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비 내리는 장면 찍으며 죽고싶었다"

부산=김경욱 기자 / 입력 : 2006.10.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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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박성기 기자 musictok@>


봉준호 감독이 영화속에서 비 내리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오픈토크에서 영화 '괴물'과 '살인의 추억'에서 비내리는 장면을 촬영할 당시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봉 감독은 이날 "봉감독 영화는 비내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비내리는 장면을 찍는 것을 좋아하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질문에 "찍어놓고 보는 것은 즐겁지만 찍을 때는 죽고싶다"고 말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봉준호 감독은 "비내리는 장면을 찍을 때는 생지옥 같다"면서 "그것 때문에 발생하는 지연과 배우들의 스트레스, 스태프들의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나리오를 쓸 때 '비'를 썼다가 지웠다를 수십번 반복하며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에서 변희봉이 죽을 때 굵은 장대비가 쏟아진다"며 "그때 송강호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고 옆 한강은 넘칠 듯이 출렁거린다. 날씨와 한강수위처럼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요소를 고려해 가며 찍느라 17일이 걸렸다"고 촬영당시의 고충을 밝혔다.

봉 감독은 이어 "영화에서 비라는 것은 스크린 상에 보여지는 빗줄기 뿐만 아니라 소리와 화면 밖으로 물기가 베어나오는 것과 같은 축축함 등 공감각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잘 찍혀진 장면은 독특한 정취를 준다"면서도 "찍을 때 죽을만큼 괴로워 앞으로는 비장면을 자제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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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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