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사생활? 동안? 여배우 숙명으로 생각"(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12.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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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꼭 1년 전 '전우치'로 임수정을 만났을 때, 그녀는 깨지기 직전 살얼음 같았다. 위태위태했고, 바람이 휘청 거리는 촛불 같았다. 스스로도 "많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1년이 지나 '김종욱 찾기'로 임수정을 다시 만났다. 뭔가를 털어 버린 것 같았고, 벽을 넘어선 것 같았다. 후련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기간 임수정 안에서 무엇이 바꿨을까?


임수정은 8일 개봉하는 '김종욱 찾기'에서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뮤지컬 음악 감독으로 출연한다. 맨얼굴에, "끄끄끄"하고 웃을 만큼 털털하며, 무엇보다 끝을 보는 게 두려워 결말을 읽지 않는다. 임수정은 그런 극 중 모습이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했다. 한가지만 빼고.

-임수정이 '김종욱 찾기'를 한다고 했을 때 두 가지 궁금한 게 있었다. 지금까지와 다른 로맨틱코미디를 선택한 것과 열애설까지 났던 공유와 작업을 했다는 것인데?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택하진 않았다. 로맨틱코미디를 하고 싶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거다 싶은 게 없었다. '김종욱 찾기'는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같으면서도 한국적인 정서가 있었다. 타이밍도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유는 이런 이야기를 함께 하는데 딴 세상사람 같지 않기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장르를 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고.

-서로 친분이 두텁기 때문에 연기하는 데 어색하거나 부담은 없었나.

▶친해서 연기하는데 어려울 것 같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나 공유나 둘다 10년 가까이 연기를 했다. 이제는 프로페셔널하게 선택하고 연기한다. 배우 대 배우로 만나니깐 묘하게 흐르는 선의의 경쟁이 있었고, 친하기 때문에 자기 것만 하지 않고 도와주려는 분위기가 있었다.

-1년 전 위태위태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뭔가를 넘어서고 털어버린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자신감이 느껴지고.

▶둘 다다. 여배우로서 했던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사람들이 여배우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들, 듣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는 것에 대한 고민들. 여배우는 '여'가 훨씬 앞에 나오고 배우는 아주 뒤에 나오지 않나.

사생활이나 피부, 동안, 외적인 것에 대한 관심들...그런 것들이 여배우로 살면서 겪는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나.

▶계기는 없었다. '김종욱 찾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느꼈다고 할까? 젊음이 사라졌을 때 계속 필모그래피를 쌓아 가면 배우라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 이상 여자라고 느끼지 않게 되면. 아, 그러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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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첫사랑 찾기다 보니 첫사랑에 대해 많이 물었을텐데.

▶사실 첫 사랑이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대개 여자들은 첫사랑 대신 마지막 사랑을 기억한다. 지금 사랑이 늘 마지막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영화들에서 보여주지 않는 모습을 선보이는데. 털털하고 소심하고.

▶일상적인 임수정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평소에 거의 노메이크업으로 지낸다. 옷도 편하게 입고. "끄끄끄"라고 웃는 모습은 아는 사람만 아는 건데 이번 영화에서 처음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나를 아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들으면 웃긴다고 하더라.

-끝을 보지 않으려 하는 성격도 비슷한가.

▶그건 다르다. 일이든 관계든 사랑이든 감정이든 어떻게 끝까지 가보려 한다. 감정의 바닥끝까지 가보면 찍고 올라올 수 있다. 침잠하는 게 오래 걸려도 어떻게든 올라오게 된다.

-경험담인가.

▶물론.

-지금 로맨틱코미디를 할 타이밍이라고 했는데.

▶지금 내가 잘할 수 있는 장르라고 할까? 사랑도 알고. 나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없었으니깐. 10대 때 빨라야 30대 중반에 결혼할 것이라고 했다. 결혼에 대한 판타지도 없었다. 그렇기에 이제야 이런 장르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윤기 감독의 저예산영화를 현빈과 찍었는데.

▶현빈 연기가 정말 물에 오른 것 같다. '시크릿 가든'을 너무 재미있게 본다. '만추'도 너무 기다려진다.

-로맨틱코미디처럼 오래 동안 하고 싶은 장르가 또 있나.

▶오래 동안이란 단어를 붙이긴 그렇고 스릴러를 해보고 싶다.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라비앙 로즈' 같은 영화. 극적인 삶을 살고 간 여인을 20대 30대 40대로 계속 연기할 수 있는 것. 여배우로서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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