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유인나 "제2의 청순글래머? 기뻐요"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12.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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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의 유인나 ⓒ이명근 기자 qwe123@


애교 가득한 목소리와 달콤한 미소, 신인 탤런트 유인나(27)와의 만남은 시작부터 상큼했다. 그녀는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숨은 매력녀. 황정음의 친구이자 광수의 찰떡궁합 여자친구로 출연중인 유인나는 적은 분량이지만 등장할 때마다 톡톡 튀는 매력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밝고 경쾌하기만 한 그녀를 보면 고생없이 자라 무난하게 첫 작품에 출연한 것 같지만, 그건 모르시는 말씀. 10년 전부터 가수를 준비했던 그녀는 남모를 고생 끝에 이 자리에 왔다. 덕분에 황정음, 신세경, 최다니엘, 윤시윤, 광수 등 또래 출연진 사이에선 가장 언니뻘. 비록 크지 않은 역할이지만 단 몇 초라도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순간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 유인나에겐 큰 기쁨이다.


유인나라는 이름은 작명가였던 외할아버지께서 '특별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그녀에게 주신 것이다. 남모를 힘든 시간을 거쳐 조금 늦게 출발선에 선 유인나의 특별한 시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이킥'이 첫 작품인데, 데뷔가 늦은 편이다. 출연진 중에선 제법 언니다.

▶17살부터 가수를 준비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한데다 목소리도 특이해 모던록 보컬을 하려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무너지고 다시 시작하길 반복했고, 꼬박 10년만에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갔다. 진로도 바꿨다. 가수를 준비할 때도 연기를 병행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꿈을 버리기가 쉽진 않았다.


-'하이킥'의 인나도 가수 지망생으로 등장한다.

▶극중에선 천방지축이지 않나. 그땐 지금의 인나와는 조금 달랐다. 가수를 준비하는 동안 정말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그것 때문에 힘들었고 또 행복하기도 했다. 언젠가 '하이킥'에서 노래하는 모습도 보여드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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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의 유인나 ⓒ이명근 기자 qwe123@


-연기를 해보니?

▶둘 모두 자신의 감정을 자신의 호흡으로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노래와 연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힘들었지만 그 전에 힘든 시기가 이미 많아서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 '이만큼 힘들었는데 더 힘들 때가 또 있겠어' 하면 기운이 난다.

-고생없이 귀여움만 받고 자랐을 것 같은 이미지다. 애교도 많고.

▶귀여움이야 많이 자랐지만 쉽게 오지는 않았다. 애교는 평소에도 정말 많다. 어머니께서 늘 상냥하고 친절하게 남을 대하라고 하셔서 몸에 뱄다. 의외로 첫인상을 새침하고 쌀쌀맞게 보는 분도 많은데, '하이킥' 이미지가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오디션 때 3명이 한꺼번에 들어가서 연기, 노래, 춤, 자기소개를 했다. 감독님이 아무 말 없이 웃으시고 끝이 났는데 리딩에 오라고 연락이 온 거다. 감독님께서 '말을 잘 하는 것 같아 뽑긴 했는데 잘 모르겠다. 오늘 제대로 모려고 한다'고 하시는데, 뺄 수도 있다는 말로 들렸다. 끝나고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칭찬을 해 주시면서 느낌대로 해 보라고 하시더라. 그제야 내가 캐스팅이 됐다는 게 실감이 났다. 펑펑 울었다.

-사실 작은 역할이긴 하다.

▶내겐 큰 역할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많이 보고 많이 배울 수 있다. 혼자서도 내가 정음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연습하고 정음이가 실제 하는 장면이랑 비교도 해 본다.

-작은 역할도 맛깔나게 소화하는 게 더 인나의 매력인 것 같다.

▶감독님이 그러셨다.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한 회에 한 마디를 해도 그게 맛있게 들리고 쏙쏙 잘 들렸으면 한다'고. 연기할 때 항상 생각하는 말씀이다. 진짜 한 두마디만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기분 좋아지게 하고 싶어서 노력한다. '다운'보다 '업'이 제 역할이 아닌가. 그것이 행복하고 기쁘다.

-'시트콤의 달인' 김병욱 PD를 만나보니 어떻던가.

▶괜히 천재 감독님이라고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연기 지도도 직접 하시는데 너무 잘하셔서 신기할 정도다. 디렉션도 무척 정확하다. 세트에서 녹화하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부조종실에서 내려보시다가 '내 말 들리니? 내 말 들리니?'하고 지시를 하신다. 하느님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가끔 칭찬을 들으면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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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의 유인나 ⓒ이명근 기자 qwe123@


-목욕하다 수건만 두르고 뛰쳐나간 장면이 나온 뒤에는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대한 관심이 빗발치기도 했다. 신세경에 이은 제 2의 '청순글래머'란 얘기도 나온다.

▶의도치않게 받게 된 주목이라 너무 기쁘다.(웃음) '몸매 한 번 부각시켜 볼까' 했었다면 이만큼 안 기뻤을 텐데, 인나가 정보석씨를 싫어하게 되는 과정에 그 장면이 등장했다. 원래는 가운을 입는 설정이었는데 수건만 두르는 게 낫겠다고 해서 바뀌었다. 그때도 '인나 들리니' 하고 하느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나온 장면이 반응이 좋다니 진짜 신난다. 남들은 제가 그냥 말랐다고만 생각하는데, 그 기회에 억울함을 조금 풀었다고나 할까.(웃음)

-유인나에게 '지붕뚫고 하이킥'이란?

▶어떤 말로도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크다. 이렇게까지 좋은 기회가 있으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이런 좋은 첫 작품을 만나리라고 욕심조차 안냈다. 이거야말로 신이 주신 선물이 아닌가 싶다. 세상에 너무 많은 배우들이 있고 훌륭한 배우들이 있는데, 꿈같은 기회가 내게 왔다.

-극중 인나의 마지막은 어떻게 될까?

▶저희도 시청자들이랑 똑같다. 결말을 모른다. 인나 캐릭터가 불분명한 거 아니냐는 시청자들도 계시다. 저는 그래서 더 좋다. 아직 반 밖에 안 왔으니까. 감독님도 '너는 캐릭터를 못 잡은 게 아니라 아직 보여줄 뭔 가를 주지 않았다'고 하시더라. 감독님께서 인나의 정체를 밝혀 주실거다. 너무 궁금하고 재미있다.

-배우 유인나의 목표가 있다면?

▶난 뭐든지 멀리 본다. 스타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도 않다. 궁극적인 건 나중에 이순재 선생님, 김자옥 선생님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연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바로 눈 앞에 있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인니가 아무리 잠깐 나와도 괜찮다.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너무 중요한 일이다. 다음엔 또 재미있는 일이 생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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