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드라마서도, 인생서도 '반전'노려요"(인터뷰)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1.03.05 11:18 / 조회 : 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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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승현 ⓒ양동욱 인턴기자 dwyang@
배우 김승현(30)이 뒤통수를 제대로 쳤다!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대서양 그룹의 막내아들 김영식으로 출연하고 있는 그가 예상치 못한 반격으로 시청자들의 허를 찔렀다.

든든한 후원자인 줄 알았던 그는 어린 조카 민재(유승호 분)를 이용하려는 야심을 드러냈다. 고민과 갈등을 들어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그가 가면을 벗으면서, 자칫 늘어질 수 있는 극의 시점에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김회장(이순재 분)이 밖에서 낳아 온 아들로 중간에 투입, 자신의 처지를 잘 안다는 듯 늘 한발 짝 뒤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김승현은 제작진의 숨겨진 무기였던 셈. 4년 만에 연기 재개에서 기존의 이미지와 상반된 악역을 선택, 이미지에 대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간 작품에서는 대부분 착하고 바른 캐릭터 연기만 해 왔어요. 이번에 악역을 해 보려고 하니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요즘은 개성 없이 그저 착한 캐릭터보다는 강렬한 악역이 더 사랑받는 것 같아요. 그런 캐릭터가 연기하는 것도 더 재미있고 매력이 있죠."

김승현은 17살 잡지모델로 데뷔해 SBS 청춘 시트콤 '행진'으로 일약 청춘스타에 등극했다. 이후 SBS '흐린 날에 쓴 편지', MBC '자매바다'. KBS 2TV '꽃보다 아름다워'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출연하면서도 주로 조용하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악역 연기는 이번이 거의 처음이다.

실제로도 주변인들에게 독한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인 그에게는 이번 역할은 새로운 도전이다. 김승현은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연예 활동에 복귀하면서, 연기활동에 주력하며 배우로 한층 성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간 착한 역할을 해 온 탓도 있고, 제가 남 듣기 싫은 소리 잘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런 성격 탓에 강한 감정을 표현하기가 힘든 면도 있죠. 작년 10월에 소집 해제되고 바로 이번 작품을 하게 됐어요. 생각보다 빨리 작품을 하게 돼 긴장이 됐죠. 막상 현장에서 감독, 스태프, 배우들과 연기를 하게 되니 무척 설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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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승현 ⓒ양동욱 인턴기자 dwyang@
사실 김승현은 지난 2006년 종영한 '자매바다' 이후 뚜렷한 연기활동이 없었다. 당시에는 연기보다는 예능이나 MC 활동에 주력했다. 연기보다는 활동적인 예능 프로그램이 적성에 맞는 것처럼 느껴졌다. 뛰어난 운동 실력에 모델출신다운 훤칠함을 지닌 그는 한때 KBS 2TV '출발 드림팀'에서 맹활약하며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대중들이 바라 봤을 때 연기자라는 느낌을 많이 못 받으신 것 같아요. '출발 드림팀'으로 이름을 알렸을 때도, 배우보다는 운동 잘하는 모델 출신 방송인으로 기억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았어요. 활동을 쉬면서 조금 더 배우로서 느낌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고요. 기회가 된다면 뭐든 열심히 하고 싶어요. 예능이나 모델 활동도 하고 싶지만, 배우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싶은 마음이 커요."

앞서 김승현이 해 왔던 연기 외 활동에는 쇼핑몰 운영도 있다. 현재는 운영을 접고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 때 성공적인 운영으로 인기를 몰았다. 그는 "연예인 활동을 하면서 공백 기간이 있고 수입이 일정치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업 쪽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해서 하게 됐어요"라며 "군 제대 후 연기활동에 주력하고 있지만, 모델 출신만큼 패션에 관심이 있어 남성의류 쇼핑몰 사업을 다시 준비하려고 계획 중이예요."

그가 마음속으로 막연히 품고 있던 연기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핀 것은 고 최진영이었다. 두 사람은 연예인 축구팀으로 활동하면서 친분을 쌓게 됐다. 이후 함께 작품 활동도 하며 허물없는 형 동생 사이가 됐다. 김승현에게서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본 최진영은 그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하곤 했다.

"남자들은 운동을 하면서 친해지니까요. 일적으로 만나지 않고 운동을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죠. 동호회를 통해 만나 형 동생하면서 친하게 지냈어요. 형이 같이 일을 해보자고 제안해서,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고요. 동생들을 참 잘 챙겨주는 분이었어요."

"좋은 형으로만 느꼈는데, 어느 날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배우로서 마스크를 가지고 있고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요건이 있는데 왜 노력하지 않느냐'고요. '난 네가 좋은 연기자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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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승현 ⓒ양동욱 인턴기자 dwyang@
최진영이 남긴 조언들은 그의 사후, 김승현의 가슴에 뿌리 깊이 박혔다. 김승현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갈 방향을 정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 달려갈 계획이다. 서른에 즈음한 그는 연기에 대한 생각도 마음가짐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눈이 확 트이는 느낌 이예요. 아직도 부족하고 배울게 많긴 한데. 어렸을 때 연기 했을 때 감독님들이 서른쯤 되면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나이가 되니까 경험도 쌓이고, 인생에 있어서 우여곡절도 있고. 많은 경험들이 쌓여서 연기를 하는데 있어 더 표현이 자연스러워 진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 담긴 달까요."

기회가 된다면 액션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고. "화끈한 액션을 한 번 선보이고 싶어요. 이제는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역할을 해 보고 싶어요. 사실 갓 데뷔했을 땐 외모로 주목을 받고 주인공 역할을 많이 했었죠. 멋있고 바른 역이 많이 주어졌고요. 이제는 그런 면에서 탈피해서 개성이 강하고 사람들한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해 보고 싶어요."

'욕망의 불꽃'으로 시청자들에게 김승현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일. 그것이 현재 그의 목표다. 드라마 후에는 연기 공부를 좀 더 해 깊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김승현과 다른 모습으로 반전을 노린다.

김승현은 "갑작스럽게 일을 하게 돼서 준비를 많이 못하고 들어가게 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하고 싶어요. 연기적인 면이나 외적인 부분에서나 모두요 .연기자로서 다시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이 있고 좋은 기회가 있으면 뭐든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지켜봐 주세요"라며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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