낌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여심을 잘 읽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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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세 작품의 주연을 거쳐 이제 동방신기나 JYJ 박유천이 아닌, 연기자 박유천으로 거듭난 그는 연기를 할 수록 더 욕심이 생긴다고 고백했다.

"재벌 2세 말고 다른 역할을 해 보고 싶긴 해요. 메디컬 드라마도 관심이 있었는데 용태용이 병원에서 쉬는 장면 촬영하면서 보니 아직은 메디컬 드라마를 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대사도 많지만 그걸 떠나서 아직은 메디컬 드라마가 힘들 것 같아서 좀 나중에 해야 될 것 같아요.(웃음) 여러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순수하게 연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영화가 됐든, 연극이 됐든. 연극이란 것을 잘 몰라서 욕심은 없었는데 이번 작품 끝나고 나서 연극을 해보면 제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드라마를 하면 카메라 앵글도 있고 테크닉적인 부분을 알다보니 조금 편하게 하는 부분이 있죠. 연극은 하나하나 다 표현해야 돼서 자신은 없지만 해보고 싶긴 해요. 뮤지컬요? 제안은 몇 번 들어왔지만 전 그냥 준수 공연 보러가는 게 좋아요. 솔직히 준수보다 잘 할 자신도 없고요. 뮤지컬은 준수가 짱인 것 같아요. 하하"

박유천이 드라마를 마친 뒤 이제는 JYJ 동료멤버인 김재중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옥탑방 왕세자' 처럼 타임슬립 소재로 눈길을 끄는 MBC '닥터진'에서 포도청 종사관 김경탁으로 첫 사극에 도전한 것. 사극 선배로서 박유천에 조언을 해 준 것은 따로 없는지 물었다.

"특별히 조언을 해주는 타입은 아니고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먼저 했다고해서 100% 더 잘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분명 형이 더 나은 부분도 있을 거고, 또 영화도 재중 형이 먼저 했고요. 형이 '보스를 지켜라' 할 때는 저도 '리플리'에서 같은 본부장을 했는데, 저 역시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에 제 생각하기에 바빴던 거 같아요. 이번에 '닥터진'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는데 저번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잘 살리는 것 같아요. 영상에선 대사가 한 마디뿐이었기 때문에 더 긴 대사를 들어봐야 겠지만요.(웃음)"

이제 3작품을 끝냈을 뿐이지만, 매 드라마 마다 멋진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기란 쉽지 않았을 것. 작품마다 박유천은 크게 주목을 받았고, 그에 부담감도 느꼈다. 그러나 '옥탑방 왕세자'로 그런 부담을 많이 떨쳐낸 모습이었다.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는 그의 고백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작품을 끝내고 주목받고 그러다 보니까 '리플리'때는 엄청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리플리' 하면서 '이 작품을 끝까지 못하겠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고, 중간에 포기하려고도 생각했죠. 그것을 이겨내서 마무리 짓고 보니까. 이젠 캐릭터 자체를 만나서 소화하는 게 재미있어 졌어요. 캐릭터 설명은 텍스트로 돼 있지만, 그 안에 모든 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설명을 보면서 연기로 만들어 나가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틀이 없이 자유롭게 연기를 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역할도 기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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