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특-은혁 "슈주에는 사람냄새..동방신기 안부럽다"

[★데이트]"새멤버 영입, 영원을 위한 시도!"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7.11.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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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기자 rainkimbk23@


아이돌 그룹에 대한 몇 가지 오해 혹은 편견. 하나, 아이돌 그룹은 소속사의 명에 따라 음주와 흡연이 금지돼 있다. 둘, 소속사가 멤버들의 사생활을 ‘관리’하므로 여자친구 한번 사귀지 못하고 팍팍하게 산다. 셋, 아이돌 그룹은 노래는 뒷전이고 춤, 외모가 우선이다. 넷, 아이돌 그룹은 몇 년 가지 못하고 해체하고 만다 등등.

남성그룹 슈퍼주니어는 이런 오해를 거부하는 그룹이다. 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아이돌 그룹 멤버들도 음주나 흡연할 자유는 있다. 스스로 절제할 뿐이다. 연애도 자유의지다. 멤버들은 종종 방송에서 과거 연애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슈퍼주니어는 다른 그룹과 달리 가수, 연기자, 개그맨, MC 등 연예계 각 분야에 재능 있는 멤버들이 팀을 이룬 이른바 ‘만능 엔터테이너 그룹’이다. 그래서 춤, 외모를 우선시 한다고는 할 수 없다. 슈퍼주니어엔 개그맨도 있으니까.


스타뉴스는 최초로 아이돌 그룹과 ‘음주데이트’를 시도했다. 이특과 은혁, 두 아이돌 가수와 술잔을 부딪치며 나눈 속 깊은 대화. 아이돌 그룹에 대한 편견 하나를 깨는 순간이다.

# 소주 두병, 해물짬뽕탕 그리고 ‘주니어’를 위해 건배

두 사람은 시간 맞춰 약속장소에 왔다. 장소는 서울 청담동의 한 유명 주점. 다들 주량이 약한 탓에 소주 1병과 사이다 2병, 이특의 제안으로 해물짬뽕탕, 단호박 떡볶이를 시켰고, 은혁은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문했다. 다들 술은 약해도 ‘안주발’은 셌다.


이특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SM의 밤’에서 소주 1병반을 마셔 주량을 경신했다고 했다. 은혁은 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했다. 그는 시아준수와 초등학교 6학년 때 술, 담배 안하기로 맹세해 여태 그 맹세를 지키고 있다며 사이다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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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기자 rainkimbk23@


모두들 잔을 채우고 건배 동작에 들어갔다. “구호를 뭘로 외치죠?” 이특의 말에 기자는 슈퍼주니어의 더 큰 성공을 위해하자고 했더니 이특은 결혼 3년차인 기자에게 “2세(주니어)를 가지셔야죠”라고 했다. 그래서 ‘주니어’를 위해 건배하기로 했다. “주니어를 위하여” 이특은 원샷 했다. 꺾어 마시려던 기자도 마저 잔을 비울 수밖에 없었다.

- 데뷔 2주년을 맞았다. 처음부터 ‘거대그룹’, ‘아시아 슈퍼스타의 등용문’, ‘엔터테이너 집단’ 등으로 화제였는데, 성공적인 런칭이었나?

▶ 이특(이하 특)=처음 우리도 ‘잘 할 수 있을까’ 했다. 성공이냐 실패냐 물어본다면 성공이라 말하겠다.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이란 칭호를 얻으며 가요계 한 획을 그었다. 슈퍼주니어도 어떤 획을 그었나 되돌아봤다. 13인조 그룹 탄생 자체도 획을 그은 것이고, 13명이 1위를 했고, 13명이 신인상도 받았다. 우리도 13명이 뭔가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가요계 한 획을 그었다 생각하니까 기분 좋더라.

- 지난 2년간 가장 기뻤던 일은 무엇이었나.

▶ 은혁(이하 혁)=지난해 6월25일 SBS ‘인기가요’에서 ‘U’로 1위를 했을 때다. 그날 정말 많이 울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몇 번을 다같이 보는데 몇 번을 봐도 또 눈물이 나더라. 누군가 훌쩍거리면 다른 사람도 따라 울고. 매니저들, 스태프들도 함께 울어 울음바다가 됐다.

- 그럼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언제였나.

▶ 혁=교통사고 났을 때다. 규현이가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 “강력한 라이벌 구도 있어야 가요계 돌파구 생긴다”

- 한때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슈퍼주니어와 비슷한 형태의 그룹이 나온다는 얘기가 있었다.

▶ 혁=우리와 비슷한 그룹이 나온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우리가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는 방증 아닌가.

특=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요즘 가요계는 라이벌 구도가 있긴 한데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처럼 강력한 라이벌 구도가 없다. 그런 라이벌 구도가 생기면 경쟁심이 생기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 좋은 생각이다. 가요계 발전을 위해서 라이벌 구도는 필요하다.

▶ 특=맞다. 라이벌이라 하지만 같은 직장의 동료인 셈이다. 나도 90년대 가요를 소비하던 세댄데, 그 때의 라이벌 구도가 생기면 불황의 가요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 “슈퍼주니어는 사람냄새 나는 그룹, 동방신기 안부러워”

- 예성이 방송에서 자신을 ‘가장 존재감 없는 멤버’라고 해서 화제가 된 적 있다. 멤버 수가 많다보니 멤버별로 인기의 편차도 심할 텐데, 부작용은 없나.

▶ 혁=우리도 처음부터 13명이 모두 동시에 뜰 수 없다고 생각했다. 팀이 잘 돼야 멤버들도 잘 된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기회가 올 것이고, 그 기회를 잘 잡아서 모두가 잘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인기에 조바심 내지 않는다.

- 짓궂은 질문인데, 동방신기로 데뷔했다면 어땠을까.

▶ 동방신기로 못나왔을 것 같다. 소속사 내 많은 연습생들이 몇 명씩 이런저런 조합을 만들어서 많은 가상의 그룹을 만들어보다 동방신기가 됐다. 나는 슈퍼주니어가 좋다.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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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기자 rainkimbk23@


# “새 멤버 영입, 팀이 영원하기 위한 변화로 봐줬으면”

- 요즘 일부 팬들이 14인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 특=슈퍼주니어는 ‘아시아 슈퍼스타의 등용문’이었다. 소속사에서 일방적으로 시키지 않고 우리에게 새 멤버에 대한 의향을 물어왔다. 우리는 ‘순간이 아닌 영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럴 때 일수록 현명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아이돌 그룹처럼 해체 없이 내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내 자리를 채워주고, 그 자리에 또 누군가가 채워지고 하면서 영원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 과장이 조금 심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나중엔 20인조, 30인조까지 멤버수가 불어날 수 있는 거 아닌가.

▶ 특=예전엔 ‘영원’이란 말 믿지 않았다. 인기는 식혜의 밥알 같은 것이다. 언제 뜨고 다시 내려갈지 모른다. 슈퍼주니어도 인기의 부침이 있을 것이다. 슈퍼주니어가 새로운 시도로 사랑 받고 영원할 수 있다면 새로운 시도가 있을 수도 있다 생각한다. 한정 없이 멤버수를 늘리기야 하겠나.

- 그래도 멤버 수에 대한 기준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 혁=‘U’라는 싱글을 내면서 규현이 들어왔는데 그 때도 반대 많았지만 지금 많이들 좋아해주신다. 헨리가 들어오는데, 슈퍼주니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알아달라.

특=지금 아프고 비판이 있더라도 헨리 영입은 더 좋은 모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 지금 다쳐서 아픈데, 지금 수술을 하면 20년이 편한데, 지금 아프지 않으려고 수술을 안할 수 없는 일 아니냐. 훗날 부모와 자녀가 다 같이 좋아하는 그룹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특이나 기자나 모두 술에 약했지만 두 시간 넘게 속에 있던 것들을 풀어놓다보니 소주 두 병도 쉽게 비워졌다. 이특은 빨개진 얼굴로 "후련했다. 속에 있던 뭔가가 씻겨 내려간 것 같다. 술은 좋아하지 않지만 요즘 먹고 싶었었다" 했다. 10대 어린 소녀들의 환호를 받는 화려한 아이돌 가수들이지만 인생의 고민도 많고 꿈도 많은 평범한 남자였다.

이특과 은혁은 새 멤버 영입에 대해 '팀이 영원하기 위한 시도'라 했다. 이는 '아이돌 그룹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또 하나의 편견에 대한 도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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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기자 rainkimbk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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