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장인-외인 에이스가 가르쳤다' NC 1차지명, 마침내 터지나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9.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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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태경. /사진=김동윤 기자
"김태경이 5이닝만 잘 던져주길 기대한다."

마침내 잠재력이 터지는 1차 지명을 볼 수 있게 된 걸까. 대체 선발로 나선 '1차 지명' 김태경(21·NC 다이노스)이 경기 전 강인권(50) NC 감독 대행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태경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5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1실점했다.

NC는 김태경의 호투와 정진기의 투런포,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키움에 5-1로 승리하고 고척 키움전 7연패, 안우진(23·키움) 상대 6연패를 탈출했다. 그와 동시에 58승 3무 66패로 같은 날 7연패 한 5위 KIA(62승 1무 67패)를 1.5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6위 NC와 3년 차 김태경과 3위 키움과 리그 에이스 안우진의 맞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여겨졌다. 더욱이 올 시즌 고척돔에서만큼은 NC가 7전 전패로 약한 것이 이유였다. 경기 전 강 감독 대행이 "고척만 오면 우리가 잘 안 풀리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쉴 정도.


그러나 프로 3년 차 김태경이 이겨냈다. 김해삼성초-내동중-마산용마고를 졸업한 김태경은 2020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NC에 입단했다. 스프링캠프서부터 NC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 투수 자원으로 주목받은 그는 올 시즌 대체 선발로 나서 인상적인 모습을 여러 차례 남겼다. 지난 8월 7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고 일주일 뒤 8월 14일 창원 LG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획득했다.

이번에는 휴식이 필요했던 신민혁을 대신한 등판이었다. 맞은 편에서 안우진이 2회초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후 토종 투수 한 시즌 200탈삼진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김태경은 꿋꿋이 자신의 공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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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태경.


흔들린 것은 1회 단 한 차례였다. 2연속 삼진을 잡아낸 김태경은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김태진에게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김수환에게는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송성문을 유격수 뜬 공으로 처리하며 1회를 마무리 지었다.

그 뒤부터는 안정감을 찾았다. 2회 1사에서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주고 6회 1사에서 푸이그에게 2루타를 허용하기까지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구원 등판한 김영규가 김태진을 투수 직선타 및 2루 포스 아웃으로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올려 김태경의 실점도 더는 없었다. 경기 후 강 감독 대행은 "선발 김태경이 훌륭한 투구 내용으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공을 받은 양의지 또한 "오늘 제구가 좋았고 내가 사인 내는 대로 (김)태경이가 잘 따라와 줬다. 야수들도 좋은 수비를 해줘서 쉽게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면서 "태경이가 참 준비를 잘해서 올라온다. 한 번씩 던질 때마다 결과가 좋다. 몸쪽 투구를 자신 있게 하는 친구라 나도 경기 운영하기에 편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커리어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가능했던 효율적인 투구였다. 총 투구 수가 80개밖에 되지 않았고 키움 타자들은 김태경의 공에 좀처럼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현역 시절 '포크볼 장인'으로 불렸던 조정훈(37) 마산용마고 투수코치에게 배운 포크볼과 올해 초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를 따라다니며 배운 투심 패스트볼이 큰 역할을 했다.

하루 전(17일) 만난 김태경은 "올해 첫 승과 연승을 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고 타자로 승부하는 법도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구종 면에선 투심 패스트볼이 가장 많이 발전했고 항상 던지던 커브, 슬라이더도 전체적으로 구속이 빨라져서 좋아진 것 같다. 포크볼을 가장 많이 쓰는데 조정훈 코치님께 배운 것이 이제 어느 정도 완성이 된 것 같다"고 올 시즌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특히 외인 에이스 루친스키는 김태경의 훌륭한 멘토가 됐다. 김태경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루친스키가 투수들에게 강의를 해준 적이 있는데 그 후 관심이 생겨서 계속 물어봤다. 그때 배운 것을 토대로 계속 내 것을 만들어가는 중"이라면서 "루친스키는 내가 본 사람 중 자기 관리는 최고다. (따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농담에) 그러면 지쳐서 시즌을 못 치를 것 같다. 배울 점이 참 많은 투수"라고 웃었다.

가능성을 보여준 올 시즌 남은 목표로 NC의 1차 지명은 시즌 4승을 얘기했었다. 김태경은 "중간에 선발하면서 기회를 받았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열심히 하다 보니 온 것 같다. 남은 시즌 목표도 퀄리티 스타트라든가 개인 기록보다는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딱 2승만 더해 시즌 4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루 뒤 자신의 말을 완벽하게 실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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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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