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하지 않고"..다음, 김시은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10.15 13:00
  • 글자크기조절
image
김시은 / 사진=키이스트
천진난만함 뒤 연기에 대한 호기심, 김시은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신인배우로서 성공적이라고 할 만한 첫 발걸음을 뗀 김시은이지만, 자만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그의 다음 스텝이 궁금한 이유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가 한창인 부산 해운대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시은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시은은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 이어 부국제까지 초청받은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는 물론 '너와 나'(감독 조현철)를 통해 제27회 부국제까지 방문하게 됐다.


'다음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형사 유진(배두나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주목을 받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됐다.

김시은은 "제가 부국제에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칸에 갔다 오고 얼마 안 됐고, 설마 했는데 설마가 진짜가 됐다. 레드카펫에도 서게 됐는데 배우를 꿈꿀 때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묘하다"라며 "'다음 소희', '너와 나'까지 두 작품이 초청돼서 기분이 좋더라. 부국제가 처음인데 많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칸 영화제에 참석한 김시은은 "초등학교 때 막연하게 배우를 꿈꿀 때 칸 영화제에 가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근데 첫 영화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가게 되니까 진짜 신기했고, 부담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즐기다가 온 것 같다"며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 관객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준다는 것은 배우 김시은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됐다. 그는 "우리나라 관객들을 만나는 것도 항상 즐겁고 좋지만, 저희와는 조금 다른 정서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외국 관객들이 반응을 직접적으로 들을 기회여서 좋았다"며 "사실 한국의 정서와 사회적인 이슈를 녹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외국 관객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뜨거운 반응을 느꼈다"고 전했다.

image
김시은 / 사진=키이스트
김시은에게 시작과도 같은 '다음 소희'는 작은 욕심으로 시작해 큰 배움을 얻게 된 작품이 됐다. 김시은은 "'너와 나'를 촬영했을 때 조감독님이 정주리 감독님께 저를 추천해 주셨던 것 같다. 미팅 겸 오디션을 봤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시나리오를 읽어봤는데 읽자마자 '이거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좋아서 욕심은 났지만 '감히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고, 감독님을 만나서 얘기하는 것 자체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출연하게 됐다. 저도 신기한 경험이었고, 감독님도 '네가 딱 소희 같았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소희'가 콜센터 현장 실습을 나간 친구니까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와 그 이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결핍되고, 고립되는 과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감정적으로 지치고 힘들었을 때가 많고, 혼자서 해내야 하는 역할도 처음이라서 부담이 안 됐던 건 아닌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한테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많이 했다"며 "감독님의 답을 듣고 안심하면서 계속 확신을 받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난 널 믿고 하는 거야'라고 말씀해 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시은은 '다음, 소희' 이전 조현철 감독의 '너와 나'를 먼저 촬영했다. 그는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됐고, 시나리오를 읽고, '좋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용도 너무 매력이 있는 귀여운 말들도 많고 인물들의 감정이 솔직하게 표현되는 게 재밌더라"라며 "또 감독님이 배우시니까 솔깃했다. 배우가 감독하시면 그분의 연출은 어떨지 궁금했고, 배우로서 위안받을 수 있는 것도 있을 것 같아서 궁금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도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신데 말을 하지 않아도 저를 얼마나 생각하시고, 저를 얼마나 파악하셨는지 느껴지더라. 오히려 조현철 감독님의 방법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편했고, 제가 느끼는 감정들이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좋았다. 그때도 많이 배웠다"며 "특히 박혜수 언니와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어서 리딩도 많이 했고, 촬영했을 때는 더 자유롭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image
김시은 / 사진=키이스트
'너와 나'를 통해 호흡을 맞춘 박혜수에 대해서는 "서로 연기하면서 배려하는 부분도, 이해하는 부분도 많았다. 연기로 리딩을 많이 해서 얘기를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을 충분히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실제 그 인물이 돼서 표현하니까 마음의 깊이가 점점 더 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너와 나'부터 '다음, 소희'까지. 경험이 쌓여갈수록 김시은은 스펀지처럼 많은 것을 습득하고 또 배워나갔다. 연기를 마냥 꿈꾸던 때와는 달리, 실제 발을 디딘 세상은 아주 달랐고, 그렇기에 알아갈 것도 많았다. 김시은은 "처음에는 오디션을 보고, 내가 선택돼서 그 작품을 하는 게 마냥 신나고 재밌었다. 아직도 연기를 하는 건 신나고 즐겁고 좋은 일이지만 단순히 그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도 많고, 또 당연하게 그 과정을 직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를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제가 흔들리고 힘들 때 '너와 나'를 만났고, 또 힘들 때 '다음 소희'를 만났다. 두 작품을 만나서 위안이 됐고, 또 위로받았다"며 "배우로서도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작업이고, 그 관계 속에 존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힘들고, 흔들릴 때도 있지만 연기가 즐겁다는 김시은이다. 그는 "그 인물을 상상하고, 만들어갈 때는 저를 괴롭히기도 하고, 고민도 많은데 막상 성공적인 연기를 하고, 누군가에게 칭찬받으면 그 행복감과 만족감이 너무 크다. 제 안에서 하나둘씩 쌓여가는 과정이 좋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 국제영화제은 "제가 데뷔하고 이른 시간 안에 칸도 다녀오고 부산 국제영화제도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지만 오만하고, 자만하지 않으려고 한다. 누군가의 반응에 연연하지 않고 저만의 길을 가고 싶다"며 "아직 해보지 못한 장르와 역할이 너무 많다.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저라는 배우가 더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고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기자 프로필
김나연 | ny0119@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나연입니다. 항상 노력하고, 한 발 더 앞서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