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범 "내 연기도 슈주 활동의 일부"(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1.21 10:14 / 조회 : 7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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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문진'의 김기범 ⓒ유동일 기자 eddie@


슈퍼주니어의 꽃미남 아이돌 김기범(23). 그러나 그의 이름 앞에는 가수보다 배우라는 설명을 덧붙여야 할 것 같다. 김기범은 '슈퍼주니어의 기범'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연기자 김기범'이었으니까.

가수로 무대에 오르기보다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으로 인사하길 즐기는 그의 요즘 행보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21일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주문진'(감독 하명중)이 개봉하고, 29일에는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는 연극 '낮잠'으로 대학로 무대에까지 진출한다.

'주문진'의 첫 시사회를 마치고 만난 김기범은 부담보다 기대에 가득한 모습이었다. 연극 얘기를 먼저 꺼냈더니 그는 "첫 무대가 얼마 남지 않아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10시간씩 연습을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푸념과 달리 얼굴엔 신난 기색이 역력했다.

"저는 독하게 하는 게 좋아요. 그렇게 해야 뭔가 하는 것 같고. 뭔가 일이 주어지면 심하게 집중을 하는 편이에요. 저는 타고난 게 없거든요. 그렇게 안 하면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싶어서 그냥 막 해요, 무식하게."

굵고 나직한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열심히, 그리고 독하게 연기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김기범은 3년 전 시작된 볼펜 물고 발음 연습하기를 아직도 계속하고 있을 정도다. 그는 잘근잘근 씹혀 결국 부러지고 만 볼펜들을 버리지 않고 모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했다.

김기범의 이런 면은 강원도 주문진에 꼬박 두 달을 틀어박혀 촬영했던 '주문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그가 맡은 고스트는 이름에서 보듯 사람인지 유령인지도 모를 미지의 인물. 김기범은 "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기분으로 영화에 매달렸다. 축 늘어진 고스트의 옷을 입고 잠도 자고, 근처 호프집에도 갔다. 마치 옷과 한 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까지 지독하게 매달렸다. 서울에 가고 싶을 때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

"연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주문진'을 촬영했던 제 자세에 대해서만은 후회하지 않아요. 연기하다보면 '조금 더 할 걸' 하는 마음이 드는 작품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엔 아니에요. 내가 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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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문진'의 김기범 ⓒ유동일 기자 eddie@


김기범은 2008년 종영한 MBC 일일극 '춘자네 경사났네' 이후 9개월을 쉬었다. 지난해 슈퍼주니어가 '쏘리쏘리'를 들고 컴백, 대히트를 쳤지만 그 무대에서도 김기범을 찾을 수는 없었다. 김기범은 그 때,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연극을 많이 보고, 연기 연습도 하고, 미국에도 다녀왔어요. 제게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여유가 좀 생겼다고 할까. 그땐 빨리 내가 성인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지금은 무엇이든 잘 해내서 보답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해요."

김기범에게 혹 자신이 없는 동안 슈퍼주니어의 대표 히트곡이 나온 것이 아쉽지는 않느냐 물었다. "연기를 더 하고 싶다" 강조하는 그가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가수로 무대에 오를 계획도 있는지도 궁금했다.

김기범은 "아쉬움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슈주의 1위를 기분좋게 지켜봤다"고 말했다.

"슈주는 원래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팀이잖아요. 제가 다만 혼자 연기를 하고 있을 뿐, 이것도 슈주 활동이라고 봐주시면 해요. 무대에 오를 때만이 슈주가 아니니까요. 신동이 '뽀뽀뽀' 나오는 것도 슈주 활동의 일부이듯 제 연기도 마찬가지죠. 물론 제가 다시 무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두가지 일을 같이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연기든, 노래든, 모든 일이 예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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