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10년 지나도 좋은 노래가 부활의 자존심"(인터뷰)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9.09.01 08:17 / 조회 : 9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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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서재혁, 채제민, 김태원, 정동하(왼쪽부터)


우리나라에서 한 그룹이 25년간 이름을 이어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요즘처럼 아이돌그룹이 득세하고 밴드 음악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가요계에서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25주년 기념 음반인 12집을 당당히 내놨으면서도 이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욕심을 부리는 기세 좋은 밴드가 있다.

기타리스트 겸 리더를 맡고 있는 김태원, 드러머 체제민, 베이시스트 서재혁, 보컬 정동하 4인조로 구성된 부활은 한국 록 역사의 산 증인이다. 그간 부활을 거쳐 간 보컬, 드러머, 베이시스트들만 해도 어림잡아 20명에 이르고 김종서, 이승철, 박완규를 포함한 이들은 모두 한국 가요계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정동하는 내년이면 계약 만료가 돼요. 처음으로 부활 보컬 중 계약 기간을 채우는 보컬이 되는 거죠. 사실 그 전엔 계약을 따로 하지도 않았지만요. 저희가 쫓아낸 적은 한 번도 없어요.(웃음) 저희는 지금 이 상태를 깨뜨릴만한 에너지가 없어요.(서재혁)"

부활은 최근 25주년 기념음반이자 3년 만에 발표하는 12집 파트 1 '리트로스펙트(RETROSPECT)'를 발표 했다. 이 음반에는 '생각이나'를 포함해 3곡의 신곡과 3곡의 리메이크 곡을 담았다.

3년 만에 발표하는 음반에 반(半)을 리메이크곡으로 채웠다는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부활 멤버들은 "기존에 많은 분들이 몰랐던 노래들을 완성하는 느낌으로 만든 곡"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곡과 다름없는 곡들이라는 설명이다.

스스로 리메이크 곡들을 만들긴 했지만 부활의 노래는 영화 OST 등을 통해 리메이크 되면서 새롭게 조명 받은 곡들도 많다. 이에 대해 부활의 노래를 만들어온 김태원은 "누가 리메이크를 한다 하더라도 잘 부른다면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잘 못 부른 리메이크라면 아마도 묻힐 거에요. 잘 만든다면 뜨겠죠. 그러면 저희 부활도 함께 조명 받으니까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부활의 음악은 항상 재발견 돼요. 10년 후에 들어도 좋은 노래, 그게 부활의 자존심이에요.(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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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채제민, 서재혁, 정동하, 김태원(왼쪽부터)


지금까지 부활은 '사랑할수록', '네버 엔딩 스토리',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숱한 히트곡을 내왔다. 이 중에서 멤버들이 꼽는 가장 부활다운 노래는 '사랑할수록'. 김태원 역시 '사랑할수록'을 발표한 1993년을 부활의 전성기로 봤다.

"1993년과 2009년이 부활에게는 전성기가 아닌가 싶어요. '사랑할수록'으로 인기를 모았던 때와 버라이어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지금이요. 특별히 힘을 주면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앞으로 부활은 올 연말 전국 투어를 열어 전국의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9월 초에는 전국 투어에 앞서 쇼케이스를 열고 팬들을 초대하는 깜짝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부활은 "저희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앞으로 더 힘을 얻고 나아갈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꾸준한 사랑과 관심을 당부했다.

25년간 한국 록의 자존심으로 자리매김해 온 부활. 그렇다면 멤버들에게 부활은 어떤 존재일까.

"25년간 저의 습관이죠. 지금 이대로만 했으면 좋겠어요. 저를 부활의 중심으로 보는데 전 그냥 리더일 뿐이에요. 어디에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중심이 분배되는 팀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음악 할 날이 더 많아야죠.(김태원)

피는 섞여있지 않지만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이라는 건 제가 늘 생각해온 일이고 해야할 일이 있다면 그건 음악일 거에요.(채제민)

저에게 항상 선물 포장을 뜯는 기분으로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이죠.(정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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