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즐거운 기분으로 칸에 다녀오겠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05.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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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우 ⓒ 임성균 기자


김태우는 홍상수의 '남자'로 불린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로 채워져 있다.

그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영화감독 구경남을 맡았다. 지금까지 홍상수 감독 영화 중 가장 유쾌하다는 평을 받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홍 감독과 배우 김태우의 가까운 사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구경남은 홍상수 감독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상수를 닮은 김태우, 김태우를 닮은 홍상수

김태우는 "촬영하면서 구경남이 홍상수 감독과 닮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영화감독이란 직업, 학생들의 질문 내용, 바지 스타일 등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의 역할 모델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극중 구경남은 200만 감독을 꿈꾸지만 홍 감독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


김태우는 "구경남 안에도 홍상수 감독님이 있고, 고현정 안에도 홍상수 감독이 있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김태우와 홍상수 감독의 만남은 세 번째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그 작품들. 특히 이번 작품은 노개런티로 트리트먼트도 받지 못한 채 출연을 승낙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김태우는 "홍 감독님의 영화에 대해 두 번 작업을 하면서 쌓인 신뢰가 있었다. 노개런티도 상황이 이해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태우는 홍상수 감독님의 팬이었다. '오! 수정'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등 홍 감독의 초기 작품부터 열혈 팬이었다. 꼭 작업 해보고 싶은 감독, 배우로서 감독에 대한 존경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태우는 이번 작품 의뢰를 받으면서 어떤 내용을 찍을지, 심지어 당일 아침에 대본을 받기 전에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구경남 캐릭터를 구축했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다고 설명했다. 26회 차를 촬영하면서 매일 매일 쌓인 모습들이 완성된 구경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태우는 "당황스러운 작업이었지만 반면에 기대감을 가지고 진행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꼽은 가장 당황스러웠던 장면은 극중 정유미에게 "불쌍한 여자"라고 말하는 신이다. 김태우는 "대본을 처음 받고 '불쌍한 여자' 대목이 행동에 대한 지문이라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대사라고 말했다.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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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전문 배우? 작품에 대한 편견 없어

김태우에게 사람들이 갖는 생각은 독립영화 전문 배우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담' '리턴' 등 상업 영화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그가 출연한 상업영화는 작품성은 높게 평가 받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김태우는 "'기담' '리턴' 등은 모두 장르영화다. 이 영화들이 해외에서 상을 많이 받고 흥행이 안 되다 보니까 상업영화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우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고정관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영화 속 김태우의 모습을 보고 조용하면서 모범생의 이미지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상업영화를 안 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앞으로 코미디 영화를 세 작품 정도 하게 된다면 왜 작품성 있는 영화를 안 하냐고 물을지 모른다"며 "앞으로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이 있다"

김태우는 KBS 탤런트 공채 출신이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 연극,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해서 편견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그는 충무로에서 가장 많이 베드신에 출연 배우 중 한 명이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성현아와, '얼굴 없는 미녀'에서 김혜수와 베드신 열연을 했다.

김태우는 "영화에 밥 먹는 장면이 필요하다면 찍어야 하지 않나. 베드신도 같다고 생각한다. 극중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편견 없이 출연한다"고 말했다.

김태우는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초청돼 프랑스 칸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아본 경험이 있다.

"칸에 초청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이다. 뤼미에르 극장에 배우들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립박수를 쳐주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그 자리에 숀 펜도 있다고 했었다. 즐거운 기분으로 칸에 다녀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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