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멘탈' 된 서하준 "日 팬미팅+꾸준히 작품 하는 게 전성기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2.10.16 07:00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서하준 /사진=블레스이엔티


"지금은 크게 얽매이지 않아요. 연기는 어차피 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저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이제 전혀 힘든 건 없어요. 저를 너무 사랑해주시는 팬들, 가족들도 있고 회사 식구들에 대해 나도 책임져야 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얽매여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 드리려고요."

배우 서하준(32)이 사생활 논란을 극복하는 방법은 '책임감을 갖고 꾸준히 연기하는 것'밖에 없었다. 서하준의 전성기는 데뷔 15년 중 단 한 달. 그는 2016년 드라마 '옥중화'에서 명종 역을 맡아 좋은 반응을 얻고 그해 'MBC 연기대상' 남자 우수연기상도 수상했지만, 피싱 당한 '사생활 영상'이 온라인에 유출된 후로 한동안 활동을 쉴 수밖에 없었다.


서하준은 이후 반 년 만에 2017년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논란과 아픔을 털어내는 과정임을 밝혔고, 작품으로선 3년 만인 2019년 '맛 좀 보실래요'로 연기 복귀를 했다. 그리고 '불새 2020'에 이어 이번 MBC 일일드라마 '비밀의 집'(극본 원영옥, 연출 이민수)까지 작품을 이어가는 중이다.

서하준이 꽤 큰 규모로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은 2016년 논란 이후로 사실상 처음이었다. 그러기에 서하준은 진솔한 답변을 할 각오가 돼 있어보였고, 기자의 질문에 담담한 심정으로 "현재는 멘탈을 회복했다"며 근황을 전했다.

'비밀의 집'은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쫓는 흙수저 변호사가 세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비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치밀한 복수극. 서하준은 극중 가족의 불행 앞에 숨겨야 할 비밀을 지니게 되는 흙수저 출신 변호사 우지환 역을 맡았다. 지환은 자신의 엄마를 죽인 이복형제 남태형(정헌 분)과 그의 엄마 함숙진(이승연 분)의 끝없는 악행에 맞서 싸웠다.


image
배우 서하준 /사진=블레스이엔티


-'비밀의 집'의 어떤 점에 이끌려 출연을 결심했나.

▶내가 예전에도 가정사를 진하게 다루는 걸 해보고 싶었는데 이 작품이 그런 얘길 다뤘다. 시놉을 처음 봤을 때 주인공이 엄마를 잃고 찾아가는 과정, 하나뿐인 여자 형제가 사망한 점도 가정사가 있었다. 복잡미묘한 이야기가 좋았다.

-우지환은 여러모로 완벽한 인물이었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또 지환과 실제 서하준은 어느 정도 닮았을까.

▶처음엔 사실 부담됐다. 시놉에서 너무 완벽한 캐릭터여서. 자격증도 몇 십 개씩 갖고 있고 변호사도 하고 있는 것이. 그런데 지환은 나와는 완전히 반대인 것 같다.(웃음) 너무 완벽한 캐릭터다. 두뇌도 명석하고 모든 것에서 빠지지 않고 액션도 잘 하더라.

-지환의 복잡한 감정선을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나.

▶감정선이 사실 중후반까지는 크지 않았다. 지환은 사건을 잘 모르고 있고 외부에서 사건이 다가왔다. 내가 고뇌하고 슬퍼하는 부분에서 내가 직접 찾는다기보다 제3자에서 다가오는 스토리가 많았다. 후반부에 확 일이 풀리다보니 감정소모가 있었다. 감정적인 소모보다 체력적인 소모가 더 컸다. 실제 나로서는 감정소모를 많이 받지 않는 편이다. 촬영이 항상 즐겁고 집에 오면 아쉬운 점이 기억에 남긴 하지만 나를 옳아맨 작품은 아직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 연기에서 만족도가 높진 않은 편이다. 왜 저기까지밖에 고민하지 못했을까, 시청자들에게 다가갔을까 싶었다.

-지환은 모성애를 갈구했던 인물이다. 실제로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생겼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엄마다. 실제 나는 철부지 아들인데, 가끔 엄마랑 싸우기도 하고 말대답도 한다.(웃음) 엄마 홀로 나와 동생을 키워내셨다. 내가 조금씩 성장해가면서 결혼하고 자식을 가지는 친구들을 보면서 느낀 건 그게 정말 힘든 일이더라. 부모 둘이서 자식 하나를 키우는 것도 힘든 일인 것처럼 보였다.

-이영은은 실제로 서하준에게 누나였지만 극중에선 동생으로 만났다.

▶이영은 선배님은 정말 최고시다. 솔직하시고 거짓이 없으시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좋은 분이시다. 생각보다 이영은 선배님과 붙는 신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대선배 이승연은 현장에서 어땠나.

▶정말 좋더라. 진짜 좋다. 워낙 대선배님이시고 키도 크시다보니 포스가 있으시다. 내거 처음엔 긴장했는데 포스터를 찍고서 선배님이 정말 친누나 같이 느껴졌다. 선배님은 내가 뭘 고민하고 힘들어하는지 눈빛만 봐도 아셨다. 그래서 내가 드라마 끝날 때까지 선배님께 많이 의지했다. 선배님이 나에게 '주인공으로 모든 걸 끌고 가야하니 처음부터 너무 모든 걸 쏟아 붓지 말라'고 하더라. 일일극은 80회쯤부터 체력이 고갈되고 100회부터 힘을 짜낸다. 선배님이 항상 '컨디션 어떠니, 괜찮니?'라고 물어봐주셨는데 정말 큰 위로가 됐다.

image
배우 서하준 /사진=블레스이엔티


-정헌, 강별은 어땠나.

▶두 분 다 너무 열정이 있고 예쁘고 멋있었다. 강별 씨는 내가 극중 복수를 위해 결혼한 존재라 미안했다.(웃음) 정헌 씨는 사교성을 닮고 싶다. 나는 선배님들에게 '다나까'로 말하는데 정헌 씨는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게 있다.

-2008년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로 데뷔해 드라마 '오로라 공주', '옥중화', '맛 좀 보실래요', '불새 2020', '비밀의 집' 등에 출연하며 15년 차 배우가 됐다. 그간 일일극에 주로 출연했는데 미니시리즈나 OTT 작품에 대한 욕심도 생기지 않나.

▶일일이든, 미니든 장르가 다양하지만 연기는 똑같단 생각이다. 그래도 이제 욕심이 나더라. 욕심이 나는 건 촬영 시스템이 다른 곳에서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일일극은 너무 달리다 보니 내 연기에 디테일이 떨어져서 아쉬울 때도 있다. 고민할 시간이 적기도 하다. 예전에 썼던 말투를 인용해서 쓰기도 해서 많이 아쉽기도 하다.

-장르물에 대한 욕심도 있는지?

▶있다. 나는 아직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욕심보다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역할을 나누다 보니 악역, 선역이 있는 것이지 극을 현실로 봤을 때 악역은 자신을 악역으로 보지 않을 것이란 말을 들었다. 입체적인 역할도 해보고 싶다. 아직 악역을 제대로는 못했고 '맛 좀 보실래요?'에서 철부지 남편 역을 해봤다. 배우도 다른 배우의 역할이 욕심날 때가 있다. 촬영하며 그런 점에서 재미를 찾기도 한다.

-일일극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법은?

▶배우들과 최대한 함께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것 같다. 대화하고. 그런데 사실 대화하는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

-2016년 사생활 논란이 있었다. 6년이 지난 지금은 멘탈 회복이 좀 됐을까.

▶지금은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 연기는 어차피 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저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려고 한다. 이제 전혀 그런 게(힘든 게) 없다. 나를 너무 사랑해주시는 팬들, 가족들도 있고 회사 식구들에 대해 나도 책임져야 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얽매여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 드리려고 한다.

-주변인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것 같다.

▶책임감이 내 마음에 중점으로 두고 살아가는 부분이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책임감이 짙어지고 있다. 내 입에서 '어른'이란 말이 스스로 나오려면 책임감이 필수라 생각한다.

image
배우 서하준 /사진=블레스이엔티


-2017년 '비디오스타'에서 자신의 활동 전성기를 '옥중화' 이후 한 달이었다고 얘기했다. 앞으로도 오래 활동할 텐데, 자신에게 찾아올 전성기를 어떻게 기대하고 있는지.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하는 게 전성기인 것 같다. 너무 자주 나오면 시청자분들이 지루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연기를 또 안 하자니 내 욕심이 허락을 못 하더라. 어떤 게 전성기인지 사실 아직 모르겠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의 전성기가 무엇인지 헷갈린다. 한 작품 두 작품 하다보면 시청자분들이 '서하준이 이런 역할도 하네?'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배우로서의 목표는?

▶난 그냥 좋은 사람으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될 지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 생각의 끝은 그냥 좋은 사람으로서 기억되고 좋은 연기자가 되는 것이 최선이란 것이더라.

-2016년 드라마 '옥중화'로 MBC 연기대상에서 남자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비밀의 집'에 대한 수상도 기대하나.

▶옛날부터 상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불러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거의 매년 시상식에 갔는데 그곳에 가는 것 자체를 바라는 배우분들도 있어서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상을 바라고 연기한 적은 없었다. 내가 상을 받으면 가족이 좋아하는 게 좋다.

-코로나19 때문에 예정했던 일본 팬미팅 개최가 기약 없이 미뤄졌다.

▶이제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다 같이 모이는 자리가 많아졌는데, 시기적으로 맞으면 하루빨리 팬분들을 만나 뵙고 싶다. 팬분들께 받은 게 너무 많다. 이번 드라마에 대해 해외 팬분들이 좋아하더라. 일본 팬분들도 체감상 늘어난 것 같고 반응이 뜨거웠다. 일본, 터키, 이란,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우리 드라마를 본다고 하니 재미있었다.

-올해 남은 계획은?

▶아직 일적으론 없어서 8개월 동안 소홀했던 가족에 충실하고 싶다.(웃음)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