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콘서트로 본 한류스타 장근석의 가능성과 한계

도쿄(일본)=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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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사진=소속사 제공


그는 침대에 누운 채 등장해 팬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듯한 설렘에 빠뜨린다. 거리가 멀어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직접 자전거를 타고 공연장을 달리는 정성을 보인다. 무대에서 직접 휴대폰을 꺼내 팬들의 사진을 찍어 그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

노래 중간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끊임없이 팬들과의 소통에 집중한다. 팬들은 단순히 그의 노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와 눈빛을 교환하며 대화한다. 무대에 오른 장근석만의 일방적 고백이 아닌 4만 5000명과 만들어가는 드라마인 셈이다.


‘근짱’ 장근석의 인기는 그야말로 뜨거웠다. 솔직하고 털털하면서도 까칠하고 귀여운 그의 매력은 일본 팬들을 한 번에 녹였다. 스타라는 위엄 대신 친구 같은 편안함을 더한 장근석은 일본에서 진정 ‘프린스’였다.

26일 오후 4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배우 장근석의 첫 콘서트 ‘2011 장근석 더 크리쇼 인 도쿄돔 더 비기닝’은 4만 5000명의 일본 팬의 함성과 환호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는 이례적으로 도쿄돔에서 ‘단독콘서트’를 개최한 장근석은 4시간 내내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연을 만끽했다.


이번 공연에서 장근석이 가장 빛난 점은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 노력. 그는 무대 연출에만 48억이 투입했을 정도로 무대에 신경을 썼다. 직접 ‘프린스 월드’라는 콘셉트로 무대를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큰 공연장을 감안해 멀리 있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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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사진=소속사 제공


장근석은 공연에 앞서 2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10월 아레나 투어는 최대 1만 5000석이었는데, 이번 공연은 4만 5000석이라 관객과 얘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이번 공연에서는 2, 3층에 있는 사람도 장근석이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데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말했다.

이어 “20m 이상 되는 크레인을 2대 동원했고 메인 무대에서 돌출 무대까지의 브릿지 거리를 50m 이상으로 설정했다. 또 운동장을 자전거로 돌며 팬들과 인사하고 열기구를 띄워 3층에 있는 관객들과 눈높이를 맞출 것이다”라며 팬들과 만나기 위한 장치에 공을 들였음을 전했다.

실제로 그의 이런 노력은 팬들을 감동케 했다. 3층 관객석에서 공연을 본 한 일본 팬은 “가까이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열기구 이벤트가 있어 좋았다”라며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오사카에서 온 기무라 요시에씨 역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자전거를 타고 돔을 한 바퀴 돈 것이다”라며 “뭘 할지 예측할 수 없는 면이 장근석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답했다.

장근석 역시 콘서트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무대에선 사람들과 직접 만날 수 있어 너무 좋다. 나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기 때문에 진짜 응원을 받는 느낌이다”라고 팬들과의 만남이 갖는 의미를 전했다.

그는 공연 중간 “나도 너희만 볼게. 너희도 나만 봐” “우나기(장어·장근석이 일본팬을 지칭하는 말)는 내꺼다” “너희가 있어 이 자리에 왔다”라고 말하며 애정을 표했다.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속내를 털어놓으며 팬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특히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통역 없이도 직접 관객과 대화할 수 있었던 점은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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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무대 연출에 집중한 탓인지 라이브 실력이 미흡해 몰입을 방해했다. 불안정한 음정과 음이탈 등은 공연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배우의 콘서트라는 점에서 용인되기도 했으나 ‘배우의 콘서트’이니만큼 더욱 각별히 신경써야 했을 부분이었다.

대부분의 곡이 한국어로 전달된 것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 대부분이 일본 팬임에도 불구하고 노래는 한국어 가사로 전달됐다. 공연의 스토리에 맞게 곡이 편성돼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자막으로 일본어 가사를 제공했다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깊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쇼’라는 형식과 규모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콘서트’의 본질에 맞는 기본적인 고민 또한 더욱 깊어져야 할 것으로 보였다.

장근석은 스스로를 ‘프린스’라 칭하면서도 그에 대한 위엄이나 권위 대신 더 큰 사랑과 애정으로 팬들에게 다가간다. 단순히 스타로서 다가가는 대신 친구이자 애인, 그리고 왕자로 팬들 앞에 서며 팬과의 거리를 좁힌다. 친숙하고 솔직한 그의 매력이 다소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는 일본 스타와 대비돼 일본 팬들을 매료시킨 것이다.

장근석은 공연 후 가진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내년 목표는 돔 투어다. 최종 목표는 카네기 홀이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2008년 2000석 규모의 일본 팬미팅도 다 채우지 못했던 그가 4만 5000명이 함께 한 도쿄돔에 섰다. 3년만에 이룬 쾌거. 장근석은 생각보다 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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