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칸필름마켓..韓영화 펄럭·이병헌 관심②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5.28 03:45 / 조회 : 6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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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 해변에 위치한 영진위 부스 위에서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27일 폐막한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기간 열린 유럽최대 영화견본시 칸필름마켓이 대형거래가 실종된 가운데 한국영화는 상대적으로 활발한 세일즈 성과를 냈다.


지난 16일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개막과 함께 열린 필름마켓은 그리스발 경제 위기로 거래 규모가 예년에 비해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 상영 규모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꾸몄지만 몇 년째 이어진 경제 위축에 그리스발 경제 위기가 겹쳐 예년보다 각국 바이어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상당수 해외 바이어들은 개막 첫 주말이 지난 뒤 짐을 쌌다.

설상가상으로 영화제 초반부터 거센 바람과 비가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마켓이 한산했다. 한국영화 큰 손인 CJ E&M도 다른 한국영화 수입사들보다 앞선 23일 마켓에서 철수했다. 올해 CJ E&M 영화들이 경쟁 부문 등 주요부문에 초청되지 못한데다 화제작도 적었던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켓 초반부터 속속 판매성과를 거둔 한국영화들에 외신의 관심이 집중했다. 스크린인터내셔널은 한국영화 특집을 마련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영화들은 이번 마켓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홍상수 감독의 '다른나라에서'는 21일 공식 상영된 뒤 호평이 쏟아지자 추가 상영에서도 극장 전석이 매진될 만큼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이 쏠렸다. '다른나라에서'는 일찌감치 디아파나에 프랑스 배급을 확정했다. 디아파나는 이창동 감독의 '시'와 '밀양',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프랑스에 소개한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는 미국 키노로버에 팔려 미국에서 올 하반기 개봉을 확정했다. '다른나라에서'는 일본과 멕시코, 네덜란드 등 20여개국에 팔렸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도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샀다. '돈의 맛'은 와일드사이드가 프랑스 배급을 맡는다. 와일드사이드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박쥐' 등을 프랑스에 배급했다. '돈의 맛' 투자사 데이지엔터테인먼트 김원국 대표는 "'돈의 맛'이 현재까지 60만 달러 정도 해외 판매를 이뤘다"고 말했다. 임상수 감독의 전작 '하녀'와 비슷한 판매고다.

한국멜로 역대 1위를 기록한 '건축학개론'은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 각국에 판매됐으며, 최동훈 감독의 신작 '도둑들'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대만, 중국, 홍콩 등 아시아 8개국에 팔렸다.

한류스타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영화 '조선의 왕'은 아시아 각국에서 러브콜이 쇄도했다. 주지훈의 컴백작 '나는 왕이로소이다'도 일찌감치 일본에서 눈독을 들였다.

이병헌에 대한 관심을 외화를 수입하는 한국 업체들 사이에서도 뜨거웠다.

이병헌이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 '레드2'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진 것. '레드2'는 이병헌이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존스, 존 말코비치, 할렌 미렌 등과 함께 출연하는 액션영화. 은퇴한 CIA 요원들의 활약을 다룰 예정이다.

이번 칸필름마켓에는 참여하는 배우들의 면면과 시나리오만 소개했다. 그런데도 국내 수입회사들이 서로 사겠다며 경합을 벌였다. 2010년 국내에서 개봉한 '레드'는 불과 80만명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병헌이 출연하는 만큼 국내 흥행이 보장된다고 본 것.

그 결과 50만 달러가 적정선이었던 '레드2'는 180만달러(약 20억원)에 A회사에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국내 회사들이 '레드2' 제작사 서밋 엔터테인먼트에 놀아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졌다.

서밋 엔터테인먼트는 칸영화제 개막을 앞둔 지난 10일 미국에서 이병헌을 포함한 '레드2' 캐스팅을 발표했다. 칸필름마켓을 겨냥한 속 보이는 행보였다.

올해 칸필름마켓에서는 일부 대형회사들이 높은 가격을 불러 중소 회사들이 체결 직전까지 갔던 영화를 사온 사례가 종종 목격됐다. 최근 들어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계속 늘고 있지만 한국 회사들이 봉이라는 인식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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