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대상 수상자로 본 드라마 10년사(2001~03)②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12.15 08:54 / 조회 : 6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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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강수연 전인화, '명성황후' 유동근, '인어아가씨' 김성민 장서희(좌측부터 시계방향)


2001년 최수종-차인표-전인화·강수연

KBS '태조 왕건'의 인기는 2001년에도 이어왔다. 초반 궁예(김영철 분)의 신들린 카리스마로 주인공이 역전됐다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최수종은 얼핏 보면 우유부단한 듯 보이지만 새 시대를 열어갈 인물답게 여러 계층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지혜로운 군주로 등장, 강인한 내면을 품은 왕건을 연기했다.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영됐던 '그 여자네 집'은 '그대 그리고 나'와 '파도' 등을 집필한 김정수 작가의 작품이다. 김 작가 특유의 안정되면서도 무게감 있는 필력으로 흡인력을 갖췄다. 엄마나 아내로 살기 보다는 자기 발전을 위한 삶을 원하는 신여성 영욱(김남주 분)과 그의 애인이자 없는 집안의 장남 태주(차인표 분)의 사랑에서 결혼, 결혼을 영유하며 겪는 갈등이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이 드라마를 통해 차인표는 '사랑을 그대 품 안에', '별은 내 가슴에' 등으로 굳혀진 재벌 남에서 탈피, 변신에 성공했다.

이 해의 최고 유행어는 단연 '뭬 야!'가 아니었을까. SBS '여인천하'에서 경빈(도지원 분)이 눈을 부리며 호통 치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패러디되고 있다. '여인천하'는 첩의 딸로 태어나 자신의 운명에 맞서 최고 권력층까지 진입한 정난정(강수연 분)이 무서운 야망으로 문정왕후(전인화 분)를 등에 업고 폭군을 자행하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이전 사극에서 장희빈, 장녹수 등 여성적인 매력을 어필한 여성 권력자들과 달리 '여인천하'는 여성 권력자의 캐릭터를 좀 더 다양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특히 정난정과 문정왕후의 피 튀기는 긴장감 있는 연기는 그 해 대상을 공동 수상의 영예로 돌아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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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유동근- 장서희-안재모

KBS '명성황후'는 조선왕조 말년에 구미 열강과 일제의 야욕 앞에서 궁지에 몰린 조선을 일으켜 세우는 '철의 여인 명성황후'와 퇴락한 왕실을 바로 잡고 강력한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개혁의 선봉에 섰던 대원군의 이야기를 다뤘다. 유동근은 선 굵은 카리스마를 설득력 있게 그리며 흥선 대원군의 캐릭터를 재해석, 타이틀 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받았다.

장서희를 조연에서 단박에 주연으로 올려준 MBC '인어아가씨'는 배신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다루는 이야기로 동생의 약혼자를 뺏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패륜 드라마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급박한 전개와 다양한 에피소드로 1년 넘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단역부터 시작해 탄탄한 연기 실력을 쌓아 온 장서희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 그 해 대상을 수상했다.

역사 속의 인물 김두환을 주인공으로 만든 SBS '야인시대'는 단순한 조폭 드라마가 아닌 암울했던 시대상이 반영된 남자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쌍칼, 시라소니, 하야시, 개코, 가미소리 등 다양한 캐릭터로 인기, 다 주인공 시대의 막을 올렸다. 이 가운데서도 청년 김두환 역을 맡은 안재모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걸맞지 않는 안정된 연기력과 화려한 액션 연기로 주연급 연기자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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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이영애 '올인'송혜교 이병헌


2003년 김혜수-이영애- 이병헌

KBS '장희빈'에서 1대 장희빈 윤여정을 시작으로 이미숙, 전인화, 정선경 등 쟁쟁한 장희빈들의 뒤를 이어 김혜수가 5대 장희빈 역을 맡았다. 서구적인 마스크임에도 불구하고 당차고 억센 장희빈 역을 잘 소화했으나 김혜수 만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는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선풍적인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MBC '대장금'이 방송됐다. 7개월 넘게 방송된 '대장금'은 '허준'의 뒤를 이은 이병훈 PD의 역작으로 50%를 넘나드는 초대박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대장금'은 남존여비의 봉건적 체제에서 집념과 재능으로 궁중최고의 요리사로 거듭난 장금이의 인생을 그렸다. 이영애는 심은하, 전도연 등 또래 연기자에 비해 저평가됐던 연기력과 스타성을 이 작품을 통해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한류 스타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SBS'올인'은 2009년 '아이리스'로 또 한 번의 대상을 기대하고 있는 이병헌의 첫 번째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노승일의 동명소설 '올인'을 각색해 만든 최완규 작가의 작품으로 어린 시절 고아가 된 주인공 인하(이병헌 분)가 탁월한 승부근성을 보이며 성공하는 사업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병헌은 점차 인하가 냉혹한 사업가로 변해가는 과정과 첫 눈에 반한 연인 수연(송혜교 분)과의 안타까운 멜로 라인도 잘 소화하며 호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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