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송지선, 황량한 빈소 그 많던 야구선수 어디에

배선영 기자 / 입력 : 2011.05.24 21:47
  • 글자크기조절
image
故송지선 빈소ⓒ홍봉진 기자


23일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故) 송지선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빈소는 황량했다.

24일 오후 송 아나운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세브란스 장례식장은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세간의 폭발적 관심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했다.


유족들의 뜻으로 비공개로 치러진 탓도 컸다. 송 아나운서와의 친분관계를 뚜렷이 밝히지 못했던 몇몇 조문객은 병원 측 경호요원들의 저지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지연 전 KBS N 아나운서와 정지원, 공서영 KBS N 아나운서 및 이용철 KBS야구 해설위원, 민훈기, 이병훈 야구 해설위원 등 고 송지선과 친분을 맺었던 방송계 및 야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드문드문 이어졌을 뿐이다.

송 아나운서가 지난 2009년 KBS N에 입사, 이후 지난 해 3월 MBC 스포츠플러스에 이직한 뒤 사망 전까지 2년 여간 동종업계에서 친분을 쌓아왔던 수많은 야구선수들의 조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현재 한창 프로야구 시즌인 탓도 있을 것이다. 24일 오후에도 서울 잠실경기장과 목동경기장을 비롯, 대전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기아 넥센 SK 한화 두산 LG 삼성 롯데의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그녀의 사망 당일인 23일은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었다. 지방에서 경기가 예정된 구단 선수들이 아니라면 조문은 충분히 가능했다.

그나마 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 선수가 23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힘내라는 문자 한통도 못 보내서 미안해.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무서웠을까"라며 꼭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해야해. 누난 행복해야 할 사람이니깐"이라며 고인의 죽음에 안타까워 한 것이 찾아볼 수 있는 전부였다.

야구 선수들의 이런 무심함(?)은 송 아나운서의 죽음이 두산베어스 소속 투수 임태훈 선수와의 스캔들로 인한 탓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아나운서와 스캔들에 휘말린 임태훈은 이날 오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갔다.

두산베어스 측은 "현재 정신적 충격으로 심신이 불안정한 임태훈 선수를 24일부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소속 선수의 개인적인 일로 인해 팬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께 많은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야구 방송인의 죽음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고인의 쓸쓸한 빈소를 바라보면 그의 마지막 가는 길 먼발치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해주지도 못할 만큼 그들의 생전 인연은 허망하고 헛된 것이었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밀려온다.

image
오열하는 고인의 어머니ⓒ홍봉진 기자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