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한화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된 '징크스'는?

대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4.01 06:30 / 조회 : 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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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실에 앉아있는 김성근 감독. /사진=김우종 기자






31일 대전구장.

전국에 봄비가 내렸다. '2015 KBO리그' 5경기 중 3경기가 연기됐다.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두산전도 우천으로 취소됐다. 한화 선수들은 이날 정오부터 훈련을 시작, 3시까지 훈련을 실시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을 지도했다.

오후 5시께. 김성근 감독과 취재진이 만났다. 장소는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있는 김성근 감독의 감독실. 한화 홈 경기 시, 경기 전 김성근 감독과의 인터뷰는 거의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날 경기는 한화의 홈 개막전이었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의 감독실에 변화가 있었다. 바로 김 감독이 앉아있던 자리가 바뀐 것이다.

일부 프로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묘한 버릇 또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어떤 선수는 경기 전날 면도를 하면 경기에 패한다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머리와 수염을 자르지 않는 것도 오래된 징크스 중 하나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프로에서 중요한 경기가 열릴 때면, 대학 농구 우승 당시 입고 뛰었던 반바지를 유니폼 안에 입었다. 또 여자 테니스의 대표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는 어떤 대회에 출전할 경우, 그 대회 내내 같은 양말을 신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근 감독 역시 많은 징크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홈 경기 때 (점퍼 안에)원정 유니폼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원정 유니폼을 입을 때 성적이 좋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 2010년에는 힘들어서 수염을 깎지 않으니 연승을 달렸다며, 한동안 수염을 다듬지 않기도 했다.

지난 3월 28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 넥센의 시즌 개막전. 당시, 김 감독은 원정 감독실에서 창문을 자신의 오른쪽에 둔 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한화는 4-1로 이기고 있던 7회 유한준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어 4-4로 팽팽하던 12회말 서건창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다음날인 3월 29일. 김 감독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원정 감독실에서 경기 전 인터뷰에 임했다. 그런데 변화가 있었다. 김 감독이 앉은 자리를 바꾼 것이다. 이날 김 감독은 창문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테이블 구석에 앉아 인터뷰에 임했다.

당시, 김 감독은 전날과 자리를 바꿔 앉은 것에 대해 "전날 (저 곳에 앉아) 패했으니까"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자리 바꾸기'가 효과를 봤던 것일까. 결국 그날 한화는 3-3으로 팽팽하던 8회 1점을 뽑은 뒤, 9회 1점을 더 달아난 끝에 5-3으로 승리했다.



31일 감독실을 방문하니, 책상 위치가 바뀌었다. 그리고 김 감독의 얼굴이 크게 그려진 '초대형 벽붙이 사진'이 김 감독 의자 뒤에 걸려 있었다. 한화 관계자는 "방송과 신문 등, 감독실에서 대부분의 인터뷰가 이뤄진다. 이에 액자와 벽붙이 사진 등을 설치하며 새롭게 감독실을 꾸몄다"고 밝혔다. 초대형 벽붙이 사진은 한화 구단에서 먼저 제안했다는 후문.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꼴찌에 그쳤다. 그리고 정규 시즌 홈 개막에 맞춰 김 감독은 시범경기와 달리 감독실 책상 배치를 새롭게 했다. 다시 시작이다. 김 감독은 늘 '야구는 이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승부의 세계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았던 김성근 감독.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김 감독만의 세심한 행동. 올 시즌에는 그가 또 어떤 '버릇'과 '징크스 깨기'를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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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시범경기 때 김성근 감독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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