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 더욱 특별했던 3가지 이유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3.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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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 이쉬움 속에 종영했다. 방송 내내 이어진 화제성으로 보나, 한 회 한 회가 끝나고 남은 여운으로 보나 '지붕뚫고 하이킥'은 돋보이는 시트콤이었고 특별한 작품이었다. 6개월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지붕뚫고 하이킥'이 남긴 세 가지 의미를 짚어봤다.

◆시트콤, 현실을 노래하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사람들은 '2000년대에 식모가 웬 말이냐'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버지와 헤어진 자매가 세상물정 모르고 부잣집 식모로 들아간다는 설정은 1970년대 드라마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지붕뚫고 하이킥'은 설정만 그럴듯했지 갈수록 비상식으로 치닫는 막장 가족극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현실을 유쾌하고도 절절하게 노래하는 것.

젊은이보다 더 열정적인 순재-자옥 커플의 황혼 러브스토리, '서운대생' 황정음이 그대로 그려보인 '88세대'의 비애와 학벌주의, 입주가정부 세경이 알아서 의사선생에 대한 마음을 접게 한 빈부격차와 계급차, 설 곳 없는 정보석이 묘사한 고개숙인 가장, 외로운 해리와 보석이 그려보인 가족 내 소외…. 곳곳에 살아숨쉬는 2010년의 리얼리티는 극의 재미와 의미를 더했다.

◆시트콤 장르의 저력 알렸다


2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은 '지붕뚫고 하이킥'은 침체됐던 시트콤의 저력을 알린 신호탄이기도 했다. 앞서 방영된 '태희혜교지현이'가 줌마테이너의 저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한 데 이어 대박을 터뜨린 '지붕뚫고 하이킥'은 지상파 3사를 통틀어 단 한 편이 남은 시트콤이란 장르가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음을 입증했다. 뒤이은 새 일일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이 분위기를 이어갈지도 관심거리다.

김병욱 PD의 여전한 감각 역시 방송 내내 화제가 됐다. 김 PD는 1995년 'LA 아리랑'(1995)을 시작으로 '순풍 산부인과', '똑바로 살아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을 연달아 성공시킨 '시트콤의 귀재'다. 3년 전 '거침없이 하이킥' 당시에도 빛났던 이야기와 캐릭터의 직조 솜씨는 더욱 매끄러워졌다는 평가다. 김 PD는 이번 '지붕뚫고 하이킥'은 그의 작품 중 가장 어둡지만 그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의 '발견' 혹은 '재발견'

짧은 시간 동안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이 이뤄지는 시트콤은 옛부터 스타 탄생의 산실이었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그 측면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4각 러브라인의 주축 중 한 명인 윤시윤은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신예. 유인나와 광수, 줄리엔강 등도 첫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재발견한 스타들은 더욱 돋보인다. 황정음과 신세경은 숨겨진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2010 최고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어리버리한 아버지로 180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정보석에게도 찬사가 쏟아졌다. '빵꾸똥꾸'의 악동 해리를 연기한 진지희와 야무진 서신애도 빼놓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에 이어 멜로순재가 된 이순재의 저력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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