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만큼 열심히 해봤어?" 돌아온 조성환 수비코치의 메시지

이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0.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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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두산 수비 코치(오른쪽)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자기가 하는 것에 따라서 본인의 자리가 될 수도 있다.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년 만에 곰 군단으로 돌아온 조성환(46) 두산 수비 코치가 야수들에게 짧고 굵은 메시지를 남겼다.


1999년 프로 생활을 한 그는 2014년 은퇴할 때까지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로 활약했다. 은퇴 이후 방송 해설위원을 한 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비코치로 두산에서 지도자를 시작했고, 2020년 시즌을 끝으로 한화 이글스로 떠났다.

그리고 올 시즌을 마친 뒤 다시 두산으로 돌아왔다. 새롭게 부임한 이승엽 감독이 조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고, 고심 끝에 수락했다.

24일 인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서 조 코치는 김한수 수석코치와 함께 수비 훈련을 이끌었다. 김한수 수석코치 역시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수비에 일가견이 있다.


오전 훈련 후 취재진과 마주한 조 코치는 마냥 웃지 못했다. 한화 선수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조 코치는 "이렇게 말하는게 조심스럽다"면서 "팀 성적이든, 개인 성적이든 좋게 마무리하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개인적으로 한화에서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다만, 역시 팀에 많은 도움을 못 준 거 같아서 미안하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제대로 표출시키지 못한 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두산에서 떠날 때 과감하게 도전을 하기 위해 팀을 옮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생각해줬다는 게 제 마음을 많이 움직였다"며 두산으로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그럼에도 조 코치를 웃게 한 선수들이 있다. 외야수 김대한과 내야수 이유찬이다. 조 코치는 "제일 눈에 들어온 건 (김)대한이가 표정이 밝아져 너무 좋다. 훈련할 때도 인사할 때도 항상 밝다. 2년 전에는 표정을 밝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많이 했었다. 그때는 아마도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그 짐을 조금 내려놓은 거 같아 보기 좋다"고 웃어보였다.

또 "(이)유찬이도 마찬가지다. 상무에서 잘했다고 얘기를 들었었다.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다. 대한이와 유찬이가 밝은 표정으로 팀을 끌고 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제자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전했다.

조 코치가 자리를 비운 2년간 두산의 내야진은 많이 바뀌었다.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재호-오재원 키스톤콤비가 해체됐다. 오재원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내년이 FA 계약 마지막 해다. 선수 생활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제 그 뒤를 이어 안재석, 이유찬, 전민재 등 젊은 선수들이 기량을 폭발시켜야 할 때다.

조 코치는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형들이 왔을 때 '어서오세요'라며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으면 한다. 하는 거에 따라서 본인의 자리가 될 수도 있다. 주인이 정해져있는 것처럼 내 자리가 아니라는 불안감을 가지지 않길 바란다. 그 불안감은 연습 또는 실전에서 나온다.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고 형들이 오더라도 절대 양보하기 싫다라는 생각을 꼭 가졌으면 좋겠다"고 힘 줘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조 코치는 "내가 한화에 있을 때 다들 '김재호처럼 하려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다. 그럴 때마다 '김재호보다 펑고를 열심히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선배보다 더 집중 안하고 연습도 열심히 하지 않는데, 김재호를 뛰어넘을 수 있겠나. 내가 김재호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이 공을 아끼고 있나, 이 공을 어떻게 하면 건실하게 잘 잡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그 정도 수준의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성환 코치는 마무리캠프에서 정확성을 강조하려 한다. 그는 "잘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하라고 계속 주문하고 있다. 빨리 던지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준비된 상태에서 공을 던지도록 강조할 생각"이라며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할까가 아닌 정확하게 하다보면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걸 계속 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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