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은시경, 납뜩이라고 생각하기 싫었죠"(인터뷰①)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2.06.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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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범 기자


배우 이윤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윤지의 대표작을 손에 꼽으라고 하면 잠시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 이윤지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뜬 배우가아니라 이슬비처럼 시청자에 촉촉히 스며든 배우라 할 수 있다. 최근 종연한 MBC '더킹 투하츠'(이하 '더킹')에서 배우 조정석과 달달한 러브라인을 펼치며 드디어 '대표작'을 만들어낸 이윤지를 만났다.

◆ "매회 작은 산을 넘는 기분으로 '더킹' 촬영했어요"


'더킹'에서 만난 이윤지는 그 동안 브라운관에서 보던 '그 이윤지'와 조금 달랐다. 공주님 역할이야 앞서 2006년 MBC '궁'에서도 혜명공주 역을 맡았다. 그러나 '더킹' 속 이재신은 좀 달랐다. 누구보다 자유분방한 삶을 추구했지만 한순간의 잘못으로 평생 '휠체어'위에서 살아야 했던 비운의 공주. 그러나 이윤지는 슬프거나 안타깝지 않고 씩씩하게 이재신을 표현해냈다.

"'더킹' 촬영은 마치 매회가 작은 산 같았어요. 처음 대본을 받고 스타일리스트와 상의 하는데 대본보고 깜짝 놀랐어요. 등장하자마자 휠체어에 앉으니까 다들 당황했죠. 첫 회에 나오고 난 뒤 두 번째 회부터 바로 휠체어로 가서 앉았어요. 휠체어에 앉아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만 해도 제 캐릭터에게 있어서 평생 가져가야 할 장애였죠. 그런데 '산 넘어 산'이었어요. 휠체어에 앉아있을 만 하니까 북한과 갈등이 생기고 또 은시경(조정석 분)과의 러브라인이 수월치 않고 중간에 국왕인 이재강 오빠(김성민 분)의 죽음에 대한 의문으로 괴로워하죠. 시경에 대한 마음을 열었다가도 오빠의 죽음이 재신의 탓인 것으로 밝혀지자 마음을 닫아 버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작은 산들이 알게 모르게 미션으로 주어졌어요. 전 매회 그 산을 넘으려고 노력했죠."

◆ "휠체어 연기, 힘들었지만 지금껏 몰랐던 현실적 문제 알게 해줘"


실제 이윤지는 '더킹' 촬영에 들어가자마자 절벽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먼저 촬영하며 드라마 내내 휠체어와 한 몸처럼 살았다. 드라마가 끝난 후 시청자들은 이윤지의 오열과 달달한 러브라인 연기와 더불어 이 휠체어 연기를 칭찬하며 '이윤지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개인적으로 힘들면서 재신이 참 딱했던 게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한 거였어요. 그런데 그걸 시청자들이 예쁘게 봐줬어요. 그것이 이윤지라는 배우에게 득이 된 거죠. 촬영장에만 가면 제 촬영 전에 미리 타고 그랬어요. 촬영이 매일 있는 건 아닌데 운전하는 휠체어 조이스틱이 민감해서 하루만 운전을 끊어도 금방 흐트러지거든요. 감정이 안 잡히거나 호흡이 안 맞는 연기적 문제 외에 현실적으로 재신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장면 같은 것에서 조차 어려움을 지금껏 했던 것과 다른 문제를 느꼈어요. 운전 때문에 연기에 방해를 받으면 그게 싫어서 스스로를 많이 혼냈어요. 시청자들은 "아 이윤지 휠체어 운전하기 힘들겠다"라고 배려해 주지 않거든요. 드라마가 전파를 탄 이상 모든 것은 배우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를 혼내며 달렸어요."

◆ "은시경과 조정석을 반반씩 섞었으면 좋겠어요"

'더킹' 종영 후 인터뷰를 이어오고 있는 이윤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역시 '은시경'이다. 이윤지와 조정석은 극중 달달한 러브라인을 이어오며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타게 만들었다.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않으며 딱 가슴이 떨리는 그 거리에서 시청자의 가슴을 콩닥콩닥하게 만들었다. 실제 이윤지는 조정석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재신이 아닌 이윤지로서 제 타입은 은시경과 조정석을 섞였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끝나고도 '시경앓이'가 장난 아닐 정도로 은시경이 인기가 많잖아요. 여자들 마음 한 켠에는 고지식하고 재미없고 꽉 막히더라도 나만 지켜주고 보호해줄 사람을 원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나봐요. 저는 은시경의 그런 성격에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유쾌함을 더했으면 좋겠어요."

◆ "은시경이 납뜩이라고 생각하기 싫어요"

혹시 이윤지가 말하는 조정석의 '유쾌함'이라는 것이 400만을 돌파한 영화 '건축학 개론'속 납뜩이의 모습을 말하는 걸까?

"아니요. 납뜩이까지는 힘들어요. 저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 장면을 계속 돌려봤거든요. 너무 웃긴데도 '아 저 정도는 힘들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납뜩이는 내 머릿속 하나의 캐릭터로 남기고 싶지 은시경이 납뜩이를 했다고 생각 안하고 싶어요. 뭐랄까, 납뜩이는 제 상대로는 너무 쎄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랄까. 저는 그런 것보다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유쾌함이 좋아요. 정석 오빠 안에는 분명히 은시경이 있거든요. 재신으로 지켜본 멋진 은시경에 정석의 유쾌함을 섞으면 저의 이상형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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