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 "정음? 세경? 이상형은 보이시한걸"(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11.10 11:42 / 조회 : 2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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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다니엘 ⓒ송희진 기자 songhj@


아이스 커피를 홀짝이며 '되고송'을 흥얼거리던 CF 훈남은 어떻게 능청스러운 매력남이 됐을까.

탤런트 최다니엘(23). 그는 MBC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무서운 집중력과 자기중심주의, 예의 따윈 신경 안 쓰는 실용주의로 똘똘뭉친 외과 레지던트 3년차 이지훈 역을 맡아 활약중이다. 얌전한 청순미녀 신세경과 천방지축 신세대 황정음과 미묘한 러브라인도 인기만점. 최다니엘은 90%의 무표정과 9%의 인상, 1%의 미소로 그리고 있다.

사랑스러운 이기주의자 이지훈 선생을 보다보면 최다니엘도 그럴 것만 같다. 최다니엘은 "내가 그런 면이 있나"라며 싱긋 웃었다. 시트콤에서는 얼핏만 보였던 장난 가득한 미소가 얼굴 가득 머금어진다.

-이름이 특이하다. 해외파? 혹시 세례명?

▶해외파는 아니고. 형을 낳을 때 어머니께서 입덧이 너무 심해 저를 안 낳으시려고 아버지가 정관수술을 하셨단다. 그런데 제가 나온 거다.(웃음) 예전엔 정관수술이 자연히 원상회복도 댔다더라. 얘는 하늘이 주신 아들이다 해서 다니엘로 이름을 지으셨단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 사실 연기로는 첫 작품이나 다름없다. 쉽지 않은 캐릭터였는데 퍽 자연스러웠다.

▶연기를 할 때, 난 실생활에서 뭔가를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길 원했다. 전형적인 연기, 그런 거 좋아하지 않는다. 내 식으로 새롭게 어필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고 시도했다.

작품을 볼 때도 아직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더 많은 리얼리티를 찾으려고 한다. 가끔은 연기 뿐 아니라 나 자신과 타협하고 싶을 때가 많다. 요만큼 해도 욕먹지 않는다는 거 알고, 또 쉬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게 내가 정한 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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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다니엘 ⓒ송희진 기자 songhj@


-처음 도전한 시트콤은 어땠나?

▶시트콤을 하며 느낀 게 오히려 웃음을 주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거였다. 연기가 더 치밀하고 정교하다. 코미디니까 볼 때는 편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타이트하게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배우들이 마음대로 놀기가 쉽지 않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약속대로 가야 코미디가 사는 것 같다. 테트리스 오락에서 빈 칸 하나가 생기면 그걸 없애기가 어렵지 않다. 꼭 그렇다.

-어떻게 시트콤에 첫 발을 디뎠나.

▶사실은 시트콤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하게 됐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 같이 나왔던 (송)혜교 누나가 '순풍 산부인과'를 하지 않았나. 현빈 선배한테도 물어보고 이야기했었는데 경험삼아 해 보라고 하시더라.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그럴까' 싶었다. 많이 물어봤더니 내 주위에 시트콤 한 사람이 많더라. 엄기준 형, 한효주…. 그렇게 하게 됐다. (웃음)

-이지훈 캐릭터는 독특하고도 매력있다. 본인이 보기에는 어떤지.

▶사실 재미있는 건 정보석 선배나 해리(진지희 분), 황정음씨지 저는 별로 한 게 없다. 사실 지훈이 캐릭터는 바람에 흔들린다거나 하는 것 없는 꼿꼿한 사람이다. 내가 보기에도 꽤 매력있다. 단순히 무뚝뚝한 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보면 굉장히 용기있는 남자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의 시선 따윈 상관없이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걸 하니까.

-회사원으로 출연한 CF로 떠서 그런가. 나이 들어 보인다는 얘기도 있다.

▶서운하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고집이 있는 스타일이고, 내가 옳다면 달려나가는 스타일이다. 다른 사람 말에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넘겨듣는 것 같진 않은데. 진중한 면이 느껴진다.

▶내 단점이 잘 까먹는다는 거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특히 그랬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세심하게 기억하는 편이다.

일을 하면서 점점 더 신중해진다. 내가 가고 싶은 배우라는 걸, 그 길을 진지하게 생각하다보면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예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들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늘 두번세번 생각만 거듭하는 건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맞다고 생각하면 가끔 무모해 보이는 행동도 한다.

-같이 연기해본 분들이 주눅들지 않고 늘 당당하다고 평가하더라.

▶사석에서야 예의를 다 하지만, 연기는 작품을 함께 일궈서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겠나. 주눅 들고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그런 관계가 연기에까지 침투한다면 예의가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밖에서야 다르지만.

-극중 이지훈 캐릭터와 닮았다.

▶비슷한 점이야 있을거다. 내 속에서 끄집어내다 보니까. 하지만 현실에서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나. 나는 이지훈이 부럽다.

-요즘 러브라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실제라면 어떨까?

▶실제라면 참 난감할 것 같다. 세경씨는 여동생같고 귀엽다. 나이에 비해서 성숙한 느낌이 풍기는, 배우 얼굴을 가진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정음씨는 정말 활달하고 발랄하신데 아직 극중에서는 깊은 맛이 안 나온 것 같다. 배우로서는 늦게 빛을 보시는 것 같은데, 연기 때는 정말 잘 하신다.

-그럼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저는 보이시한 걸 좋아한다. 외적으로는 치마입은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바지 입은 여자가 좋다. 무뚝뚝하면 제가 재롱 피우면 되고, 발랄하면 제가 그 애교를 받으면 되지 않겠나.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와 코드가 맞아야 한다는 거다. 취향도 그렇고, 유머도 그렇고. 유머가 통해서 함께 웃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싸울 일도 없을 것 같다.

-처음 하는 코미디에 처음 하는 장기전이다. 각오는 있나?

▶알고보면 좀 진득하지가 않고 변덕도 심하다. 정극을 하다보면 웃긴 거 하고 싶고, 웃긴 걸 하다보면 분위기를 잡고 싶고 그렇다. 그 변덕 때문에 장기전에는 약한데, 일단 부딪혀서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매 장면, 매 순간이 다 내게 새로움이 아닌가. 한번뿐인 인생, 특별히 각오랄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다.

-배우 최다니엘의 각오가 있다면.

▶무엇보다 과거의 나에게 지기 싫다. 내 유일한 라이벌은 과거의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도 하면 할 수록 요령이 생기고 여유가 생긴다. 모르고 없었을 때의 절실함과는 차이가 생기는 거다. 그게 나쁘기만 한 건 아니지만 그럴수록 나를 통제하기가 힘들다. 괜히 집에 있으면 담배 피우고 TV 틀어놓고 싶지 않나. 그렇게 나태해져서 과거의 내게는 지고 싶지 않다. 이건 내 스스로 하는 채찍질이자, 스스로에 대한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는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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