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의 성공 리더십 vs<br>유재석의 실패 리더십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1.02.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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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과 유재석. 이 두 사람을 빼놓고 '예능'을 얘기할 수 있을까.

남녀노소 폭넓은 팬 층을 바탕으로 '국민MC'라 불리며 KBS, MBC, SBS의 주요 예능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각기 다른, 아니 정확히 그만의 개성이 담긴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씨름 천하장사 출신으로 개그맨이 된 강호동의 성공 리더십과 정통 개그맨 출신으로 MC로서 빛을 발하고 있는 유재석의 실패 리더십이 눈길을 끈다.

지난 주말 '무한도전'은 동계올림픽특집으로, '1박2일'은 설악산 종주로 각각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12일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깃발 뽑기' 경기에서 허우적대는 길을 평소의 그답지 않게 다그쳐 눈길을 끌었다. 늘 배려하는 그였기에 '호통'을 치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색다른 모습이었다.


13일 '1박2일'에서 강호동은 설악산에 오르며 힘들어하는 멤버를 직접 적으로 크게 돕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스스로 묵묵히 산을 오르고 또 올랐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감격스럽게 정상에서 일출을 맞았다.

강호동과 유재석, '국민MC'라는 공통점 외에 이들의 리더십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강호동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강심장' 등 각 방송사의 '1등 예능'을 이끌고 있다. 이들 프로에서 강호동은 강한 리더십으로 멤버들 혹은 출연자들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그들의 잠재능력을 살려 낸다.

큰 목소리와 거대한 덩치로 대변되는 그는 외면 자체에서 풍기는 카리스마로, 프로그램 전체를 압도한다. 결과 또한 좋아 잘 나가는 프로는 더욱 잘 나가고 있고, 부침이 있는 프로조차 경쟁 프로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는 '성공'이란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멤버들을 채찍질하고, 이를 이뤄낸다. '독려'가 그의 리더십의 또 다른 모습이다. '미션'을 완수했을 때 그가 하는 '포효'는 이러한 성공 리더십의 성취감을 보여주는 듯하다.

유재석의 리더십은 어떤가. 그를 '맞수' 강호동과 비교하면 '실패 리더십'에 가깝다.

유재석의 첫 시작이 순탄한 적은 없었다. 대표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은 첫 시작 당시의 이름 '무모한 도전'답게 별 기대 없는 상황에서 시작해 지금의 '무도'를 만들어 냈다.

SBS '런닝맨'은 어떤가. '패밀리가 떴다2'의 부진에 따라 이를 폐지하고 신설된 '런닝맨'은 초반의 불안함을 극복하도 어느새 10%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서서히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출발, 이후 일요 예능 프로 '왕좌'에 오랜 기간 군림했던 '패밀리가 떴다'를 연상 시킨다. 그는 "'1박'이나 '무도'의 아류"라는 지적을 받았던 '천덕꾸러기' 프로그램을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히트상품'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는 비록 '성공'이 아득해도 숱한 실패를 거듭하며 끝내 '성공'을 만들어내고 만다. 이는 그만의 '배려'를 통해 이뤄지는 일이다. 스스로 '실패'의 쓴 맛을 잘 알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가 이끄는 멤버들은 늘 그를 만만하게 본다. 그 스스로도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발현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지난 5년간 국내 예능계를 양분하고 있다. 이들은 그들의 의사에 상관없이 늘 '맞수', '경쟁자'란 단어로 수식된다. 이 '강호동-유재석 예능제국'을 대체할 이들은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두 사람의 각기 다른 공고한 리더십이 계속해 이어지는 한 당분간 이들의 '제국'은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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