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12일 7개월 대장정 끝 "절반의 성공"①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10.12 10:06 / 조회 : 6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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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동이'가 12일 종영을 앞뒀다. 지난 3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지 약 7개월만이다. 그간 20%를 넘는 시청률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동이'는 이날 마지막 60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장희빈과 숙종의 뜨거운 이야기가 조선 사극의 대표적 소재로 수차례 다뤄지는 사이 조연에 불과했던 숙빈최씨를 주인공으로 삼은 '동이'는 '대장금' 이병훈 PD의 신작으로, 역사의 조연을 재조명하는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동이'는 이병훈 PD의 원숙한 연출력으로 알려진 바 없었던 숙빈최씨 동이(한효주 분)에게 생명력을 부여하는 한편 숙종(지진희 분)을 인간다운 매력이 넘치는 왕으로, 조선조 최고의 악녀로 알려진 장희빈(이소연 분)을 보다 지적이고 단아한 여인으로 묘사하는 등 눈에 띄는 시도로 구태의연할 뻔 했던 이야기를 새롭게 썼다.

'대장금', '이산'의 사극 명장 이병훈 PD의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기획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전개 때문이다. 초중반 다소 늘어진 전개 때문에 후반부는 줄거리 전달에 바빴다는 지적도 있다.


'동이'는 21대 영조의 생모이자 19대 숙종의 후궁이었던 천민 출신의 여인 숙빈 최씨의 파란만장한 인생 유전과 영종 임금의 극적인 성장 과정을 극화한다는 기획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10회를 연장하고도 이야기 전개에 숨이 가빴던 '동이' 후반은 교육관과 군왕의 도를 일깨우겠다는 기획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허준'에서 의술, '상도'에서 상술, '대장금'에서 음식을 부각시켰듯이 장악원을 무대로 조선의 화려하고 우아한 음악 세계를 선보이겠다던 계획 또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제작 관계자는 시청자의 귀에 익숙하지 않은 음악이라는 소재를 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 때문일까? '동이'는 초반 시청률 20%대에 진입하고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내내 20%대 초반 시청률에 머물렀다. 한때 SBS '자이언트'에 밀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40% 시청률을 넘나든 이병훈 PD의 전작 '대장금', '이산' 등과 비교하면 저조한 결과다.

반면 배우들의 고른 호연은 '동이'의 큰 미덕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찬란한 유산'의 성공 이후 현대극에서 사극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던 한효주는 천방지축 동이의 어린 시절부터 강단있는 어머니까지 굴곡진 성장 과정을 매끄럽게 소화해 냈다.

'깨방정 숙종'이란 별명을 얻은 지진희는 귀여운 로맨틱 가이와 카리스마 있는 군주의 모습을 동시에 발산하며 새롭게 주목받았다.

조연들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선대 장희빈들과는 다른 이지적인 면모로 승부를 걸었던 이소연은 시청자들의 찬사 속에 품위있는 죽음으로 극을 하차했으며, 사극에 처음 도전한 박하선 또한 자애로운 인현왕후를 그려내 호평받았다.

'동이'는 이같은 의미와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채 12일 종영한다. 후속으로는 김남주 정준호 박시후 채정안이 주연을 맡은 '역전의 여왕'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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