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귀여운 악녀, 서나윤을 잊지 마세요(인터뷰)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0.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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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SBS '보스를 지켜라'(이하 '보스')가 끝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아직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가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할 말 당당히 하는 노은설(최강희 분), 완벽한 재벌2세인데도 어딘가 모성애를 자아내는 차지헌(지성 분), 냉정한 듯 자상한 완벽남 차무원(김재중 분) 등 톡톡 튀는 캐릭터가 줬던 재미 덕분이다.

착한 노은설을 괴롭히는 악녀로 출연했지만, 나중엔 통통 튀는 재기발랄함으로 노은설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던 '보스'의 귀여운 악녀 서나윤도 이에 한몫했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은설·지헌 커플 못지않게 나윤·무원 커플에 대한 응원이 높아진 것은 비단 김재중의 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로 줄곧 '차도녀', 그것도 굳이 따지자면 악녀 역할을 도맡아했던 왕지혜가 코믹하게, 그러나 귀엽게 망가졌기 때문이었다.

자신만의 색깔로 악녀를 선보인 왕지혜는 '보스'에서 연기가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좋아해주셔서 놀랍고 좋다. 연기에 대해서 만족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반응이 좋으니까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너무 속상했다. 그런데 욕심이 오히려 망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냥 계산하지 않고 편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연기력 논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 논란일 수도 없는 게 이슈가 된 작품이 없었던 것 같다.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캐릭터의 색깔이 안 보여서 존재감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연기수업은 많이 받았다.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을 찍고도 5~6개월간 연기수업 받았다. 처음에는 CF미팅 때 연기 시키면 연기를 아예 못 했다. 좋아하거나 슬퍼하는 연기도 못 했었다.

-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역할에 제약이 있다거나 하는 건 없나.

▶ 사람들이 보는 것과 실제 내 모습 사이엔 반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을 보여주고 싶은데 기회가 안 오니까 속상하다고 해야 되나.

- 그래서 그런 걸까. 왕지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 멜로도 깊이가 있었고 코미디를 담당한 것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안 그래 보이는 사람이 망가지는 것에 대한 쾌감이 있다. 의외의 행동을 하면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 같다. 매일 울고 안쓰럽기도 하고, 동정도 있었던 것 같다.

-악역이었다가 갑자기 변해서 힘든 건 없었나.

▶ 초반에 만화 같은 상황이 많아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만화적인 상황에서 밋밋하게 해버리면 심심하고 오버를 하자니 걱정됐다. 절제를 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넘치게 준비해가고, 감독님이 조절해주셨는데 그 과정이 힘들었다. 집에서 혼자 연습할 때는 느껴지는 감정만큼 했는데 현장에 가면 잘하고 싶은 욕심에 과해졌다.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고급스럽지 않은 이상한 코미디가 될 것 같아서 걱정됐다. 예쁘게 나오겠단 부담감 덜어내고 캐릭터가 예뻐 보이면 좋겠지 했다. 상황에 몰입해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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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최강희 역할도 하고 싶었나.

▶ 그렇지 않다. 나윤이가 둘을 맺어주고 끝나는, 소모성 캐릭터가 아니었다. 인간적으로 보이게끔 연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런 역할 언제 다시 해보겠나 싶다. 역할 너무 좋았다. 끝에 나윤이와 은설이를 친구로 만들어 준 것도 좋았고, 여자들 소소한 우정 만들어준 것도 좋았다. 나윤이에게 다른 얘기로 많이 풀어줬고 성장 얘기도 있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캐릭터였다.

- 상대가 JYJ란 인기 아이돌이었는데 애정신 부담은 없었나.

▶ 처음엔 부담 있었는데, 나중에는 바빠서 다른 생각이 많았다. 한번에 OK해야지 하는 생각이 커서 두 번째 찍을 때는 큰 부담은 없었다. 편집본을 보고는 내가 적극적으로 해서 싫어하시지 않을까 했는데 무사히 잘 넘어갔다.

-김재중은 어땠나.

▶ 김재중에게서 JYJ 멤버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랬을 텐데 김재중이 신인배우 김재중의 모습으로 연기를 해서 큰 부담감이 없었다. 성격 소탈하고 꾸밈없고 가식적이지 않고 솔직했다. 사람도 잘 배려하고 스태프 잘 챙기고. 오래 일하고 했기 때문에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넓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무원이라고 부르면서 편하게 연기했다. 대사, 아이디어 공유해서 호흡도 좋았다.

-JYJ 멤버들이 와서 식사를 대접한 적도 있었다.

▶ 뷔페 쐈을 때 열심히 먹었다. 식사 한끼지만 어떻게 보면 스태프들한테는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안 그래봐서 나중에 연기할 땐 스태프들에게 작은 소소한 이벤트라도 하고 싶다.

- 애드리브를 한 적도 있었나.

▶ 마지막 신에서 "얼마나 컸나 보자"하면서 키 재는 장면이다. 무원이와 나윤이로 몰입이 돼 있어서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공감간다 해주시더라.

- 실제라면 지성과 김재중 중에서?

▶ 연애는 지헌(지성 분), 결혼은 무원이랑 하고 싶을 것 같다. 내가 좀 허둥대고 그래서 잘 챙겨줄 수 있는 남자가 좋다. 그런데 순수하고 아기자기한 사랑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 이민호 현빈 김재중까지, 남복이 많은 것 같다.

▶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했나보다. 흥행운은 좀 없었지만 인복·작품운은 있는 것 같다. 다들 좋았다. 연기하면서 자기 욕심 부리면서 돋보이고 싶어 하는 연기자도 있을 법한데 그런 분 없었다. 함께 연기하고 고민하면서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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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 실제 연애스타일은?

▶ 좀 남자같은 것 같다. 기대거나 애교 같은 거 없고, 털털한 걸 좋아했다. 보통 여자들이 하는 행동을 잘 안한다. 늦거나 뭘 바라거나, 공주대접 바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친구같이 연애하는 편이다. 결혼 생각은 아직 없다. 배우로서 나에 대해서 자신도 생기고 사람들이 믿음, 신뢰 줄 수 있게끔 성장해서 내 가족이나 스태프들도 잘 챙기고 지켜주고 싶다.

-최강희 너무 동안이라 부담스럽진 않았나.

▶ 부담 있었다. 난 재벌역이기 때문에 그 배경 안에서 캐릭터를 살려주면서 잘 어울려 보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성숙해보여서 고등학교 연기를 못 했다. 이제 나이를 찾아가는 것 같다.

-최강희가 4차원이라던데 진짜 그랬나.

▶ 가식 없고 꾸밈없는 모습을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 연기할 때 포장된 듯한 느낌을 보는데 언니는 생생한 살아있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보통 여배우와는 달라서 너무 매력적이고 인간적이었다. 꼭 어린아이 눈빛 같았다.

-' 보스' 끝난 소감은 어떤가.

▶ 실감이 너무 안 난다. 어딘가 여행을 다녀오고도 싶기도 하다. 운이 좋았고 너무 이번 작품은 정말 몇 천 컷 중에 한 컷도 소홀히 안 찍었다.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 작품은 어찌 됐건 잘 할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 이번에 좋았는데 혹시나 실망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많다. 어떤 작품을 해야 될까 많이 고민하고 있다. 한 계단 오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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