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짱' 장근석, 감히 대중에게서 멀어지지 마라

[김관명의 스타오딧세이]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2.03.24 10:30 / 조회 : 38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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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근짱' 장근석 얘기를 빼놓지 않는다.

한 관광업체 임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일본 팬들 모객을 위해 '장근석 상품'을 개발했는데, 소속사측과 조건이 맞지 않아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결국 장근석이 출연하는 드라마에 거액의 PPL(간접광고)을 해주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어떻게든 일본 팬 최고의 티켓 파워인 장근석을 활용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한 기획사 대표는 이런 말도 했다. "이번 여름 일본 도쿄에서 5000석 규모의 K팝스타 콘서트를 하려고 한다. 지난해 데뷔한 아이돌그룹 위주로 꾸밀 생각이다. 하지만 장근석이 한 40분만 나와 준다면 공연장 규모를 1만8000석 규모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출연료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무조건 '근짱'이 최고다."

그리고 오는 26일 첫 방송하는 KBS 월화드라마 '사랑비'. '겨울연가'의 윤석호 감독이 내놓는 신작 멜로드라마다.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가 주인공이니, 판권판매 등 일본에서 흥행은 보증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랑비' 제작발표회에는 일본 산케이신문과 후지TV 등 해외매체 30여곳에서만 1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했다. 제작사 윤스칼라 관계자는 "이 모든 게 근짱효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잘 생긴 외모, 일본에서의 폭발적 인기, 윤석호 감독 드라마 출연..이렇게 장근석 동정을 살피다보니 10여년전 인터뷰했던 한 배우가 떠오른다. 정확히 말하면 1994년 말 윤석호 감독이 KBS PD로 재직하던 시절 내놓은 드라마 '사랑의 인사'였는데, 기자가 먼저 인터뷰하고 싶었던 배우는 이 작품이 데뷔작이었던 여배우였다. 그런데 윤 PD는 "그 배우는 나중에 하고 진짜 괜찮은 남자 신인이 있으니 먼저 해보라"고 추천해줬다.

그래서 며칠 후 서울 여의도 한 지하 커피숍에서 그 배우를 만나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한 1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 배우는 기자에게 황송할 정도로 '90도 인사'를 하며 "나중에 성공하면 꼭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그 배우는 진짜 '성공'을 거뒀으니 바로 배용준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배용준은 이후 최지우와 함께 찍은 윤 PD의 '겨울연가'로 일본에서 '욘사마'로 등극, '배용준 신드롬'을 일으켰다.

어쨌든 묘하게 장근석과 배용준은 겹치는 구석이 많다. 꼭 필요할 때 통 크게 기부금을 쾌척하는 점과,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인기 높은 점까지 빼닮았다. 하지만 장근석은 배용준이 갖고 있지 못한 능력 2가지가 더 있는데 우선은 '노래'다. 지난해 그의 일본 아레나투어는 티켓 발매 단 5분만에 6만석을 매진시켰고, 11월 한국배우 최초의 도쿄돔 공연은 4만5000명을 초토화시켰다.

두번째 미덕은 '친근함'이다. 5세 때 아역배우로 데뷔했으니 벌써 연기생활 20여년차. 그만큼 연예계 생리도 잘 알고, 조변석개하는 팬들과 대중의 변덕스러운 마음도 꿰뚫고 있다는 얘기다. "아주 영리한 배우"라는 말도 자주 들린다. 배용준이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 지엄한 존재라면, 장근석은 지금도 수시로 "아니면 아니다"라고 팬들에게 속내를 건넨다.

배용준은 스스로 자신의 성으로 들어가 자신을 감췄다. 대중은 이런 스타를 또 잃고 싶지 않다. 종영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대사를 빌리자면, "감히 내게서 멀어지지 마라." 이 말이 어쩌면 장근석에게 당부하고픈 팬들의 심정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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